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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공금에 대한 우리의 자세

[LA중앙일보] 발행 2016/06/21 미주판 28면 기사입력 2016/06/20 19:27

서혜전 교무 / 원불교LA교당

옛날 선사 한 분이 있었다. 제자도 많고, 시주도 많아 퍽 유족하였다.

그런데 과일나무 몇 주를 별도로 심어 놓고 직접 가꾸어 그 수입으로 제자 하나를 따로 먹여 살리는 것이다. 제자들이 이유를 물었다.

선사가 답하기를 "그로 말하면 과거에도 지은 바가 없고 금생에도 남에게 유익 줄 만한 인물이 되지 못한다. 그런 그에게 중인의 복을 비는 전곡을 먹이는 것은 그 빚을 훨씬 더하게 하는 일이다. 한 세상 얻어먹은 것이 갚을 때에는 몇 곱절로 갚아야할 고를 겪게 되겠기에 사제의 정의로 그의 빚을 적게 해 주기 위하여 따로 벌어 먹이는 것이다" 하였다 한다. 종교가에서도 그렇지만 공직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눈여겨 볼 이야기라 생각된다.

국가의 녹을 받고 사는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들이 실무는 계약직에 맡기고, 현업은 외주업체를 동원하면서 자신들은 직무관련 문서 작성이나 대행업체 관리·감독 등에만 신경을 쓰고, 실제로 일을 하는 것이 별로 없다는 지적들이 나온다. 구의역사고로 회자되는 메피아. 즉 별 할 일 없는 낙하산 관리자는 높은 월급을 받는 반면 어려운 일을 도맡아 하는 외주 하청 업체직원들은 위험에 노출된 채 박봉에 시달리는 이런 구조적인 모순과 사회적 비리는 개인으로나 사회로나 국가적으로도 당연히 개선되어야 할 문제로 보인다.

"공금을 범하여 쓰지 말며"

원불교에 입문하여 받게 되는 계문 중 하나이다. 다함께 고른 복지혜택을 누리며 인간답게 살아가는 길에 이기주의와 개인주의로는 어렵지 않겠는가. 특히 공공의 복지를 위해 마련되는 공금(국가의 세금, 교단재산 등)을 함부로 한다면 공익심이 말살되고, 공을 빙자하여 개인의 욕심을 채우기 쉽게 된다. 그러면 자연히 개인의 신용은 추락할 것이고, 대중의 원망과 멸시를 부르게 될 것이다. 심지어 법의 제재를 받아 지위를 상실하고 부자유한 구속을 받게 되는 경우도 보지 않았는가. 그렇게 되면 우리가 원하는 복지사회의 길은 더욱 멀어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금을 무섭게 알지 못하는 이유는 결국 지혜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공익을 추구하는 일이 결국 자신에게도 이익이 되는 줄을 알지 못하고, 불같이 일어나는 욕심을 제어하지 못할 때 또는 인과의 진리가 무서운 줄 알지 못할 때 그리고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여 잔인정이 많을 때도 자칫 공금이 남용될 수 있으니 주의할 바이다.

한 사람에게 빚을 지면 한 사람에게만 갚으면 되지만, 공중(대중)에게 빚을 지면 공중에게 다 갚아야하니 인과의 입장에서 빚지는 삶은 곤란하다. 특히 개인주의에 빠진 사람, 이기주의에 빠진 사람들이 공것만 좋아한다든지 빚지는 타성에 젖게 되면 반드시 여러 세상에 노고를 각오하여야 한다고 예로부터 선지식들은 경고하고 있다.

그러므로, 마땅히 공을 빙자하여 개인의 욕심을 채우지 말아야 하며 지극히 공익을 위해 일한다는 생활신조를 확립해야 한다. 공익기관에 종사하지 않더라도, 공공기관의 물건과 물품을 아끼는 일도 공익심을 키우는 일이다. 이렇게 공금이 남용되지 않고, 제대로 사용되면 개인은 대중의 우대와 존경을 받을 것이며 세상은 서로 믿고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복지사회가 되고, 모두가 행복한 낙원사회가 될 것이다.

roof21c7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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