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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철 국제칼럼]힐러리와 트럼프, 누가 더 큰 악(惡)인가?

박영철 / 전 세계은행 경제학자

5월 22일 워싱턴 포스트와 ABC News의 공동 여론조사에 의하면 힐러리와 트럼프에 대한 미 국민의 ‘비호감도’가 둘 다 57%로 높게 나왔다. ‘무척 싫어한다’는 항목에서는 힐러리가 46%를 얻어 45%의 트럼프보다 더 높다. 현재 유세 중인 세 명 중 가장 호감도가 높은 후보는 민주당의 샌더스이다. 호감도 49%, 비호감도 41%로 순호감도가 플러스 8이다.

도대체 두 후보의 비호감도가 이처럼 높은 이유가 무엇일까?
우선 무엇보다 부패하고 무능하고 마비된 워싱턴 정가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혐오증이 폭발 직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두 후보에 대한 높은 비호감도를 설명할 수 없다.

워싱턴 포스트의 칼럼니스트 루스 마르쿠스는 “거짓말 사령관”(5/22)이란 기사에서 힐러리와 트럼프 두 후보가 약속 불이행(비밀주의), 말바꾸기, 거짓말쟁이 등의 성격 결함을 가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물론 트럼프의 경우가 훨씬 더 심각하지만, 힐러리도 국민의 다수가 염증을 낼 정도로 인격적 결점을 노출하고 있다고 본다.

우선 트럼프의 경우를 보자.


첫째 경쟁자와 중대한 이슈에 대해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저질의 막말 폭탄이다.두 예만 들자. 하나는 힐러리의 남편 빌 클린턴이 어느 여자를 강간했다고 주장했다. 또 하나는 멕시코 국경에 긴 장벽을 쌓고 그 비용을 멕시코 정부가 물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많은 국민이 트럼프는 미국의 대통령이 될 인격을 갖추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둘째 트럼프는 논리 정연한 유세 메시지가 없다. “미국을 다시 강대국으로 만들겠다”라는 단순한 슬로건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공약도 전략도 없다. 맹목적인 국가주의와 애국심에 호소하는 감성적인 전술이다.

셋째 트럼프와 공화당 지도부의 갈등이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최근까지 공화당 지도부는 트럼프가 공화당의 핵심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넷째 트럼프는 정치 경력이 전무하다. 특히 미국의 외교 정책에 대한 식견이 매우 짧다는 평을 받는다. “당선되면 북한의 김정은을 만나겠다”, “주한 미군의 비용을 한국이 더 부담해야 한다” 등 파격적인 주장이 미국의 동맹국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힐러리 후보의 경우는 어떤가?
우선 힐러리는 국민 다수가 혐오하는 제도권 및 기득권 세력의 대표적인 상징이다. 특히 전설적인 인사이더인 힐러리의 경우 권력의 세습화에 대한 반감이 매우 강하다.

둘째 힐러리의 유세 메시지가 “영감이 없다”, “개혁 의지가 약하다”는 등 혹평을 받는다. 특히 ‘점진적인 방법’으로 개혁하겠다는 주장을 믿지 않는다. 현 상황이 ‘혁명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보는 시각이 크기 때문이다.

셋째 힐러리는 월스트리트와의 끈끈한 정경 유착 의혹을 받는다. 왜냐하면 과거 골드만 삭스 대형 투자은행에서 22만 달러 이상을 받고 연설을 한 적이 있는데 그 복사판의 공개를 아직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넷째 힐러리는 오바마 행정부의 수평적 연속이라는 평가를 받아 민주당 진보 진영과 젊은 밀레니엘, 무당층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샌더스 후보의 열광적인 지지자들을 끌어안지 못하고 있다. 이들의 지지 없이는 본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

결론으로 이번 대선의 가장 뜨거운 화두인 ‘부자 증세를 통한 소득 불평등’ 해소에 대한 구체적인 공약이 없다는 사실이 힐러리와 트럼프의 심각한 약점임을 강조한다.

2016년 대선에서 샌더스의 말 대로 ‘차선의 악’을 선택해야 하는 미 유권자의 고민이 클 것 같다. 물론 샌더스의 지지지 거의 모두가 차선의 악인 힐러리를 지지할 것으로 본다.

참고로 최신 여론 조사에 의하면 샌더스가 트럼프를 더 큰 격차(10.8%와 15.0%)로 이긴다고 한다. <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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