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펜 그림'으로 일가 이룬 이일 화가 남가주 전시회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이어
팜스프링스 미술관도 작품 소장
팜스프링스 아트 뮤지엄이 이씨의 2006년작 볼펜 드로잉 'SW-18'을 소장하기로 하면서 이를 기념해 여는 전시회다. 개인전은 아니고 '퍼스트 핸드'라는 타이틀의 전시회에 여러 작가 작품과 함께 선보인다.
이씨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는 볼펜을 갖고 그림을 그린다. 가느다란 한 줄 한 줄의 선이 무수히 겹쳐지고 합쳐지면서 형상을 만들고 자유롭게 춤을 추는 날카로운 선들은 신선한 활기와 리듬감을 만들어낸다.
2007년 뉴욕타임스 아트섹션이 그의 작품세계를 집중 조명하면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해 에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코네티컷주 얼드리치 현대미술관, 미국 최대 아시아 미술 컬렉션인 댈러스의 크로우 컬렉션미술관 그리고 스미소니언 뮤지엄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은 전시회를 마친 후 그의 작품 4점을 구입해 영구 소장하기도 했다. 2012년에는 미술 공부를 위해 한국을 떠난 지 16년 만에 금의환향해 고국에서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한 이씨는 1975년 미국에 건너 와 뉴욕 프랫인스티튜트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30년 넘게 볼펜으로 그림 작업을 해왔다.
신발, 옷, 가발 가게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면서 하루 8~10시간씩 볼펜으로 무수한 선을 그리며 그림을 창작했다. 한때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절을 보냈으나 이제는 유명 미술관에서의 개인전은 물론 미국 미술 대학의 인기 교과서 '드로잉 컨템포러리 어프로치'에 다른 현대 작가들과 함께 소개되는 등 미국에서 한인을 대표하는 작가로 손꼽히고 있다.
이씨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내 작업에서, 특히 보이지 않는 심연과도 같은 부분을 몰입해서 작업할 때 종종 일상생활에서 부딪치는 근심, 걱정, 고뇌, 격정 등 모든 감정을 쏟아 부어 깊이 묻어버린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며 "미국 주류 사회에 한국 미술의 힘을 알리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을 무수히 덧칠하는 표현 방식 때문에 이씨가 200호 가량의 큰 작품을 완성하려면 볼펜 600여 자루가 소비될 정도라고 한다.
신복례 기자 shin.bonglye@koreadaily.com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