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 Angeles

58.0°

2020.01.17(Fri)

[기자의 눈] 100세 시대 '다른 우물 파기'

[LA중앙일보] 발행 2016/06/29 미주판 9면 기사입력 2016/06/28 22:10

박상우/경제부 차장

'한 우물을 파라'는 얘기가 있다. 현재의 자리에서 묵묵히 일하다 보면 언젠가 바람직한 결실을 맺을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은행에서 30년 넘게 근무한 사람들을 보면 한 우물을 파라는 말이 틀린 것만은 아닌 것 같다.

한 우물을 파다 보니 어느덧 연봉은 10만 달러를 넘어섰고, 여러 부하직원을 거느리는 리더의 자리에 올라서게 됐다.

어떻게 한 곳에서 30년 가까이 일할 수 있을지 존경스러운 마음마저 든다.

특히, 어르신들이 보기엔 이러한 한 우물 외길인생이 올바른 인생일 것이다. 여기저기 옮겨다니고 진로를 바꾸는 것이 그들에게 좋아보일 리 만무하다. 뭔가 가벼워 보이고, 무게감이 떨어져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안정감도 느껴지지 않을 것이고 말이다.

하지만, 한 우물을 파라는 옛말이 하루가 멀다고 바뀌는 현대사회에 여전히 적용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IT기술 등 기술의 발전 속도는 예전보다 빨라졌고, 트렌드 역시 수시로 변하고 있다.

이에 맞춰 이제 우리도 변하지 않으면 도태되기 십상이다. 옛것만 고집하다간 사회 부적응자가 될 수도 있다.

또, 적성이란 것을 무시할 수 없다. 사람마다 재주 한가지씩은 분명 있게 마련인데 이 재주를 잘 살릴 수 있는 분야가 지금의 분야가 아닌 다른데 존재할 수 있다. 한 우물을 파라는 이야기가 어느 케이스이나 똑같이 적용되는 공식이 아닐 수 있다는 말이다. 사람에 따라 이 말이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나 인생은 한번이다. 그리고 이제 100세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지금 파고 있는 우물이 뭔가 아니다 싶으면 과감하게 변화를 시도해보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 다른 우물을 찾으라는 것이다. 잘 팔 수 있는 우물을 선택해야 한다. 사람마다 재주가 다 다르기 때문에 분명 수월하고, 즐겁게 팔 수 있는 우물이 있을 것이다.

물론 주변에 여러 제약이 도사리고 있다. 당장 먹고 살 것이 문제고, 가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처자식이 눈에 밟힌다. 결단을 내리기는 점점 더 힘들어진다. 이럴 땐 두 배 이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시간은 간다. 우물쭈물하다가 어쩔 수 없이 원치 않는 한 우물을 파는 꼴이 될 수도 있다. 얼마나 힘들겠나? 잘 팔수도 없는데 말이다. 힘은 두 배로 더 드는데 결과는 똑같다. 의욕도 생기지 않는다. 어느 순간 일하는 노예나 다름없어진다.

결단이 서지 않을 땐 동기부여가 될만한 사례를 찾아보자. 주변으로 눈을 돌려보자. 타산지석으로 삼을 것이 있는지 말이다. 다행히 이것저것 용기를 북돋워줄 사례는 찾아보면 적지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 로스쿨을 졸업하고 가주 변호사를 하다 핸드백 사업가로 변신한 한인 여성도 있다. 소위 '사'자 직업을 포기했지만 지금이 더 행복하단다.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치과의사가 됐지만 변호사의 길을 선택한 한인 남성도 있다. 전문직의 양대 산맥을 오간 셈이다.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에서 '사막이 아름다운 이유는 우물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힘겨운 이 세상, 과연 나에게는 어떤 우물이 숨겨져 있을까. 여러 우물을 찾아볼 일이다.

오늘의 핫이슈

PlusNews

포토 뉴스

전문가 칼럼전문가 전체보기

HelloKTown

핫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