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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봤습니다] "전당포는 불경기일수록 찾는 사람 많아요"

보석·시계·명품 주로 맡기고
월 6~8% 고리로 돈 빌려
30대 전후반 고객 증가
상환기간 넘긴 물건 판매도

"불경기요. 사실 이런 말 하면 욕 먹을 수도 있지만 전당포는 경기가 안 좋을 수록 더 잘 됩니다."

전당포(Pawn Shop)는 한국에서는 과거 서민들이 급전을 융통하는 대표적 업소였다. 융자 절차가 까다로운 은행과 달리 묻지도 따지지도 않기 때문이다. 급전이 필요할 때 담보 될만한 것이 있으면 간단하게 대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각종 대출기관들이 생겨나면서 세월의 흐름을 이기지 못하고 하나둘씩 사라져갔다. 물론 아직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과거처럼 활발하게 영업하고 있지는 못하다.

이러한 전당포가 LA한인타운에서도 아직 영업을 하고 있다. 본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현재 LA한인타운내에서 운영중인 한인 전당포는 3곳이다. 일부는 간판조차 걸려있지 않아 찾는 데 애를 먹었다. 올림픽가에 위치한 한 전당포는 LA카운티에 정식 등록된 전당포다.



올림픽전당포 이종준 대표는 "한인에게 전당포 하면 떠오르는 것이 구석진 곳의 건물 한켠에 철조망이 쳐진 삭막한 공간이었다면 지금은 달라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내부는 깔끔한 사무실 모습을 닮았다. 올림픽전당포 외 다른 전당포들도 대부분 큰 도로변에 있다. 안전을 위해서다. LAPD와도 바로 연결돼 만일에 사태에 경찰 출동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고객들이 전당포를 찾는 이유는 무엇보다 간편하게 대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명품가방 시계 주얼리 등의 담보와 정식 신분증만 있으면 된다. 신용도는 중요하지 않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담보물 시세의 30~70% 정도를 빌려준다. 이자는 물론 높다. 월 6~8%선이다. 이 대표는 "그래도 주류 전당포(15%선)보다는 훨씬 낮은 이자율"이라고 했다. 담보 상태와 증명서 여부에 따라 이자율도 달라진다. 그는 "한도액에 따라 주정부에서 이자율을 적용하는 표가 따로 있다"고 설명했다. 상환기간은 일반적으로 4개월 정도다.

한인 전당포에서 취급되는 가장 인기있는 담보품은 무엇일까.

과거와 별 차이 없이 여전히 시계와 보석류다. 롤렉스와 까르띠에 피아제 등의 명품 시계 보증서가 있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가장 많다. 가끔씩 박스에 그대로 포장돼 가격표까지 붙은 샤넬 가방도 들어온다. 대부분 결혼 예물이라고 한다.

올림픽에 위치한 또다른 업소 관계자는 "명품 시계와 다이아몬드는 보관이 편하고 감정이 용이해 전당포와 고객이 모두 선호하는 물품"이라고 전했다.

최근 들어 전당포를 찾는 주 고객도 변했다. 이전에는 40~50대 한인이 많았지만 요즘엔 30대 전후반이 문을 많이 두드린다. 수 년 전에는 유학생도 많았지만 F1비자의 규제가 까다로워지면서 많이 줄었다는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름 공개를 거부한 한 전당포의 매니저는 "전당포에도 숨은 법칙이 있다. 총선이 있는 해 환율 낙차폭이 큰 시기 파리테러 등 국제테러가 발생할 때는 고객이 뚝 떨어진다"며 "호황을 누릴 때는 월 500여 건 이상의 문의가 올 정도"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요즘엔 담보를 맡기러 온 고객보다 상환 기간을 넘겨 처분된 고가의 시계 보석을 구입하러 오는 한인들도 많다"고 전했다.


이성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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