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원용석 기자의 PoliTalk] '흑인은 수박을 좋아해'…날 선 정치공방

유력 대선후보로 거론됐다가 '트럼프 돌풍'에 맞고 나가떨어진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여전히 분이 안 풀렸나 보다.

부시는 멕시코에서 건너온 불법체류자 중 살인범과 성폭행범이 많다고 밝혔던 도널드 트럼프 대선후보가 얼마 전 멕시코 음식인 타코 보울을 먹는 장면을 트위터에 올린 것을 맹비난했다. 트럼프는 1862년 5월5일 멕시코군이 푸에블라 전투에서 프랑스군을 상대로 승리한 것을 기념하는 '싱코 데 마요(Cinco de Mayo)'를 맞이해 지난 5일 타코 보울을 먹는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사진의 끝엔 "난 히스패닉을 사랑해요"라고 적었다.

부시는 네덜란드 언론인 NRC 한델스블라트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히스패닉이 타코를 먹는 게 아니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타코를 먹으면서 히스패닉을 사랑한다는 말은, 마치 수박을 먹고 흑인을 사랑한다는 말과 같다"고 쏘아 붙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부시가 트럼프를 비난하면서 흑인과 수박을 연관시키는 발언을 한 것은 경솔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흑인이 수박을 유독 좋아한다는 편견은 19세기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역사가들에 따르면 수박은 지저분하고, 유치하고, 공개적으로 먹기에 좋지 않은 음식을 상징한다. 또 수박이 크기 때문에 혼자서 오랫동안 먹을 수 있어 '게으른 음식'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실제로 노예시대 때는 '수박 하나만 던져줘도 좋아하는 게 흑인(사진)'이라는 게 상식으로 통했다.

그런데 흑인이 과연 수박을 유독 좋아한다는 말은 사실일까?

통계 자료 결과는 달랐다. 지난 1994~1996년에 수박 소비량 조사 결과, 흑인의 수박 소비량은 11.1%로 나타났다. 당시 흑인은 미국 전체 인구의 12.5%를 차지했다.

흑인에 대한 미국 사회의 뿌리 깊은 고정 관념은 이외에도 많다.

수박 뿐 아니라 튀긴 치킨, 쿨에이드, 와플, 포도 맛 소다 등을 좋아한다는 선입관도 코미디 소재 혹은 TV나 영화 등 대중문화를 통해 자주 언급된다.

한편, 부시는 경선 때 공화당의 최종 대선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충성서약을 했으나 이를 지키지 않을 전망이다. 젭 부시를 포함해 그의 아버지 조지 H. W. 부시, 형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들은 11월 대선에서 모두 트럼프를 찍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 명문인 부시 가문에 KO 펀치를 날린 트럼프가 너무나도 싫은 것이다. 트럼프는 "애초 공화당 지도부와 다른 후보들이 나에게 먼저 충성 서약을 요구했던게 아니냐"라며 "지고 나니까 이제 와서 지지하지 못하겠다는 것은 젭 부시가 얼마나 졸렬하고 옹졸한 사람인지를 에누리없이 보인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