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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철 국제칼럼]브렉시트와 세계경제의 장기침체

지난 6월 23일 영국이 국민투표를 통해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Brexit)를 결정한 충격적인 대형 악재가 세계 경제와 금융계를 강타하고있다.
오늘 칼럼은 EU 탈퇴 결정에 찬성한 영국인 일부가 이를 번복하려 한다는 소식, 2) EU 탈퇴 결정의 배경, 3) 이 결정이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을 점검하려 한다.

첫째 영국 국민 72%가 투표하여 결정한 브렉시트를 재투표를 통해 번복할 수 있을까?

이번 EU 탈퇴 국민투표에서 52%의 찬성표를 던진 영국인들이 EU의 뜻도 모를 뿐아니라, 영국의 EU 탈퇴가 전세계경제와 정치에 미치는 엄청난 파장에 대한 인식도 전혀 없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영국인의 정치 인식 수준이 이렇게 낮다니 믿기지 않는다. 브렉시트 국민투표 다음 날 구글 최고 검색어가 “EU가 무엇인가요”와 “우리가 EU를 떠나면 무슨 일이 생기나요”라는 문장이었다고 한다.

적잖은 시민이 “다시 투표한다면 EU 잔류에 찬성하겠다”고 하여 새로운 단어 ‘Regrexit(탈퇴를 후회한다)’가 생길 정도다. 현재 250만 영국인이 브렉시트에 대한 재투표 청원에 서명했다고 하지만, 워싱턴포스트는 재투표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본다.



그렇다면 왜 영국인이 브렉시트라는 자국과 온세계에 큰 손해를 끼치는 멍청한 결정을 했는가를 알아 보자. 한때 해가 지지 않는다던 대영제국의 후예이며 현재 세계 5위의 경제대국의 국민이 이처럼 바보스럽고, 무책임하고, 무지한 선택을했을까?

가장 정확한 답은 누가 브렉시트를 찬성했는지를 분석하면 나온다. 영국의 백인, 서민, 노인, 그리고 시골 주민들이었다. 첫째 영국인의 직장을 뺏고, 범죄와 테러의 온실을 조성한다는 왜곡된 의혹을 받는 EU 회원국, 아프리카, 중동, 아시아 등에서 몰려오는 이민자를 혐오하는 사람들이다.

둘째 ‘영국 우선주의’를 부르짖으며, 빅브러더(Big Brother) 행패를 하는 유럽연합에 대한 반감을 품은 국수주의자들이다. 셋째 신자유주의의 깃발인 세계화 확산으로 인한 소득 불평등 심화와 저소득층의 임금 정체에 분노하는 서민들의 저항운동이다.

브렉시트가 불러올 경제와 정치적 피해는 과연 어느 정도일까? 현재론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로, 오랜 기간 엄청난 파장을 가져올 것이다.
각국 언론은 경제적인 측면에서 미국의 대형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 선고가 불러온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정치외교면에서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에 버금간다고 평가한다.

당장 눈에 띄는 파장은 세계 금융시장의 걷잡을 수 없는 요동과 혼란이다. 각국 증시는 대폭락 중이며 이틀 동안 세계 증시의 3조달러가증발했다. 각국 환율도 안정통화인 미국달러와 일본엔 대비 연일 폭등하고 있다. 이틀 동안 영국 파운드 가치는 무려 15% 정도 폭락했다. 영국파운드가 수십년간 지켜온 국제통화자격을 잃을 수도 있다는 무서운 경고도 나온다. 신흥국의 자본이탈이 극성을 부리고, 세계중앙은행은 유동성 부족을 메우려 돈을 찍어내 경기부양책을 준비하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금융시장의 혼란이 불러올 세계 실물경제의 침체이다. 당장 영국의 GDP가 앞으로 3년간 3~7%의 하락을 한다고 한다. 2, 3년 전부터 세계적 ‘장기경제침체’를 경고하는 래리 서머스 교수는 이번 브렉시트 결정은 2차대전 후 최악의 충격을 가져올 것으로 본다. 두 가지 이유에서다. 하나는 지난 20여년간 세계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한 무역의 둔화가 가속하고, 또 하나는 금융시장의 불확실성과 기업이윤의 구조적인 저조로 생산투자가 지속해서 감소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론으로 예상치 못한 영국의 EU 탈퇴 결정은 앞으로 오랜 기간 세계 정치와 경제에 먹구름을 끼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순전히 영국 정치인과 유권자의 정책선택 잘못에서 비롯한 ‘긁어부스럼’이라고 하겠다. 한 번의 잘못된 정책 선택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한국에 이런 말이 있다. “누구를 찍은 이 손가락을 자르고 싶다.” 요즘 많은 영국인들의 심정이 바로 이렇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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