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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24시] 청(淸)을 한국역사에 편입할까?

장병희 스포츠팀 차장

"이름은 무엇인가?" "애신각라 부의(愛新覺羅 溥儀)" "애신각라 참 이상한 성이군." 청나라가 망하고 중국 법정에 선 마지막 황제 푸이가 재판을 시작하며 나눈 심문의 첫부분이다.

지난 9월30일 외신은 마지막 황제 푸이가 가장 사랑했던 3번째 부인 탄위링과 합장하게 됐다는 뉴스를 전했다. 오랜만에 뉴스의 주인공이 된 그가 생전에 밝힌 패밀리 네임 '애신각라'는 무얼까. 그냥 한자를 해석한다면 '新을 사랑하고 羅를 잊지마라'다. 황제니까 보통사람보다 몇배 긴 성을 가졌다고 생각하면 그만이지만 '신'하고 '라'가 만약 新羅라면….

신라의 패망으로 왕에 오르지 못한 비운의 태자가 마의태자다. 산에 올라갔다고 하는데 일부 학자들의 주장이 이채롭고 의미있어 이 예화를 들었다. 주장에 따르면 마의태자의 세아들 중 김준(혹은 김행 김함보)이 60세가 넘어서 여진으로 망명했다고 한다.

망국의 한을 품었던 그의 8세손이 여진족을 규합하여 나라를 세웠는데 그가 금(金)나라의 누르하치다. 그는 성을 '애신각라'라고 바꿨다. 이전에 조상들이 쓰던 성은 나라이름으로 썼다. 또 누르하치의 16세손 아골타가 또 나라를 세워 후금(後金)이라 했다. 그의 아들이 이름을 청(淸)으로 바꿨고 손자가 명나라를 멸망시켰다.



기자도 근래들어 인터넷을 통해서 알게된 흥미로운 주장들이다. 마의태자의 남은 두 형제가 시조로 모시는 부안 김씨 족보에 망명한 형제얘기가 나온다고 한다. 또 조선 실학자 안정복이 저술한 동사강목에도 언급되어 있다고 한다.

그럼 우리쪽 만의 주장일까. 금나라 실록 금사(金史)에도 선조인 김함보가 두형제와 헤어져 홀로 왔다고 적혀 있다고 한다. 발해 지배층이 고구려 유민이므로 '통일신라시대'가 아니라 '남북조시대'라고 부르자는 학설도 있지만 현실은 발해 멸망으로 한민족이 한반도에 갇혔다고 생각했는데 나라가 없어졌다고 백성들이 갑자기 사라진다는게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고구려->발해->요->금->청으로 이어지는 한민족의 뿌리인 동이족 역사를 외면해왔다는 주장이다. 정권을 잡은 세력이 정통성 문제 때문에 '오랑캐' 사관을 가르치고 있어 큰 줄기로 모두 한민족인데도 이들을 배척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중국의 동북공정과 맞물려 한국 방송들이 4편이나 고구려와 발해 배경의 사극을 쏟아내고 있다. MBC 주몽 SBS 연개소문 KBS 대조영 한류스타 배용준이 광개토대왕역인 '태왕사신기'로 나온다. 특히 대조영은 발해를 직접 다루기에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인터넷 블로그에는 기존 학설과 많이 다른 상고사들이 일제에 의해서 잃어버린 상고사들이 공개되고 있다. 이런 비주류 주장 중 하나가 '애신각라' 이야기다. 이전에는 이런 주장을 널리 알리기 어려워 많이 알지 못했지만 21세기에는 쉬운 일이 됐다. 물론 기자는 이점때문에 인터넷을 좋아한다.

자신이 아는 역사와 달라서 수긍하지 않을 독자들이 매우 많을 것으로 짐작된다. 학교에서 배운 이외의 사실을 안믿어도 좋다. 하지만 이런 사극을 보고 자녀들에게 얘기를 들려주고 뿌리교육을 할 수 있다면 중국이 아무리 고구려가 자기나라라고 우겨도 두려울게 없을 것이다. "만주는 우리땅이고 여진족은 우리와 같은 족속이다"라는 주장이 60년간 행성이라고 믿었던 명왕성이 어느날 퇴출되어 받았던 충격 만큼 큰 충격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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