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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위공직자 의전이 일순위?…LA총영사관 '개혁' 필요할 때다(4·끝)

[LA중앙일보] 발행 2016/05/31 미주판 2면 기사입력 2016/05/31 07:35

지난해 국회의원 73명에 제공
심하면 투어가이드처럼 시중

#. 남미를 방문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던 국회의원 A씨. 직항 노선이 없자 중간 기착지인 LA에서 1박 2일 머물기로 결정했다. A씨 일정변경을 갑자기 통보 받은 LA총영사관 직원들은 부랴부랴 LA국제공항(LAX)로 향했다. 총영사관 직원들은 비행기 출입구 앞 브릿지까지 들어가 A씨를 영접했다. 반면 세관국경보호국(CBP) 직원은 사전에 입국 및 통관 협조 공문을 받지 못했다며, A씨는 노발대발하며 버티기에 들어가자 총영사관 직원들은 진땀을 빼야 했다.

#. 공식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한 야당 원내대표 B의원. 동료 의원 2명과 LAX에 도착했다. B의원은 "LA에서 이틀 머물고 타주로 가는데 재외공관 업무에 지장을 주고 싶지 않다"며 외교부에 업무협조 요청을 하지 않았다. 그는 스스로 입국심사와 통관을 마치고 LA에서 볼일을 봤다. B의원은 "총영사관 일도 바쁠 텐데 (직원들이) 눈도장 찍으러 오지 않길 바랐다"고 말했다.

한국 대통령이 LA총영사관 등 재외공관에 국회의원 등 고위공직자 해외 방문 시 의전 최소화를 주문했지만 현실은 예전 모습을 답습하고 있다. LA총영사관 내부에서는 고위공직자 의전이 업무 1순위로 꼽힌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까지 나왔다.

2013년 4월 박근혜 대통령은 재외공관이 재외국민 보호와 주재국 외교활동 충실하라고 주문했다. 당시 박 대통령은 "재외공관이 본연의 임무에서 벗어나 정치인과 유력 인사들의 편의 제공과 일정 수행에 열중하는 비정상적인 행태는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2014년 7월 국회의원 해외여행 시 예우에 관한 지침을 '국회의원 공무 국외여행 시 재외공관 업무협조 지침'으로 바꿨다. 국회의원은 공무에 한해 출국 예정 10일 전 외교부 장관 앞으로 재외공관 협조 공문 발송하도록 명시했고, 개인업무 시 업무협조는 받을 수 없도록 한 것이다. 현재 장관급(국회의원 포함) 이상 고위공직자가 공무로 해외를 방문하면 재외공관은 ▶입국심사와 통관절차 ▶이동 편의를 제공한다.

하지만 재외공관 현장에서 고위공직자 과잉 의전 관행은 사라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LA총영사관은 2년 전 바뀐 지침변경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국회의원 예우'에 신경 쓰고 있다. 국회의원 등도 미 서부 관문인 LA를 찾으며 불필요한 특권을 누리는데 익숙한 모습이다.

LA총영사관은 2015년 한 해 국회의원 73명에게 업무협조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LA총영사관 관계자는 "국회의원이 LAX에 방문하면 공항 출입국 간소화, 차량과 기사, 공식일정 주선, 방문 기간 담당 영사의 동행 편의를 제공한다"면서 "작년 국회의원 업무협조는 모두 공문이 접수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박 대통령 말씀 이후 (의원) 골프 예약 등은 하지 않는다. 다만 의원들 의중을 모르니 가능한 높은 수준으로 (예우를) 해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전·현직 영사들이 전한 국회의원과 장차관 의전은 허례허식이 많았다. 일부 의원들의 볼썽사나운 요구도 여전했다. 영사들은 한국 고위공직자가 LA에 도착하면 총영사나 담당 영사 본연의 업무에 지장을 받는다고 입을 모았다.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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