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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칼럼]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보험과 커피?

크리스 박 / 솔로몬 에이전시 부사장

하는 일이 보험이다 보니 문득 보험만큼 우리가 살아가는 현 세대의 사상, 특히 민주주의.자본주의에 밀접한 업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인류 역사의 흐름과 함께 보험은 항상 우리 곁에 있었는데 한 예를 들면 한국에서는 '품앗이'나 '십시일반' 같은 콘셉트가 보험과 유사하다. 신뢰와 인정을 바탕으로 한 한민족 고유의 관습인 '품앗이'는 파종.밭갈이.논갈이.모내기 등 절대적으로 노동력이 부족할 때 이웃간에 노동력을 모아 서로 도와주는 것으로 여러 사람이 조금씩 힘을 합해 한 사람을 돕는 것은 매우 민주적이고 우리에게 전혀 낮설지 않은 미풍양속이다. 이는 다수의 보험료를 모아 소수의 위험을 변제해주는 보험의 기본적인 개념과 매우 유사하다.

성경에도 보험 이야기가 나온다. 요셉이 이집트 왕의 꿈을 해석해 풍년이 있을 때 식량을 비축해 앞으로 올 흉년을 대비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보험의 중요한 요소인 '위험 관리'(Risk Management)에 비교할 수 있을 것이고 '위험 관리'는 이익을 추구하는 자본주의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요소 중 하나일 것이다.

근.현대 세계사를 이야기 하기 위해서는 유럽의 제국주의와 산업혁명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영국 해군이 스페인의 무적 함대에 이겨 해상권을 장악하는 사건은 영국으로 하여금 한때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는 이름과 함께 세계를 식민지화하며 무역을 통해 부를 축척하는 계기가 됐다.



유럽의 여러 나라들과 식민지 경쟁을 하던 당시 해상을 통한 무역은 매우 중요하였고 해상 무역은 악천후, 해적 등 여러가지 위험이 따랐는데 영국 상선들이 타 유럽 국가들에 비해 더 활발히 활동할 수 있었던 이유를 들라면 막강한 영국 해군의 군사력도 있었겠지만 해상보험의 힘도 컸다.

제국주의와 함께 무역이 활발해지면서 유럽에 당시에는 없었던 진귀한 물품들이 공급되기 시작했는데 그 중 상류사회에서 즐기던 것 중 커피.차 등이 있었다. 당시에도 요즘의 스타벅스처럼 유명한 커피 하우스가 있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실제로 그런 곳이 있었고 그 곳에서 지금의 근.현대적 보험업의 기반이 조성됐다니 재미있는 일이다.

커피는13세기 이슬람 세계에서부터 애용되기 시작했다고하며 그후 온 유럽에 퍼져 영국에까지 이르게 됐다고 한다. 16세기 후반 영국에 커피 하우스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커피 하우스는 곧 술집을 대신해 정치, 사회적인 모임 장소로 각광 받았다.

1680년경 에드워드 로이드(Edward Lloyd)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요식업자면서 출판업자로 런던 타워 스트리트에 커피 하우스를 열었다. 이 커피 하우스는 런던의 상인, 은행가, 선주들에게 비공식적인 회합을 가지는 장소로 애용됐는데 이때 사업 이야기의 중심은 해상을 통한 무역이었다.

해상을 통한 무역의 가장 큰 문제는 배가 한 번 나가려면 막대한 자금이 투자되는데 원래 계획했던 물품들을 싣고 돌아와야 할 배가 돌아오지 못하는 것이었는데 이럴 경우 큰 손실이 났다.

이때 런던의 부호들이 로이드의 커피 하우스에서 선주들에게 일정액의 돈, 즉 보험료를 받는 대신 선물의 위험을 책임지는 계약서 아래에 서명을 하게 했는데 이 때문에 '언더라이터' (Underwriter)라는 단어가 처음 유래되었다.

1769년에 이르러서는 이 곳에서 보험업자들로 이루어진 보험 시장이 생기게 됐고 '로이드 오브 런던'이란 이름으로 해상보험 시장이 만들어져 근대적 보험의 모태가 됐다. 이는 영국 상인들로 하여금 더 과감히 사업을 벌여 나갈 수 있는 근간을 만들어 줬다.

이후 많은 보험사들이 생겨나기도 하고 망하기도 하면서 인류 사회의 발전과 함께 보험도 계속해서 진화해 자본주의사회의 중요한 한 축으로 자리 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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