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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용석 기자의 PoliTalk] '완벽녀'는 재미없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과거 연예인 뺨치는 미모에 명석하고 유창한 화술까지 겸비해 고공행진의 인기를 자랑하던 그가 어느새 비호감 후보로 전락했다. 가볍게 민주당 대선후보로 지명될 것이라는 대다수 전문가의 예상과 달리 그는 얼마 전만 해도 '무명 정치인'이나 다름 없었던 버니 샌더스 돌풍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는 그의 비호감 이미지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ABC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힐러리의 비호감도는 57%다. 여기에는 '힐러리는 재미가 없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깔려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 오피니언면을 통해 힐러리가 재미없는 이미지 때문에 유권자들로부터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NYT의 간판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브룩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골프와 농구 등의 취미가 있고 도널드 트럼프(공화당 대선후보)도 재미를 아는 사람"이라면서 "하지만 당신(독자)은 힐러리가 재미로 무엇을 하는지 말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지난해 11월 이뤄진 한 조사에서 힐러리에 대한 평가는 '멀티태스크(다중 작업 처리) 지향적' '조직적' '기만적' 등 일과 관련된 부문에만 집중됐다.

브룩스는 "가끔 할머니 얘기를 할 때 빼고는 (힐러리 연설은) 이력서나 정책 브리핑을 하는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모습은 그를 '사람'보다는 하나의 '브랜드'로 보이게 한다고 지적했다. 바꿔말해 '캐릭터'가 없다는 것이다.

소셜미디어 시대에 도래했는데, 힐러리는 이에 역행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밀레니얼 등 젊은이들은 '보다 가깝고' '신상 노출을 하고' '신뢰할만한 사람'을 좋아하는데, 힐러리는 좀처럼 빈틈이 없는 '완벽녀'로 보인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힐러리 캠페인이 이를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지난해 10월 그는 코미디 프로그램인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 깜짝 출연했다. 힐러리는 이 코너 속 '손님 힐러리'로 분한 코미디언 케이트 매키넌과 농담을 주고받으면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힐러리가 트럼프의 굵고 거친 어투를 모방하면서 "그 사람은 '너희 모두는 루저들(You're all losers)'이라고 말하는 사람 아니냐. 그가 공화당 프라이머리 경선을 통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라고 한 대목에서는 폭소를 자아내기 충분했다.

다른 공개석상에서 봤을 때보다 훨씬 재미있는 유머 감각을 보여줬다. 그런데 유세장에서는 좀처럼 이런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게 문제다.

트럼프는 정반대다. 입에서 나오는 첫 문장부터 그의 캐릭터를 십분 느끼게 한다. 보수논객 앤 콜터는 "트럼프의 유세는 웬만한 스탠드업 코미디언 쇼보다 훨씬 재미있고 웃긴다"고 말했다. 텔레프롬터나 연설문을 이용하지 않고 '생생화법'을 구사한 덕분이다. 그래서 트럼프 유세장에는 2만~3만여 명의 군중이 몰린다.

힐러리 유세장은 5000명도 채우기 버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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