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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족의 천국…'흥정' 재미는 덤

글·사진=백종춘 객원기자
글·사진=백종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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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16/04/21 미주판 28면 입력 2016/04/20 19:57

눈요기에 명품 찿는 재미
2500개 부스 길이 7마일
하루 방문객만 2만 여명

마음에 두고 있는 쇼핑리스트가 있다면 일찍 가는 것이 좋고, 그저 눈요기 나들이라면 폐장 시간에 맞춰 가면 ‘골든 딜’을 성사시킬 수도 있다. 가족 하루 나들이로도 손색이 없다.

마음에 두고 있는 쇼핑리스트가 있다면 일찍 가는 것이 좋고, 그저 눈요기 나들이라면 폐장 시간에 맞춰 가면 ‘골든 딜’을 성사시킬 수도 있다. 가족 하루 나들이로도 손색이 없다.

수집가들의 손길을 기다리는 앤티크 카메라들.

수집가들의 손길을 기다리는 앤티크 카메라들.

의류ㆍ보석류 등은 여성의 눈썰미가 필요한 곳.

의류ㆍ보석류 등은 여성의 눈썰미가 필요한 곳.

로즈보울 벼룩시장

상처와 누대에 걸쳐 쌓인 먼지가 자연스럽다. 이 빠진 쟁반도, 낡은 비닐 레코드도 어엿한 '상품 대접'을 받는 곳, 벼룩시장이다. 가주에는 상설 스왑밋과 벼룩시장이 130여 개나 성업, 손님을 맞고 있다. 그 중 '벼룩시장의 왕'으로 불리는 곳이 패서디나의 로즈보울 벼룩시장이다. 지갑이 얇은 서민들의 장터로, 주말 나들이객들의 눈요기감으로 인식되던 벼룩시장이 불경기의 여파로 찾는 이들이 점차 늘고 있다.

매년 1월 1일 로즈퍼레이드와 대학 풋볼 게임이 열리는 패서디나 로즈보울 경기장 앞 드넓은 주차장이 매달 둘째 일요일이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어김없이 벼룩시장으로 변신한다. 7마일 길이에 들어선 부스만 2500여 개 하루 방문객이 최대 2만여 명에 이른다니 더 이상 말이 필요없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벼룩시장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개장한 지는 올해로 45년째.

신발ㆍ옷ㆍ가구ㆍ보석류ㆍ선글래스ㆍ공예품ㆍ고미술ㆍ자전거까지 없는 게 없는 것이 한자리에 모여 있다. 유명 오락채널 출연자는 이곳이 '16세 생일보다', '크리스마스보다'좋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더 많은 먹이를 잡는다'고 일찍 가는 사람이 더 좋은 물건을 차지하는 공식은 여기서도 통한다. 다만 입장료를 조금 더 내는 게 다를 뿐이지만.

새벽 5시부터 7시까지는 1인당 20달러, 7시부터 8시까지는 15달러, 8시부터 9시까지는 11달러, 9시부터는 9달러로 내려간다. 12세 이하는 무료다. 특별히 작정한 물건이 없다면 느긋하게 눈요기를 하며 하루를 즐겨도 좋겠다. 버려도 시원찮을 물건들이 새주인을 만나 새로운 사연을 만들어 가는 풍경은 세상사의 단편에 다름 아니다. 그 모습이 정겹다.

언뜻 무질서해 보이지만 섹션 별로 들어선 품목들이 다르다. 제일 큰 구획을 차지하고 있는 앤티크 섹션은 월스트리트 저널이 언젠가 북미주 톱5에 꼽았다고 한다.

전체적으로는 크게 각종 수공예품이 몰려 있는 아트&크래프트 섹션이 경기장 뒤쪽에 자리하고 가구와 장식품, 의류와 주얼리 골동품 등이 앞쪽을 차지하고 있다.

장식용으로 좋을 아프리카 민속공예품도 눈에 띄고 지금은 첨단 음향기기에 밀려 기억 저편에 자리한 레코드(LP)도 버젓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 밥 딜런 레코드가 7달러, 도대체 존재 자체를 알기나 할까 싶은 젊은이들이 '명품'을 고르느라 난리다.

기자는 LA다저스 류현진 선수의 보블헤드 인형을 5달러에, 청동으로된 묵직한 손바닥 크기의 불상을 샀다. 상인은 불상의 가격을 무게로 가늠했다. 손바닥에 올려 몇 번 오르내리더니 30달러랬다. 두마디 끝에 가격은 20달러로. 의상에 금박이 입혀져 있고, 손에는 캐스터네츠를 들고 있어 흥미가 일었고, 만듦새 또한 정교했다.

집에 와서 30여 분간의 웹서핑으로 그는 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전통설화인 태국판 오딧세이'프라 아파이 마니(Phra Aphai Mani)'의 주인공인 '수차콘'으로 밝혀졌다. 2012년 한국 여수 세계박람회 태국관의 공식 마스코트였다고 한다. 이베이에서는 150달러 안팎에 거래되고 있으니, 대만족. 벼룩시장이 주는 묘미다.

낡은 밴에 기대 앉은 흑인 노부부는 소울 블루스 음악이라고 쓴 종이 팻말을 앞세우고 낡은 카세트 테이프랑 비디오 테이프를 잔뜩 내놨다. 팔리거나 말거나 아랑곳 않는 노부부의 여유가 평화롭다. 가끔씩 한인 상인들도 눈에 띈다.

출출하면 푸드코트에서 '충전'도 하고 로즈보울에 들어가 유서 깊은 경기장도 둘러 볼 수 있다. 전체를 둘러보기에는 하루해가 짧다.

그런데 왜 하필 '벼룩'일까. 벼룩이 들끓을 만큼 낡은 물건들이 팔리는 곳이라서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들이 벼룩 끓듯이 많이 몰려서. 둘 다 맞다. 오리지널은 1885년 개장해서 올해까지 125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세계 최고로 꼽히고 있는 프랑스 파리 남부 교외의 생투앙 벼룩시장이다. 싼값에 사들인 골동품이 의외의 진귀한 명품으로 판명되기도 하고 닦아서 광을 내니 집안의 터줏대감으로 자리하기도 하는 것이 벼룩시장의 매력 아니겠는가.이들 장터에는 할리우드 스타들도 찾는다고 하니 눈 부릅뜨고 훑어볼 일이다. 마돈나, 우피 골드버그, 클린트 이스트우드 등이 벼룩시장의 단골들이란다. 주차는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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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쇼핑 꿀팁!

-날씨에 맞는 복장은 필수.

편안한 운동화, 선블록 로션, 모자, 양산.

-물병도 지참.

매장에선 비싸다. 바닥이 아스팔트라 생각보다 빨리 탈수가 진행된다.

-목적에 따른 전략 세워라.

특정한 물건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8시쯤에 입장하고, 입구에서 나눠주는 안내도를 참조해서 쇼핑에 돌입한다. 그렇지 않다면 입장료가 싸지는 9시 이후부터 언제라도.

-카트를 가져가라.

작은 쇼핑 카트를 가져가지 않으면 현장에서 살 수 있는 값으로 빌릴 수밖에 없다. 배낭을 메도 좋지만 시간이 갈수록 어깨에 부담이 간다.

-폐장때 '골든 딜' 될 수도.

오후 4시 30분이 폐장이지만 상인들은 3시부터 짐을 싸기 시작한다. 입장료도 3시까지만 받는다. 이 시간이 골든 딜이 성사되기도 한다. 상인들은 가급적이면 싸게라도 팔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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