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한 '공공외교'…네트워크 구축 미약
LA총영사관 '개혁' 필요할 때다
공공외교는 한국 위상 척도
단발 행사 지양 지속적 교류
동포사회 인적자원 활용해야
▶ 초라한 연례행사
LA총영사관은 지난해 4월 야심 찬 계획을 발표했다. 10월 3일 개천절을 기념해 LA지역 정.관계 및 경제계 인사를 대거 초청한 행사를 처음 시작한다고 밝혔다. 당시 김현명 총영사는 "지역 사회를 대표하는 타인종과 한인들이 한데 모여 교류하고 상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LA총영사관 개설 67년 만에 공관을 대표하는 연례행사를 만들겠다는 시도였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2일 열린 국경일 개천절 행사는 초라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참석자 100여 명 중 대부분이 한인이었다. 주류사회 주요 인사로는 맥신 워터스 연방 하원의원, 미셸 박 스틸 OC수퍼바이저, 데이비드 류.길버트 세디요 LA시의원, 올림픽 경찰서장 등만 참석했다.
▶ 공공외교 인식 재정립
뉴욕.시카고.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은 수년 전부터 국경일 행사를 한국 정부와 한인사회 위상을 알리는 대규모 행사로 치르고 있다.
뉴욕 총영사관이 지난해 UN한국대표부 건물에서 연 국경일 행사에는 연방과 주 의원, 뉴욕과 뉴저지 정치인, 문화계 인사 등 총 300명이 참석했다. 시카고 총영사관은 지난 10년 동안 국경일을 공관을 대표하는 연례행사로 키워왔다.
행사 장소도 시카고 현지 히스토리 뮤지엄과 문화센터로 잡아 주류사회 접근 전략을 폈다. 행사에는 매년 주 상원 공화당대표, 주 하원의원, 시카고 경찰국장 등 쟁쟁한 주류인사들이 참석한다.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은 2013년부터 국경일 전후 시 청사 태극기 게양식을 열어 주목받았다.
이와 달리 주류 인사에게 한국의 위상을 알리고 네트워크 교류의 장을 만드는 LA총영사관의 행정력은 그리 돋보이지 않는다는 평이다.
한 관계자는 "LA총영사관이 한국 정부의 손꼽히는 재외공관이지만 공공외교를 상징하는 제대로 된 연례행사가 없다"면서 "평소 주류 인사들과 꾸준히 접촉하고 총영사관의 존재를 알렸다면 국경일 행사는 더 풍성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LA총영사관은 '남가주-한국 경제' 활성화를 이끌 수 있는 위치다. 하지만 공관은 최대 한인사회라는 동포사회 인적 네트워크조차 활용하지 못할 때가 많다"고 지적했다.
▶ 타국 공관은 인적 네트워크 활용
일본 LA총영사관과 중국 LA총영사관이 주류사회 인사와 지속적인 교류에 나서는 모습은 참고할 만하다.
중국총영사관이 매년 9월 개최하는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국경일을 행사에는 에릭 가세티 시장 또는 릭 제이콥스 부시장, 그레이 데이비스 전 주지사 등 내로라 하는 주류 인사가 참석한다. 일본총영사관 연례 대표행사는 12월 일왕 생일 축하연이다. 이 행사에도 에릭 가세티 시장 등 주류 정.재계 인사가 참석한다.
일본 총영사관 측은 본지와 통화에서 "천황 축하연과 일본 문화주간(Nisei Week Japanese Festival) 행사는 우리의 문화와 교육수준을 주류사회에 알려 이해를 증진하는 행사"라며 "에릭 가세티 시장 등 지방정부 인사, 주 의원들은 (우리가) 직접 찾아가고 여러 주류 행사에도 자주 참석해 교류를 위한 네트워크를 쌓는다. 이후 (공관 행사) 초청장을 보내고 참석을 정중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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