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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우리 시대의 건국론

[LA중앙일보] 발행 2016/04/19 미주판 28면 기사입력 2016/04/18 20:00

서혜전 교무 / 원불교LA교당

며칠 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막을 내렸다. 국민의 심판과 엄중한 경고가 총선에서 확인되었다. 투표를 앞두고, 대자보를 통해 '언니, 누나들 꼭 투표해서 정치를 바꿔달라'는 한 고등학생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세월호 사건이나 국정교과서 등을 보며 정치가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 어린 학생들도 절절히 느낀 까닭일 것이다.

원불교에서는 종교와 정치를 세상이라는 수레를 운전하는 두 바퀴로 보고 있다. 만약 두 바퀴 중 한 바퀴라도 고장이 난다거나 운전하는 사람의 운전이 서투르다면 수레는 잘 운행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수레를 잘 운전하려면 고장이 생기지 않도록 자주 점검하고, 수레를 운전하는 사람도 지리도 알고, 운전하는 법도 잘 알아야 하듯이 종교와 정치도 시대를 따라 부패하거나 폐단이 생기지 않도록 자주 점검하고, 지도자는 인심의 정도를 맞추어서 법을 쓰고 정사를 하여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정신에 바탕해서 8.15 해방후 원불교 2대 종법사인 정산종사께서는 건국론을 발표하셨다. 건국론의 요지는 정신으로써 근본을 삼고, 정치와 교육으로써 줄기를 삼고, 국방건설 경제로써 가지와 잎을 삼고, 진화의 도로써 그 결과를 얻어서 영원한 세상에 뿌리 깊은 국력을 잘 배양하자는 것이다.

그 중 건국 정신의 첫째가 마음의 단결이다. 무엇이나 합하면 강하고, 나누면 약해진다. 국민 한 사람의 표가 작은 것 같지만, 합하고 보니, 국민의 힘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었다. 이처럼 나라를 바로 세우는데 마음의 단결이 토대가 된다. 이 단결은 우리 마음이 명랑함, 즉 밝은 에너지와 화합하는 기운으로 형성되는데, 이 명랑함은 각자의 가슴속에 있는 장벽을 없앰으로써 얻게 된다.

마음의 장벽이란 자기의 주의주장에 편착하고, 중도의 의견을 받지 않아 서로 조화하는 정신이 없는 것, 각자의 명예와 아상에 사로잡혀서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을 갖지 못하는 것, 또는 불 같은 정권 야욕에 끌려서 대의 정론을 무시하고, 시기와 투쟁을 일으키며 간교한 수단으로 대중의 마음을 어지럽히는 것, 일의 본말을 알지 못하고 지방성과 파벌 관념에 집착하여 대동의 정신을 가지지 못하는 것, 또한 남의 작은 허물을 적발하고 사사로운 혐의와 묵은 원한 등으로 널리 포용하는 아량이 없는 것, 그 밖에도 사심과 이욕이 앞서고 단결의 책임을 남에게 미루는 등 각자의 마음에는 반성이 없는 것 등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이 모든 장벽만 타파한다면 단결은 자연히 되겠지만, 만일 마음속에 장벽이 남아 있게 되면 아무리 입으로는 단결을 부르짖어도 별 효과를 얻기가 어려울 것이다.

건국론이 나온 지 70년이 지났지만 헬 조선으로 빗대어지는 대한민국을 바로 세울 건국정신의 근본정신은 유효하게 느껴진다. 이제 국민의 선택으로 국민의 대표가 되어 일하시는 분들이 마음의 장벽을 넘어서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고 나라를 위한다는 마음으로 선거기간 내내 부르짖었던 그 약속들이 지켜지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더욱 살기좋은 나라, 명랑한 사회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roof21c7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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