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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0] 작은 돌에 걸려 넘어지다

김완신 문화부장

최근 한인사회를 보면 부와 명예가 화두가 된 느낌이다. 대박을 노린 사기와 투기가 만연하고 명예를 얻기 위해 불명예스런 행동을 한다. 일상의 작은 행복을 외면하고 신기루 같은 행운을 찾으려는 욕심들로 가득하다.

대박을 꿈꾸는 사람들은 단계와 순서를 뛰어 넘으려 한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절차가 있기 마련이다. 이를 무시하고는 결코 성공에 이를 수가 없다. 또한 그것이 사회적 규범을 반하는 것이라면 불행과 파멸을 가져오기도 한다.

먼길을 한발 한발 내딛지 않고 단숨에 가려는 조급함 때문에 오로지 눈빛은 화려한 허상에만 고정돼 있다.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단시간에 도달할 수 없는 길이기에 불법과 편법의 유혹을 떨치지 못한다.

수년간의 땀과 노력으로 얻어지는 박사학위를 단 하루의 공부도 없이 손에 쥐려하고 돈을 벌기 위해 라이선스 없이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면서 타인의 불행에 눈을 돌리는 일도 서슴치 않는다.



부와 명예의 허상을 좇고 있는 것이다. 소중하게 생각해야 할 가치들을 외면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공만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고사에 노를 저어 강물을 내려가는 두 뱃사공의 비유가 있다. 한 뱃사공은 주위의 경치를 보며 여유롭게 노을 젓었고 다른 하나는 땀을 흘리며 바쁘게 내려갔다. 강 하류로 급히 가는 뱃사공의 눈에는 한가히 노를 젓는 사공은 게으르고 세상에 뒤처진 사람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천천히 노를 저으면 주변의 풍광에 젖어 있던 한 사공이 서둘러 노를 저어가는 사공에게 말한다.

"그렇게 빨리 내려가서 무얼 하시렵니까. 주변의 산과 나무가 이렇듯 아름다운데 그것을 보는 행복보다 더 큰 행복이 강끝에 있나요?"

사소한 것들이 주는 행복을 잊고 살아서는 안된다. 작은 것에서 행복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은 '부와 명예'에 집착하게 된다. 이들에게 행복은 '평범'이라는 말과 동의어이고 채워지지 않은 빈그릇 같은 것이다.

평범함을 무가치하게 보는 마음은 일상에 자족하지 못한다. 행운을 기다리는 사람에게 행복은 없다. 행운의 네잎 클로버를 찾는 사람들에게 '행복'이 꽃말인 세잎 클로버는 발길에 뜻없이 밟힐 뿐이다.

주변과 일상의 사소한 것들에 마음을 건네야 할 때다. 주위에 항상 있지만 보지 못했던 것을 낯선 장소에서 새롭게 발견하는 것이 여행이라고 했듯이 언제나 곁에 존재하기에 그 가치를 못 느끼는 것들을 다시금 생각해야 한다.

행복을 가꾸고 일상을 소중히 하는 삶에는 불의가 없다. 큰 것을 가지려 하고 정당하지 못한 것을 얻으려 할 때 욕심이 생긴다. 돈 때문에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고 욕심 때문에 남을 속인다.

평범하고 사소한 하루하루의 삶을 따뜻한 애정으로 감싸 안을 때 이 세상은 더욱 살만한 곳이 된다. 모래알이 모여 백사장을 이루듯 작은 행복이 모여 큰 행운이 된다.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행운보다 찾으려는 마음만 있으면 모습을 드러내는 행복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 모인 사회가 아름다운 사회다.

갠지스 강 평양지대인 힌두스탄 지방에는 이런 속담이 있다고 한다.

"사람들이 발목에 걸려 넘어지게 되는 것은 거대한 산이 아니라 작은 돌덩이 때문이다."

거대한 산과 같은 행운을 찾다가 일상의 작은 행복인 '돌'에 걸려 넘어지지는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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