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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갈수록 교묘해지는 공익소송 대처법

[LA중앙일보] 발행 2016/05/11 미주판 9면 기사입력 2016/05/10 22:34

진성철/경제부 차장

한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한국 기업인 30여 명이 미국 연수를 왔다. 그들 중 상당수는 미국 진출을 고려하고 있으며 일부는 이미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미국 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한국 기업인들에게 미국에서 사업하는 데 가장 큰 우려가 무엇인지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은 소송이었다.

그렇다. 미국은 소송 천국이라는 불릴 정도로 소송이 많다, 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한 해에만 제기된 소송 건수가 무려 2980만 건이나 됐다. 소송을 맡은 변호사도 130만 명이나 될 정도다.

소송 제도는 선량한 시민들이 자신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법 장치로 반드시 필요한 제도다. 하지만 법의 허점을 악용해 돈을 뜯어낼 목적으로 제기하는 마구잡이 소송은 경계해야 한다.

대표적인 악의적인 소송이 바로 장애인 공익소송이다.

연방법인 장애인보호법(ADA)을 근거로 장애인 편의시설을 갖추지 않은 업소들을 표적으로 한 소송이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다. 특히 언어장벽을 가진 이민자가 운영하는 영세업소들이 주요 대상이라는 점에서 업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장애인의 편의와 접근성 확보라는 점에서 이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법이지만 엉뚱하게 일부 몰지각한 변호사들에 의해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 제소당한 업주들이 쉽게 합의해 주는 바람에 장애인 공익소송을 전문적으로 하는 변호사들도 등장했고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그들과 함께 일하는 장애인들은 합의금을 쉽게 나눠 가질 수 있다는 점에 적극 협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이미 소송을 당한 업주는 '이젠 괜찮겠지' 하는 마음으로 고치지 않았다가 다른 공익소송 전문 변호사에게 또 다시 같은 건으로 제소당하고 있다.

공익소송 문제가 이처럼 심각해지자 이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보조적인 장치도 마련되고 있다. 또 소장을 받은 업주들이 과거와 달리 쉽게 합의해 주는 대신 소송당한 업주들끼리 뭉쳐서 단체로 맞대응하거나 장애인 편의시설을 개보수하고 벌금을 납부하는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다. 즉 언어 소통이 어렵고 귀찮아 합의금으로 무마하려는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자세에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대처로 선회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이들 전문 변호사들도 더욱 교활한 방법으로 바꾸고 있다. 일단 쉽게 합의금을 타낼 수 있는 업소 리스트를 만들어 교환하고 이들 업소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캘리포니아주 법원보다 소송 기간도 짧고 더 많은 합의금을 받아낼 수 있는 연방법원에 소장을 접수하고 있다.

영세 업주라도 또 영어구사가 어렵다 하더라도 소송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자세는 악의적인 공익소송의 악순환을 끊는 매우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은 이런 일이 아예 처음부터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다.

변호사들은 사후 대처도 중요하지만 사전예방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들은 비즈니스 창업 초기부터 장애인 시설 관련 검사관(CAS·Certified Access Specialist)을 고용해서 ADA에 맞도록 각종 시설을 정비하고 증명서(certification)를 받아 업소에 걸어두는 게 가장 좋은 예방법이라고 조언한다.

올해는 한인 이민 역사가 113년이 되는 해다. 억울해만 하지 말고 이젠 법을 미리 알아 조치를 취해 문제 소지를 사전에 차단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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