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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못해 유급했던 소녀, 미국 대표해 국제 무대로

[사람 속으로] 본사 꿈나무 장학생 출신 외교관 최경원씨

주멕시코대사관 공사참사관
대사 남편과 함께 7월 부임
시민권 따자마자 외교관 시험
전 세계 돌며 종횡무진 활약
"국무부 내 아시안 승진 빨라
한인 후배들 많이 도전하길"


"한인들의 적극적인 도전을 기대합니다."

오는 7월 주멕시코 미국대사관 공사참사관(minister counsellor)으로 파견되는 최경원(44·미국이름 캐런)씨. 국무부 소속 외교관이라 하면 한국어는 잘 못 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최씨는 유창한 한국어로 "이사도 자주 다녀야 하고 중요한 사람들과 같이 있지 못해서 외롭고 힘들지만 그만큼 일이 보람된다"고 강조했다.

최씨는 10살 때 부모를 따라 캘리포니아주로 이민 온 전형적인 1.5세다. 최씨는 "처음에는 영어 때문에 학교에 다니지 못해 1년을 늦게 진학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며 "주위 사람들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많이 힘들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아버지의 권유로 보스턴에 있는 필립스아카데미에 진학한 최씨는 본격적으로 외교관의 꿈을 꾸기 시작한다. 필립스아카데미는 전신 발명자 새뮤얼 모스,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부자가 나온 유명 사립고등학교. 최씨는 "8살부터 아버지를 따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년 동안 사는 등 외국 거주 경험이 많아 국제 관계에 유난히 관심이 컸다"며 "특히 필립스아카데미에서 4년간 공부하면서 외교관과 그 자녀들을 많이 만나면서 외교관의 꿈을 굳혔다"고 설명했다.

텍사스주 안토니오에 있는 트리니티 대학에서 경제와 국제학을 전공한 최씨는 국무부가 뽑는 ‘토마스 R 피커링 펠로’ 1회 장학생으로 선정돼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2년 동안 장학금과 생활비 지원을 받으며 공부했다. 1996년에는 뉴욕중앙일보가 선정하는 꿈나무상을 받기도 했다. 최씨는 "꿈나무 장학금을 통해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고 꿈을 이루는 원동력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토마스 R 피커링 펠로’는 국무부에서 소수계의 외교관 도전을 장려하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이라며 "외교관의 꿈이 있다면 반드시 도전하라"고 덧붙였다. 그는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기도 했다.

1997년 시민권을 취득하자마자 외교관 시험에 응시한 최씨는 필기와 면접을 각각 한 번에 패스하며 국무부에 입성하게 된다. 그후 캐나다와 아프가니스탄· 호주·바베이도스·체코공화국·이라크·쿠웨이트 등에서 경제부영사 등으로 종횡무진 활약해 왔다. 7년 전 캐나다에서 남편인 에릭 피치를 만난 후에는 줄곧 남편과 함께 다니고 있는 최씨는 이번에도 대사로 가는 남편과 함께 멕시코시티로 발령받았다.

최씨는 "새로운 곳에 가면 다시 적응을 해야 한다. 이사 다니는게 많이 한다고 익숙해지는게 아니라 더 힘들어진다"며 "하지만 백인 중심의 국무부에 들어간 아시안들이 활약하고 있는 것을 보면 뿌듯하다. 아시안들은 들어가기만 하면 다른 이들보다 훨씬 더 빨리 승진하는 편"이라고 강조했다.

대사가 되는 게 꿈이냐는 질문에 그는 "국무부 안에서는 무엇을 계획한다는 게 쉽지 않다. 노력 뿐만 아니라 정치적 커넥션, 운이 따라 줘야 하는 것이 이곳의 삶"이라며 "한국 출신으로 미국 시민이 돼 미국을 대표하며 산다는 게 보람있다. 매순간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는 마지막으로 "사실 국무부에서 일하는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인터뷰를 망설였지만 외교관이 되고 싶어하는 한인 후배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보를 주고 싶어 인터뷰를 결정했다"며 "꿈을 크게 가져라. 한인이라서 해서 못 할 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서승재 기자 seo.seungja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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