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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우리 안의 난민, LA 홈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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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16/05/17 미주판 8면 기사입력 2016/05/16 19:15

안유회 / 논설위원

몇 달 전 타운 외곽에 있는 취재원의 사무실을 방문한 적이 있다. 건물을 들어설 때 눈가로 벽에 기댄 텐트와 밖에 앉아있는 홈리스가 스쳐갔다. 만나기로 한 취재원은 사무실 노크 소리를 듣지 못했다. 몇 분을 기다린 뒤에 만난 취재원은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고 있었노라며 들어올 때 홈리스를 못 보았느냐고 물었다. "홈리스가 틀어놓은 음악 소리가 들어와 나도 사무실에서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어요."

LA의 홈리스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는 길을 조그만 걸으면 알 수 있다. 인도가 분명한데 홈리스의 텐트 때문에 차도로 비껴 걸어야 되는 구간이 적지 않다.

지난해 9월 LA는 홈리스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20억 달러에 가까운 예산도 책정했다.

흔히 LA는 미국 홈리스의 수도라고 불린다. 홈리스의 수도 LA가 겪고 있는 홈리스 비상사태는 수치를 비교하면 그리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2014년 기준으로 전국의 홈리스는 57만8424명, 가주의 홈리스는 11만3952명이다. LA카운티의 홈리스는 2015년 기준 4만4359명이다. 어림잡아 전국의 홈리스 5명 가운데 1명은 가주에 있고 13명 가운데 1명은 LA에 있다.

더구나 LA카운티의 홈리스는 올해 4만6874명으로 늘었다. 이 중 LA시의 홈리스는 2만8464명으로 다운타운에만 1만1860명이 몰려있다. 올해 수치는 전수조사여서 정확하다. 전수조사를 한 이유야 당연히 심각하기 때문이다.

홈리스 문제는 이제 LA 외곽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샌퍼낸도 밸리 지역은 지난해와 비교해 홈리스가 35.2%나 증가했다. LA강과 샌게이브리얼강, 터헝가 지역에도 홈리스 텐트촌이 자리를 잡았다. 샌타모니카 등 LA 인근 해변가에는 샌도미니엄(sandominium)으로 불리는 떠돌이 홈리스촌이 해가 지면 생겼다가 아침이면 사라진다.

LA카운티가 안고 있는 홈리스 4만6874명의 심각성은 시리아 난민과 비교할 수도 있다. 독일이 지난해 상반기에 받아들인 시리아 출신 난민이 4만4417명이다. 그 이후 독일에서 벌어진 사회적 고민과 정치적 논란은 LA의 고민을 가늠할 수 있는 사례다.

홈리스는 일반적으로 도시의 질병으로 불린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 안의 난민이기도 하다. 난민은 먼 유럽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고민이다.

난민처럼 홈리스 문제 해결의 성패는 한 가지에 달려있다. 어떻게 하면 시스템 안으로 이들을 끌어들이느냐다. 그렇지 않으면 치안과 위생, 나아가 사회불안 문제를 제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경을 넘은 난민은 일단 한곳에 집결시킬 수 있지만 내부의 난민은 그렇게 할 수 없다. 그래서 LA카운티와 시는 셸터를 더 세우고 이들을 수용하려 막대한 예산을 들이고 있다. 문제는 이미 시민들의 일상에 위협이 되기 시작한 홈리스 문제를 지금의 예산과 방법으로 제어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다.

전문가들이 거의 유일한 홈리스 문제 해법으로 꼽는 것이 거주지 마련이다. 여기에는 현재의 홈리스를 위한 셸터와 미래의 홈리스 가능성이 있는 저소득층 주거 대책도 포함된다. 홈리스 증가의 가장 큰 원인 2가지가 실업과 렌트비·집값 상승이기 때문이다. LA에는 '블루 스카이' 요인이 추가된다. LA는 날씨가 좋아 다른 도시보다 노숙에 유리하고 최근에는 가뭄으로 비가 줄면서 떠돌이 홈리스가 더 많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도시는 LA로 가는 원웨이 티켓을 노숙자들에게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LA 홈리스 사태는 LA가 야기한 문제만은 아닌 측면이 분명히 있다. 짧은 기간에 해결될 것으로 예상하는 이들도 거의 없다. 최소한 상황이 더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주 정부와 연방 정부 지원을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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