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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한국전쟁공원서 카투사 4360명 이름 부른다

참전용사재단 내달 25일 첫 호명식
"최대순, 대순 초이" 한글.영문 함께
"카투사 헌신, 미국에 알리고 싶다"
유지비 부족해 기념판 글씨 지워져
'추모의 유리벽' 건립 엄두도 못내
필요 비용 1500만 달러 모금 숙제


"김덕성, 덕성 김… 이동균, 동균 리… 최대순, 대순 초이…."

다음달 25일 워싱턴DC의 한국전쟁 참전기념공원에 카투사 4360명의 이름이 울려 퍼진다. 1950년 7월에서 53년 7월 정전 때까지 미군 부대 소속으로 북한.중공군에 맞서 싸우다 전사한 이들이다.

카투사 대원들은 인천과 원산 상륙작전을 비롯해 장진호 전투 등 북한의 격전지에서 미군과 함께 싸웠다. 윌리엄 웨버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재단 회장은 "카투사(당시 정식 명칭은 '연합군지원 한국군')의 헌신이 없었다면 4360명의 미군 병사가 더 죽었을 것이고, 또 그들의 부모.형제들이 눈물을 흘렸을 것이란 점을 미국과 전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카투사들이 미국을 위해 희생했다는 걸 상징하기 위해 4360명의 전사자 모두 한글.영문 이름을 함께 부른다. 그동안 전사한 미군 3만6547명의 이름을 부르는 호명식은 있었지만 한국인 전사자를 호명하는 건 처음이다.

하지만 정작 그 얼이 담겨 있는 한국전 참전기념공원의 모습은 황폐하다. 지난 17일 워싱턴 링컨기념관 앞쪽으로 V자형으로 늘어선 19명의 군인 조각상 곳곳은 칠이 벗겨지고 금이 가 있었다.

실종자를 기리는 '회상의 연못' 곳곳에는 진흙이 고여 있었다. 대리석에 새겨진 참전국들 이름은 제대로 분간이 안 될 정도였다. 관람자도 200m 옆 '베트남전 기념공원'의 4분의 1 정도였다.

인접한 베트남전 공원 곳곳에는 미국의 어린 학생들이 정성스럽게 쓴 'Thank you' 'Respect'라 적힌 편지와 꽃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지만 한국전 공원에는 수개월이 지난 화환 2~3개만 어지럽게 놓여 있었다. 턱없이 부족한 보수.유지 비용 때문에 이처럼 한국전기념공원 관리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는 지난해 11월 뉴욕타임스에 소개됐다. 한국전에 참전했던 전쟁영웅들과 그 가족들이 움직였다.

대표적 인물이 무공훈장 '실버스타', 수훈십자훈장에 빛나는 에드워드 퀸(87) 예비역 소장이다. 그는 50년 6월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한 직후 당시 마지막 교두보였던 부산으로 가 압록강까지 올라갔다 내려오기를 반복했다.

그의 동기도 모두 한국전에 파병됐다. 사선을 같이 넘었던 동기들은 남북전쟁(1861~65년)을 제외하곤 1802년 개교 이후 가장 많은 사상자를 기록한 기수가 됐다.

"동기들이 저 세상에서 얼마나 눈물을 흘리고 있을까"라며 한숨 짓던 형 에드워드를 지켜보던 동생 존(64)이 친구의 부인이자 로스앤젤레스에서 공동체 사회활동을 하던 메리 어쿼트(57)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이들은 하던 일까지 멈추고 '한국전 기념공원 살리기'에 뛰어들었다.

이들은 기존 시설의 유지.보수와 함께 '추모의 유리벽' 건립을 구상 중이다.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미군 3만6547명의 명단, 그리고 한국군의 전사자.부상자 수를 새긴 2.2m 높이의 '추모의 유리벽'을 현 기념공원의 외곽 145m를 둘러싸는 형태로 만들 계획이다. 7년간 무관심으로 일관하던 미 하원을 움직여 지난 2월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다. 상원에서도 이르면 다음달 중 통과될 전망이다.

관건은 ▶보수.유지비 300만 달러 ▶추모의 유리벽 건설 및 유지비 1200만 달러 등 총 1500만 달러를 어떻게 모을 것이냐다. 이를 위해 참전용사 기념재단은 오는 7월 7일 서울, 10월 4일 워싱턴에서의 기금 모집 행사에 기대를 걸고 있다.

베트남전 기념재단의 경우 2020년까지 지하 2층짜리 교육센터를 짓기 위해 2980만 달러를 거둬들인 상태다. 여기에 한국 정부는 200만 달러를 내기로 돼 있다. 하지만 정작 한국전 참전기념공원에는 이렇다 할 금전적 지원이 없는 상황이다.


워싱턴=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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