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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포커스] 혼혈·입양인은 다른 이름의 한인

가끔 두 아들을 통해 '신문물'을 배우고 젊은층의 생각을 엿보기도 한다. 지난 번 모처럼의 마더스데이 가족 외식에서도 소득이 있었다. 한인 혼혈 가수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목적지로 향하는 차안에서 옆자리의 둘째는 평소처럼 휴대폰을 차 오디오에 연결했고, 몇 곡이 끝나자 리듬앤블루스(R&B) 스타일의 노래가 이어졌다.

노래가 시작되자 이번에는 뒷좌석에 앉았던 첫째가 "앤더슨 팩이네"라며 아는 척을 했다. "유명한 가수냐?"고 물었더니 요즘 인기를 끌고 있단다. 그러더니 "코리안이야"라며 한 가지를 더 알려줬다.

집에 돌아와 인터넷을 뒤졌다. 앤더슨 팩(Anderson Paak), 올해 서른살, 남가주 벤투라카운티 옥스나드 출신으로 '쿼터 코리안'. 어머니가 한인 혼혈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내친 김에 그의 인터뷰 영상까지 찾아봤다. 한 라디오 음악방송에 출연한 그는 '한국말 할 줄 아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조금밖에 못한다며 '사랑해요', '이리 와' 등 몇 마디를 했다. 그의 이런 모습이 더 친근감을 줬다. 마치 '한인'을 본인 정체성의 한부분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지키려는 노력처럼 보였다면 확대 해석을 한 것일까?

2000년대 초반 한인들은 NFL(프로풋볼리그)에서 활약하던 하인즈 워드를 열렬히 응원했다. 풋볼 규칙은 몰라도 그의 경기 모습에 열광하는 한인들이 많았다. 그의 어머니가 한인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미국 최대 스포츠 이벤트라는 '수퍼보울'에서 MVP까지 차지했다. 그리고 꼭 10년 전인 2006년엔 한국도 방문했다.



그는 한국에서도 열렬한 환영을 받았고 대통령도 만났다. 그 덕분에 혼혈인에 대한 시각이 달라졌고 관심도 높아졌다. 하지만 아쉽게도 일시적 현상으로 끝나고 말았다. 긍정적인 변화의 물결을 지속적으로 이끌어 갈 주체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정부는 물론 한인사회도 혼혈이나 입양인들을 끌어안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을 하지 않았다. 결국 그때 뿐이었던 셈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한인사회에서 혼혈인의 비중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타인종과 결혼하는 1.5, 2세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인구센서스 분석 자료에서도 잘 나타난다.

재외한인사회연구소라는 곳이 2013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0년 15만1500명 수준이던 한인 혼혈인 숫자는 2010년 28만3000여명으로 늘었다. 전체 한인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12.3%에서 16.6%로 높아졌다. 아마 지금 동일한 조사를 한다면 그 비율은 훨씬 높을 것이 뻔하다. 지금이라도 이들을 한인사회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려는 노력을 시작해야 하는 이유다.

요즘도 많은 한인 혼혈이나 입양인들이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다. 한창 시즌이 진행 중인 프로야구만 하더라도 생후 5개월만에 입양된 로버트 레프스나이더, 외할머니가 한국인인 타이슨 로스·조 로스 형제, 할머니가 한국인인 다윈 바니, 어머니가 한국인인 제이크 더닝, 아버지가 한국인인 미치 브라운 등이 있다. 또 탬파베이 레이스 소속의 최현(미국명 행크 콩거)은 아버지가 한인 입양인이다. 이들 중에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한국 대표팀으로 뛰고 싶다는 선수도 있다. 한국 출신 선수들의 경기에 열광하듯, '한국계' 선수들에게도 관심과 응원을 보내야 한다.

그리고 앤더슨 팩 뿐만 아니라 에이머리(가수), 제나 어시코비츠(배우)와 린제이 프라이스(배우), 문 블러드굿(배우), 그리고 제라 마리아노(모델)에게도 성원을 보내자.


김동필 디지털부장 kim.dongpi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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