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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수돗물 더럽다는 것 아이들은 알고 있었다"

[뉴스 속으로] 검사만 하면 '납 수돗물' 파문, 왜

2차대전 전에 지은 건물들 '납 함유' 수도관 사용
상수도관 문제 없어도 학교 수도 시설에서 오염
수돗물 검사 의무화 규정 없어 교육당국도 무관심


▶ 관계기사 C-1면

한인 학생 비율이 40%에 이르는 뉴저지주 포트리 학군에서 초등학교에 이어 중학교 및 고등학교의 수돗물에서도 기준치를 초과하는 납 성분이 검출됐다. 최근 공립교에서 수돗물 검사만 하면 기준치 이상의 납 성분이 발견되고 있는 것.

25일 포트리 학군 발표에 따르면 중학교에 있는 5곳의 급수 시설과 고교 내 1곳의 급수 시설에서 연방환경청 기준치를 넘는 납 성분이 검출됐다. 앞서 지난 20일 포트리 학군 내 초등학교 4곳의 식수대 10곳에서 기준치 이상의 납 성분이 발견돼 비상이 걸린 바 있다.



〈본지 5월 21일자 A-1면>

올해 들어 레오니아.팰리세이즈파크 등을 비롯, 뉴저지주 전역의 학군에서 잇따라 납 오염 수돗물이 발견되고 있다. 지난 3월 뉴왁 학군을 시작으로 최소 16개 학군의 수돗물에서 기준치 이상의 납 성분이 검출됐다. 수돗물 안전 우려가 커지면서 검사를 실시하는 학군이 늘고 있고, 검사를 하면 어김없이 문제가 발견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뉴저지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사이오셋.제리코 등 롱아일랜드 학군 7개 학군에서도 급수 시설에서 기준치를 넘는 납 성분이 검출됐다. 이들 학군 역시 납 수돗물 우려가 커지면서 자발적으로 검사를 실시한 결과 문제가 발견됐다.

뉴욕.뉴저지에서는 그간 납 수돗물 문제가 그리 부각되지 않았다가 올해 들어 심각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수돗물 안전에 대한 학교 당국의 관심이 크지 않았던 탓이 적지 않다.

포트리 고교의 경우 1916년에 지어지는 등 많은 학교들이 제2차 세계대전 시기 이전에 지어진 건물이다. 오래된 건물의 경우 납이 함유된 수도관을 쓰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 납 성분이 수돗물에 스며들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상수도관까지는 문제가 없는 수돗물이 학교 건물의 수도 시설에서 납에 오염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구조적 문제 때문에 수돗물 안전 검사가 정기적으로 자주 이뤄져야 함에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 뉴저지주의 경우 학교 내 수돗물 검사가 의무화되지 않았다. 학군 측의 자발적인 결정이 있어야만 검사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수도 시설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소홀한 상태다.

포트리 중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한 한인 학부모는 "아이들은 예전부터 수돗물이 더럽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녹이 슨 급수대가 많고 작동도 잘 하지 않지만 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며 "그나마 깨끗하고 필터가 달린 급수대에 아이들이 몰리는 것이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문제가 있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상태이지만 대처는 없었다는 것이다.

예산 문제로 낡은 건물의 대대적인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 최소한 학생들이 식수로 이용할 수 있는 정수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지만 이에 대한 투자 역시 인색하다는 지적이다.

팰팍 한인학부모회는 "2년 전부터 학교 내 식수 문제 개선을 요구해 왔지만 팰팍 학군 교육위원회는 예산 문제로 구체적인 논의에 나서지 않는 등 대처에 미온적"이라고 지적했다.

어린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검사를 통해 문제를 계속 파악하고,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정수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납 수돗물 문제는 항상 존재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학부모들의 지적이다.


서한서 기자 seo.hanse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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