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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주 한인교회를 가다-온누리 교회] 기지촌서 만난 아! 하나님

극심한 가난서 살아계신 하나님 체험한 유진소 담임목사

온누리교회에 서면 내셔널 포리스트 산맥 자락이 지척에서 눈길을 둘러싼다. 선랜드에 새 터를 닦고 성전 입당예배를 드린 지 이제 1년 반이 됐다. 교회 정문 바로 옆에선 말들이 먹이를 먹다 드나드는 성도를 호기심에 찬 눈으로 바라본다. 아예 승마길이 교회 울타리를 따라 쭉 뻗어 있다.
윤기가 반짝이는 새 예배당 내부는 원형 극장 모양으로 설계돼 설교단 위에 서자 구석구석까지 한눈에 들어왔다. 담임 유진소 목사는 설교자와 교인 사이의 거리를 맞추는데 신경을 썼다고 소개했다.

온누리 교회의 유진소 담임목사는 인생은 목적과 의미, 가치를 갖춰야 비로소 ‘아름다운 삶’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한다.<임상범 기자>

온누리 교회의 유진소 담임목사는 인생은 목적과 의미, 가치를 갖춰야 비로소 ‘아름다운 삶’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한다.<임상범 기자>

"단상에 선 인도자와 자리에 앉은 성도 간의 거리가 너무 멀어선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작정 크게 지을 게 아니라 서로 한 방에서 교류하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는 게 중요한 거죠. 거리가 80피트를 넘으면 설교자가 남처럼 다가오게 됩니다."

그러면서 조명과 음향시설 설치비용도 크게 절약했다고 말했다. 교인 가운데 전문가들이 많아 톡톡히 도움을 받기도 했지만 어차피 공연장도 아닌데 최고급 기계 들여놓고 썩힐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유진소 목사는 소위 '팬'이 많다. 귀공자 같은 외모에 카리스마와 강단이 얹히면서 힘과 부드러움이 동시에 풍겨진다.



명문대 철학과 출신에 서울 온누리교회를 거쳐 LA에서 교회를 개척한 뒤 오늘에 이르기까지 줄곧 그의 삶은 승승장구한 것처럼 보인다.

이런 그에게 '한 방에서 함께 예배드리는 느낌이 중요하다'거나 '돈을 낭비할 필요가 있느냐'는 등등 의 이야기를 듣는 건 언뜻 예상 밖의 오프닝이다. 그러나 유 목사의 지나온 길을 듣다보면 귀족적 이미지 안에 담긴 정과 검소가 이해된다.

"60년대 중반 산업화로 인해 농촌이 붕괴되면서 우리 가족은 평택 미군부대 주변의 빈민촌으로 이주했어요. 기지촌 교육환경은 열악했죠."

대학교 시절엔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고생했다. 2학년 땐 가난 때문에 아예 집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 감리교 목회자 자녀를 위한 기숙사 '인우학사'를 찾아가 사정을 호소했다. 감리교인도 아니고 목사 아들도 아니었지만 구석진 빈방을 내줬다. 어둡고 냄새나는 방이었다.

'인우학사'에선 막다른 골목에서 마지막으로 절절하게 하나님의 도움을 간구하게 됐다. 그리곤 하루 밥값에서 버스 값 그리고 학비까지 때마다 기적적으로 공급받는 은혜를 체험했다.

"어렵던 환경도 저를 하나님에게로 인도한 길이었던 거죠. 신앙은 머리로 하는 게 아니라 경험이에요. 의심하는 사람들은 하나님이 살아 계신지 테스트해 봐야 합니다. 안하니까 모르고 못 받는 거죠. 외로웠지만 행복했던 시절입니다."

하나님의 존재에까지 회의가 들던 당시였지만 실제적인 은혜를 통해 하나님이 진짜 살아 있으며 자신을 돌본다는 믿음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바로 자신이 '교회가 구해서 만들어 낸 소산'이라고도 말했다.

"믿음은 현실입니다. 교회는 막연한 게 아니라 정말 이 땅에 세워진 하나님의 나라고요. 이민자는 돈을 못 벌어도 문제고 벌어도 허무합니다. 이민 생활 자체가 개인 삶의 의미와 가치를 상실하기 쉬운 환경이에요. 우리 인생을 세례 할 곳은 현실적으로 교회뿐입니다."

인생은 목적과 의미 가치를 갖춰야 비로소 '아름다운 삶'을 이룬다고 유진소 목사는 강조했다. 그리고 교회는 사람들이 이 세 가지를 찾도록 도울 뿐이라고 덧붙였다.

유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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