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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쓰는 짧은 편지]뉴욕 메트 오페라의 새로운 시작

케니 백 / 색소포니스트

세계 최고의 오페라 극장 중 하나인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에 40년 만에 새로운 변화가 찾아왔다. 음악감독이자 지휘를 맡아온 제임스 레바인은 40년간 오페라단과 총 2557번이라는 연주 무대를 갖고 박수와 환호를 붉은 커튼 뒤로 남겨둔 채 마지막 인사를 하였다. 평론가들은 레바인을 “다재다능하고 다방면의 재주를 가진 음악가”라고 평했다. 레바인은 미국 최고의 오페라 지휘자이자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음악가로서 피아노와 실내악 연주에서도 뛰어난 재능을 발휘하여 왔다.

예술감독을 겸하여 많은 신인을 발굴해내기도 하였으며, 메트 오페라의 기획도 맡아서 오페라 부흥기를 다시 도래하도록 만든 인물이기도 하다. 또한 그가 녹음한 작품들은 위대한 예술적 결실로 평가되었고 인터넷에서 회원가입만으로 오페라 작품들을 쉽게 접하도록 길을 연 장본인이기도 하다. 뉴욕 필하모닉의 지휘자 앨런 길버트는 메트 오페라 감독의 은퇴를 바라보며 “한 시대의 끝이 왔다”고 말하였다. 지난 4월 14일 이번 시즌을 끝으로 메트 오페라는 레바인과 이별을 하고 새로운 음악감독을 영입하게 되었다.

새 음악감독으로는 캐나다 출신의 지휘자 야닉 네제-세갱(41)이다. 은퇴한 제임스 레바인의 후임으로 다음 시즌부터 메트 오페라를 맡게 되었다. 네제-세갱은 2012~13년 시즌부터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으로 활동하며 뛰어난 성과를 보였다. 또한 그가 젊은 나이에 비제의 카르멘을 연주함으로써 매년 메트에 초청받는 지휘자로 자리매김하였고 결국 미국 최고 지휘자의 유산을 상속받게 된 것이다.

메트의 새로운 지휘자로 서게 된 네제-세갱은 레바인의 40년 역사를 짊어지고 가야 할 숙제가 한순간에 주어졌다. 하지만 우려와는 달리 그는 차근히 자신의 스텝대로 그 자리에 스며들고 있었다. 그러한 모습 속에서 강인함과 조화로운 그의 성품들이 보인 것 같다. 네제-세갱은 바로 다음 시즌을 뜨겁게 장식할 작품으로 바그너의 ‘방랑하는 화란인’을 선택하였으며, 슈트라우스, 푸치니, 풀랑크, 베르디 등의 작업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은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으며, 객석은 3800석으로 가장 많은 관객을 수용할 수 있다. 뉴욕의 자랑거리답게 연간 200회가 넘는 공연이 마련되고,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는 시험장이 되곤 한다. 매일 밤 오페라 무대에는 비제의 카르멘, 푸치니의 나비부인, 슈트라우스의 장미의 기사,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로시니의 알제리의 이탈리아 연인 등 다양한 작품들이 오르곤 하는 데 매진을 기록하는 경우가 많다.

레바인의 명맥을 훌륭하게 이어가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네제-세갱의 인터뷰에서는 어떠한 떨림도 흔들리는 모습도 전혀 볼 수가 없었다. 용기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그의 평안한 모습은 어디에서 시작되는 걸까? 그의 모습을 보며 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자서전에서 읽었던 메시지를 떠올리게 되었다. “우리는 아무리 강해도 약합니다. 두렵다고, 겁이 난다고 주저앉아만 있으면 아무 것도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두렵지 않기 때문에 나서는 것이 아닙니다. 두렵지만, 나서야 하기 때문에 나서는 것입니다. 그것이 참된 용기입니다. 그럴 때 우리는 아무리 약해도 강합니다.”

메트로폴리탄의 새로운 시작을 응원하며 우리에게도 새로운 도전이 시작되기를 기대해본다. 지루하고 어려울 것이라는 오페라에 대한 편견을 뒤로하고 마음과 귀를 열어보는 것은 어떨까? 뉴욕 메트의 공연이 당신의 새로운 도전 중 하나가 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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