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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예수님과 하느님

이규용 유스티노 신부 / 성 크리스토퍼 성당

이탈리아 북쪽 끝, 작은 시골 브린치오라는 동네의 한 본당에서 부제로 봉사하고 있을 때였다. 어느 날 미사를 준비하려고 제의방으로 들어가고 있는데 한 할머니가 나를 불러 세우더니 "하느님이 도대체 누구냐"고 묻는 것이었다. 할머니는 호기심에 가득 찬 눈초리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와중에 뭔가 번뜩이는 것이 있어서 바로 대답하였다.

"예수님께서 바로 하느님이십니다".

우리의 종교를 '그리스도교'라고 부르는 이유는 예수님을 하느님으로 경배하는 종교이기 때문이다. 유대교는 예수님을 그냥 나자렛 목수의 아들로 취급하고 있고 이슬람교는 예언자로만 바라보고 있다. 아리우스와 네스토리우스는 예수를 완전한 하느님이 아닌 반신으로만 바라보았다. 그러나 오늘날 보편교회는 예수님을 참 하느님이자 참 사람으로 바라보고 삼위일체의 한 위격인 성자 하느님으로 흠숭하고 있다. 그런데도 막상 우리가 '하느님'이라고 하면 하늘에 계신 성부 하느님, 마지막 날 심판하실 무서운 분으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구약의 하느님 '야훼(YHWH)' 하느님의 모습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사실 신약의 네 복음서는 예수 그리스도가 바로 하느님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쓰였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마태오와 마르코 복음서는 마지막에 백인대장의 입을 빌려 "이분은 참으로 하느님의 아드님이셨다"라고 고백한다.



요한복음서는 토마스의 입을 빌려 예수님께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이라고 고백한다.

토마스의 고백은 전통적으로 가톨릭 신자들이 성체를 모실 때 하는 기도문이 되어 왔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바로 신약의 야훼(YHWH)가 바로 예수 그리스도라는 것이다.

신성한 네 글자 'YHWH'의 뜻은 바로 "나는 곧 나다" 혹은 "나는 있는 자다"라는 뜻인데 영어로 하면 "I am who I am"이다. 이는 신약 성경이 쓰인 그리스어로 하면 '에고 에이미'라고 표현될 수 있는데 복음서에서 예수님께서 "나다"라고 하면 바로 당신을 야훼로 선포하시는 것이다.

"정녕 내가 나임을 믿지 않으면 너희는 자기 죄 속에서 죽을 것이다."(요한 8, 24)라고 말씀하실 때 "내가 나임을"이라는 것은 예수님께서 스스로 야훼이심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리고 십자가 명패 '유대인의 왕 나자렛 예수'는 라틴어로 'INRI'가 되지만 요한 복음서를 보면 이는 히브리어, 그리스어, 라틴어로 쓰여졌는데 히브리어 첫 글자만 따오면 놀랍게도 'YHWH' 즉 '야훼'가 된다. 바로 예수님께서 하느님이시라는 것이다.

오늘날 종교다원주의와 신영성 운동의 시대에 예수의 신성을 부정해야만 종교 간에 화합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예수님은 직접 눈으로 보고 만질 수 있는 가까운 하느님이시다. 예수님이 완전한 인간이시면서도 완전한 하느님이시라는 사실은 우리에게 큰 의미이다. 그분을 통해서 우리의 인간성이 신성으로 들어 높여 질 수 있기 때문이다.

platerlky@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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