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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거인 친구와 함께 동화 속 여정 떠나요

빅 프렌들리 자이언트(The BFG)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마크 라일런스, 루비 반힐, 페넬로페 윌튼 등
장르: 판타지, 가족
등급: PG


스티븐 스필버그가 돌아왔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로 유명한 영국작가 로알드 달의 또 다른 인기 소설 '빅 프렌들리 자이언트(The BFG)'가, 돌아온 스필버그의 선택이다. 워낙 꾸준히 명작을 내놓았던 성실한 감독이긴 하지만, 'E.T' 를 떠올리게 하는 웃음과 동심 가득한 따스한 이야기로 관객과 만나는 것은 오랜만이다. 물론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작인 'E.T'의 감동에야 비할 바가 아니지만, 마음이 정화되는 동화 한 편을 읽은 듯한 기분을 선사하기엔 부족함이 없다. 영화가 끝나고 엔드 크레딧에 스필버그의 이름이 올라가는 순간, 저절로 박수를 치고 싶게 만드는 저력은 여전하다.

이야기는 원작 소설을 충실히 따른다. 구구절절한 도입부 없이 시작과 동시에 신비롭고도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를 만들며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영국 고아원에 살고 있는 호기심 많은 소녀 소피(루비 반힐)가 주인공이다. 늦은 밤까지 혼자 이불 속에서 책을 읽기 일쑤인 소피는, 우연히 밤거리를 누비는 거인(마크 라일런스)을 발견하고 깜짝 놀란다. 정체를 들켰단 사실을 알아차린 거인은 침대 위 이불째 소피를 데리고 거인 나라로 돌아간다. 소피는 여러 차례 탈출을 시도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거인도 '소용없을 것'이라며 퉁명스럽게 소피를 대한다. 하지만 심술궂고 거칠고 몸집도 훨씬 큰 다른 거인들이 등장하자, 그는 오히려 소피를 숨겨주고 구해준다.

사실 거인은 온 세상의 꿈을 수집하고 이를 조합해 사람들에게 행복을 선물하는 일을 하고 있지만, 다른 거인들에 비해 작은 체구와 내성적 성격으로 늘 괴롭힘을 당하는 처지다. 한때 인간 소년과 우정을 나눴다 친구를 잃었던 아픔도 간직하고 있다. 소피와 거인은 서로를 조금씩 이해하고 아끼게 되고, 소피는 거인에게 BFG(빅 프렌들리 자이언트·Big Friendly Giant)라는 애칭까지 선사한다.



둘의 우정은 소피를 잡아 먹으려는 못된 거인들로 인해 위기를 맞는다. BFG는 소피를 지키려다 그동안 수집해놓았던 꿈의 대부분을 잃기까지 한다. 소피는 못된 거인들을 혼내주고 BFG를 지키기 위해 궁리하다, 영국 여왕을 찾아가기로 결심한다. BFG가 제조한 꿈을 통해 거인 나라의 상황을 알린 후, 직접 찾아가 도움을 청하겠다는 생각이다. BFG는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길 꺼리며 망설이지만 소피의 설득 끝에 용기를 내 여왕 앞에 서고, 여왕은 기꺼이 이들을 돕기 위해 나서며 둘의 우정은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린다.

한 편의 동화처럼 아름다운 이야기를 완성해 낸 데는 스필버그 감독의 공이 가장 크겠지만, BFG 역을 맡은 마크 라일런스의 경이로울만큼 섬세한 표정 연기가 선사하는 놀라움도 만만치 않다. 주름 가득 패인 눈으로 희미하게 웃으며 더없이 행복한 표정을 지을 때나, 눈을 동그랗게 뜬 채 큰 귀를 쫑긋대며 놀라는 표정을 지을 때면, 그 순수함이 그대로 전해져 마음이 녹아내리는 듯한 기분마저 든다. 소피 역의 아역 루비 반힐이 보여주는 당찬 연기도 훌륭하지만, 라일런스의 '하드 캐리'엔 한참을 못 미친다.

극의 톤이 일정치 못한 부분은 다소 아쉽다. 판타지적 분위기가 짙던 초중반부를 지나, 소피와 BFG가 여왕을 만나는 부분에 들어서면 영화 전체가 갑자기 코믹하고 명랑한 어린이 모험 장르로 탈바꿈하는 느낌이다. 하지만 난생 처음 제대로 인간 세상을 경험하는 BFG가 궁전에서 벌이는 좌충우돌이 너무도 익살맞고 사랑스러워, 오히려 더 이야기에 흠뻑 빠지게 되는 감도 없지 않다. 스필버그 감독답지 않게 다소 유치하고 성급한 결말조차 너그러이 용서하게 되는 힘이다.


이경민 기자 lee.rache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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