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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창] 노년 고독을 자초하는 사람들

[LA중앙일보] 발행 2016/05/06 미주판 10면 기사입력 2016/05/05 22:38

이종호/OC본부장

날마다 카톡으로 좋은 글들이 들어온다. 부지런한 어르신 친구들로부터다. 최근 '절대 친구로 삼지 말아야 할 5무 인간'이란 글이 있어 간단히 소개한다. 5무 인간이란 무정, 무례, 무식, 무도, 무능한 사람을 말한다.

첫째, 무정한 사람은 인간미가 없는 사람이다. 매력이 없다. 둘째, 무례한 사람은 예의를 모르는 사람이다. 상종할 가치가 없다. 셋째, 무식한 사람은 공부하지 않는 사람이다. 배울 게 없다. 넷째, 무도한 사람은 자기 본분을 모르는 사람이다. 아버지의 길, 아내의 길, 직장인의 길 등 마땅히 가야 할 바른 길을 무시하고 제멋대로 산다. 다섯째, 무능한 사람은 게으르고 무사안일에 빠진 사람이다. 매사에 도움이라고는 안 된다.

나는 어떤 사람일까, 글을 읽으며 반성해 봤다. 세상엔 그래도 이와는 거리가 먼 좋은 사람이 훨씬 더 많다. 그럼에도 간혹 특이한 개성과 모난 성격으로 좋은 소리 듣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대개 다음과 같은 부류의 사람들이 그렇다.

A씨. 입만 열만 자기 자랑이다. 잘 나가던 시절 이야기, 자식 자랑 등으로 날이 샌다. 남의 말 들을 겨를이 없다. 세상이 자기중심으로만 돌아가는 줄 아는 전형적인 과대망상형이다.

B씨. 불평불만을 달고 산다. 매사에 부정적이고 비판적이다. 말은 번지르르하지만 행동은 딴 판이다. 스스로에겐 더없이 관대하면서도 남에겐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이중인격자다.

C씨. 겸손과는 거리가 멀다. 혼자만 잘 난 줄 알아 시시콜콜 가르치려 든다. 나이가 벼슬인 양, 직위가 능력인 양 착각한다. 완장 찼다고 사람 달라졌다는 소리 듣는 기회주의자다.

D씨. 지나치게 공짜 밝히고 자기 잇속 챙기는 데는 도사다. 남의 돈은 억만금도 아깝지 않고 자기 돈은 한 푼에 벌벌 떤다. 열 번을 얻어먹어도 밥 한 번 살 줄 모를 정도로 인색한 자린고비다.

고립과 왕따를 자초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다.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얼핏 봐서는 별로 부족한 것이 없다. 언변 좋고 실력도 갖췄다. 돈도 있다. 그럼에도 주변에 사람이 없다. 처음엔 환호하던 사람도 얼마 지나지 않아 슬그머니 곁을 둔다. 겪어본 사람들은 그 이유를 알지만 정작 본인은 모른다. 인물보다 인품, 번지르르한 말보다는 진정성 있는 행동이 인간관계에선 훨씬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100세 시대라고들 한다. 하지만 장수가 축복만은 아니라는 것을 이젠 누구나 안다. 질병, 빈곤 등 노년 행복을 위협하는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고독도 그 중의 하나다. 2014년 시카고대학 심리학과 연구팀은 노년 고독이 조기 사망 위험을 14%나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고독은 수면장애, 고혈압을 유발할 뿐 아니라 우울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런 일련의 현상들이 신체 면역체계에 악영향을 끼쳐 결국 사망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노년 고독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지금까지의 삶의 태도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위 4가지 유형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어서 빨리 바꿔나가야 한다. 카톡이나 블로그, 신문에서 매일 쏟아지는 노년 행복을 위한 좋은 글을 읽기만 할 게 아니라 한 두 가지라도 직접 따라 해 보는 것도 답이다.

논어 계씨편에는 사람의 4가지 등급이 나온다. 최상은 나면서부터 아는 생이지지자(生而知之者)다. 그 다음은 배워서 아는 학이지지자(學而知之者), 또 그 다음은 어려움을 겪은 뒤에 아는 사람(困而學之)이다. 가장 낮은 등급은 어려움을 겪고도 배우지 못하는 사람(困而不學)이다. 우린 누구나 생이지지자는 못 된다. 그렇다면 배워서라도 알아야 하고 그것도 아니면 경험을 통해서라도 깨달아야 하지 않을까. 노년 고독이 그렇게 무섭다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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