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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엣이 마신 독약엔 무엇이 들어있을까”

피치트리리지 고교 ‘STEM’ 중심 커리큘럼 혁신
인문학과 이과 과목 접목…자발적인 학습 유도

스와니 피치트리리지 고등학교의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중심 커리큘럼 ‘SPIRE’에 속한 9학년 학생들은 셰익스피어를 통해 화학을 배운다. 줄리엣을 잠재운 비극의 독약엔 무엇이 들어 있을지 유추해보고, 독약의 화학 구조와 원리에 대해 공부한다. 문학과 과학을 넘나드는 그룹 프로젝트를 제출하면 영문학과 화학 교사가 각 과목별 채점기준으로 점수를 매긴다.

피치트리 리지 고등학교는 올 학년부터 처음 시행한 SPIRE가 학생들의 호응을 얻자, 내년에는 이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각 학교에 배정되는 귀넷 교육특별소비세(ESPLOST) 예산 중 120만달러를 투자해 짓고 있는 새 부속교육관을 올 여름 완공한다.

SPIRE 커리큘럼은 이과 과목과 인문학 과목을 혼합한 형태의 혁신적인 STEM 중심 교육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3년 전 이 학교에 부임하기 전 귀넷과학수학기술고등학교(GSMST)를 이끌었던 제프 매튜스 교장의 작품이다. 이과 과목과 문과 과목을 동시에 가르치며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할 이유와 의미를 찾도록 하겠다는 게 매튜스 교장의 철학이다. 그는 한인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너무 ‘공부 공부’만 강조한다는 지적에 대해 “자신이 공부를 왜 하는지 체험적으로 깨달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로 SPIRE의 목표”라고 말했다.

곧 완공되는 부속 교육관에는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기자재들을 갖출 예정이다. 학생들은 3D 디자인한 다음 직접 플라스틱, 나무, 금속 재료를 이용해 만들어볼 수도 있다. 매튜스 교장은 “미술 쪽에 흥미가 있는 학생들은 ‘키네틱 아트’(작품 자체가 움직이는 예술작품)를 만들며 공학과 물리에 대해 배울 수 있고, 로봇을 만드는 학생들은 기어가 필요하면 직접 디자인해 만들 수 있다. 교과서에 과제로 나와서가 아니라, 정말 자신이 필요해서, 만들고 싶어서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치트리리지 학생들은 매 학년 시작할 때마다 누구나 별다른 조건 없이 SPIRE 프로그램을 신청할 수 있다. 매튜스 교장은 한걸음 더 나아가 중학교, 초등학교부터 학생들이 STEM 과목을 미리 이수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지역 학교들과 협의를 하고 있다. 인근 중학교, 초등학교에서 열리는 학부모 행사에 로봇 ‘제프’를 동원해 학생들과 학부모를 상대로 SPIRE 프로그램을 홍보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애틀랜타 한인회 차세대위원회와 면담을 갖는 등, 커리큘럼을 커뮤니티에 알리기 위한 작업도 진행중이다.


사설: 스와니 피치트리 리지 고등학교에 건설되고 있는 특별 부속 교육관 공사 현장에서 제프 매튜스(왼쪽) 교장과 제니퍼 페로 부교장이 함께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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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필요한 로봇, 내 손으로 만든다”

제프 매튜스 교장 주도 혁신적 커리큘럼 확대
새 교육관 건설…시험보다 프로젝트중심 평가

스와니에 있는 피치트리리지 고등학교에는 풋볼이나 농구 경기가 열릴 때마다 나타나는 ‘로봇 스타’가 있다. 쉬는 시간, 로봇 ‘제프’가 모습을 드러내면 경기 중엔 얌전히 앉아있던 학생들도 모두 일어나 손을 머리 위로 올리고 환호성을 지른다. 반짝이는 LED 전구로 화려하게 장식된 제프는 객석을 향해 ‘티셔츠 총’을 빵빵 쏘곤 유유히 경기장을 떠난다.

제프는 이 학교 로봇 클럽 ‘로보 라이언스’의 작품으로 최근 조지아 주 로봇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제프 매튜스 교장의 이름에서 딴 것이다. 학생들은 내년이면 방과후 클럽뿐 아니라 정규 과목으로 로봇을 만들 수 있게 된다.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교육에 집중하고 있는 매튜스 교장의 커리큘럼 혁신 덕분이다.

학교측은 올해 처음 도입한 STEM 중심 커리큘럼 ‘SPIRE’를 내년에는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첨단 과학 및 공학 시설을 갖춘 3층짜리 맞춤형 부속 교육관을 건설중이다. SPIRE는 귀넷에서 피치트리리지 고교만 시행중인 ‘블록 스케줄’을 활용한 STEM 중심의 커리큘럼이다. 귀넷과 풀턴 카운티 대부분 학교 학생들은 하루에 1시간 정도씩 6개의 수업을 듣는다. 매 학기마다 6개 과목을 절반씩, 두 학기동안 총 6개의 학점을 이수하는 것이다.

하지만 피치트리리지 학생들은 하루에 90분짜리 수업 4과목을 듣고, 매 학기마다 4개 과목의 학점을 딴다. 따라서 2학기동안 총 8개의 과목을 이수할 수 있는 것이다. 학생들이 교실 사이를 이동하며 복도에서 보내는 시간을 절약해 2개의 과목을 더 가르치는 것이 장점이다.

SPIRE 커리큘럼은 현재 피치트리리지 전교생의 14% 정도가 수강하고 있다. 이 학생들은 STEM 과목과 인문학 과목을 혼합한 형태의 수업을 듣고, 시험보다 프로젝트 중심으로 평가를 받는다. 매튜스 교장은 “다음학기부터 로봇 수업을 듣는 학생이 부품이 필요하면, 직접 구상해서 만들면 된다. 교과서에 과제로 나와있어서가 아니라, 정말 필요해 만들면서 배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부모가 시켜서 공부한다는 것은 공부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는 뜻이다. 배워야 하는 이유를 체험적으로 깨닫도록 돕는 것이 SPIRE의 목표”라고 덧붙였다.

그는 “학교 시설에 커리큘럼을 맞추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피치트리리지는 커리큘럼에 학교 시설을 맞춰 지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며 “교육특별소비세(ESPLOST)로 확보한 예산을 단순히 교실을 늘리는 데 사용하기 보다, GSMST(귀넷과학수학기술고등학교)같은 STEM 특화 교육을 실현하는 동시에 학생 수가 많은 일반 고등학교에서만 가능한 다양한 기회도 제공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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