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원용석 기자의 PoliTalk] 대통령과 미디어

스타로 띄우기도…나락으로 떨어뜨리기도

미디어가 대통령을 만든다.

도널드 트럼프가 공화당 경선에서 압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것도 미디어의 영향이 컸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미디어를 통해 얻은 홍보 효과가 20억 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물론 절대 다수의 보도 내용은 부정적이었으나 트럼프가 미디어의 도움을 받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미디어는 말 한 마디나 행동 하나로 정치인을 스타로 만들기도 하고 추락시키기도 한다. 미디어의 카메라 렌즈로 역대 대선을 돌아본다.

정치 새내기 오바마, 베테랑 힐러리 격파

정치 새내기로, 연방상원에서 이렇다 할 법안 하나도 상정하지 못했던 일리노이 초선 상원의원 버락 오바마가 급작스럽게 정치 스타로 급부상한 데는 미디어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다. 8년 전인 2008년 선거 때 언론은 전폭적으로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버락 오바마를 지지했다. 경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은 "미디어가 불공평하다"고 비판했지만 언론의 선택은 오바마였다.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존 매케인도 언론으로부터 푸대접당하고 있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당시 선거 캠페인 때 오바마와 미군 사령관이 바그다드 상공에서 찍은 사진은 주요 신문의 1면을 장식했다. 반면 매케인의 유세 기사는 정치면의 모퉁이에 배치됐다. 매케인과 공화당으로선 울화통이 터질만했다. 일부 공화당 의원은 뉴욕타임스에 공정하게 보도해 달라며 항의편지도 보냈다.

200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백악관 출입기자 만찬회 얘기도 자주 회자된다. 당시 오바마는 기자들을 향해 "당신들은 다 내게 표를 던지지 않았느냐"라고 농담 반 진담 반 발언을 했다. 언론이 진보성향이라는 걸 에누리 없이 보여준 단적인 사례다. 실제로 당시 조사에서 워싱턴 DC 특파원의 93%가 오바마에게 투표한 것으로 드러났다.

TV시대였다면 루스벨트는 대통령이 안 됐다?

소아마비를 앓았던 미국의 제32대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휠체어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은 당시 대다수 미국인들이 몰랐던 사실이다. TV 시대였다면 그가 대통령이 될 수 없었다는 게 중론이다. 가난한 집안에 태어나 불우한 환경에서 무서운 병에 걸려 다리까지 마비되는 불행을 극복하고 미국의 대통령까지 오른 그는 현재 가장 존경받는 역대 대통령 중 한 명이다.

TV로 '뜬' 닉슨, TV로 '무릎'

1950년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과 리처드 닉슨 부통령의 당선 과정에서 닉슨은 미디어를 적극 활용했다. 아이젠하워는 1952년 대선에서 무명이나 다름없는 39세의 닉슨을 러닝메이트로 선택했다. 하지만 뉴욕포스트가 닉슨의 비밀자금 스캔들을 폭로하자 아이젠하워는 닉슨 카드를 버리려 했다. 닉슨은 사퇴 대신 TV 연설로 "공화당에 편지를 보내 제가 물러나는 것이 옳은지 밝혀 달라"며 칼자루를 여론에 넘겼다. 국민은 닉슨의 연설에 감동했고, 공화당에 압력을 가했다. 닉슨은 부통령 후보가 됐다.

이처럼 미디어를 잘 활용하던 닉슨도 미디어 때문에 고꾸라졌다. 1960년 대선에서 그보다 더 미디어 정치에 탁월한 감각을 가졌던 민주당 대선후보 존 F. 케네디 후보에게 무릎을 꿇었다. JKF는 닉슨 부통령과 사상 최초로 일대일 TV토론을 벌였다. 젊고 박력있는 케네디가 인상을 잘쓰고 심각한 닉슨에 비해 호감을 샀다. 내용 면에서는 닉슨이 더 잘했다는 평이었으나 외모 싸움에서 케네디가 이겼고, 선거도 케네디의 압승으로 끝났다.

트럼프는 '신 미디어'의 귀재

트럼프는 지난 4월 트위터와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 사용은 언론사를 소유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극찬했다.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폭스뉴스 주최로 열린 타운홀 미팅 도중, 대통령에 당선되면 트위터를 끊을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이건 새로운 방식이다. 나만의 신문사를 소유하는 것과 같다"며 "짧은 시간 안에 수십 만 명을 모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6일 현재 팔로어 8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번 대선 경선 주자들 가운데 팔로워 수가 압도적 1위다. 트럼프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서도 1600만~1700만 명의 팔로어를 거느리고 있다며 "이건 뉴욕타임스를 소유하는 것과 마찬가진데 내가 왜 그만두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트럼프는 소셜미디어상에서의 인기가 자신이 공화당 경선 선두 후보로 거듭날 수 있던 비결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원이나 후보들은 일단 '언론'이라는 큰 원군이 있다"면서 "반면 공화당 후보들은 목숨을 걸고 생존을 위해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