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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프리즘] 안상필 부행장, '낭'과 '패'

[LA중앙일보] 발행 2006/11/20 경제 3면 기사입력 2006/11/17 18:51

중앙은행 / 정치력 신장은 경제력이 밑거름

계획했던 일이 제대로 되지 않고 실패했을때 흔히들 '낭패'를 봤다고 한다. 낭패는 용이나 해태처럼 전설상의 동물 가운데 하나인데 낭은 앞다리가 없는데 용감한 반면 패는 뒷다리가 없는 대신 몹시 영리한 동물이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낭과 패는 같이 다녀야만 제 구실을 할 수 있는 동물들로 낭패를 봤다는 말은 낭과 패가 떨어지는 경우를 뜻하는 말이다.

낭패는 전설에나 나오는 동물이겠지만 현실에서 낭패를 발견하기는 그다지 어렵지 않다. 특히 자본주의가 바탕인 민주주의 사회에서 낭과 패를 경제와 정치로 구분짓는데는 그다지 무리가 없을 것 같다. 경제를 미시적으로 보면 개별 경제주체들의 생산과 소비 활동이 주를 이루지만 거시적인 관점에서는 통화 물가 금리 규제 등 정책적인 면이 그 핵심을 이룬다.

물론 톱니바퀴처럼 두 축이 맞물려 돌아가지만 이 과정에서 경제에서 제대로된 정치의 역할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들에서 이런 저런 정치적인 혼동이나 위기가 있을때마다 해외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뉴스가 있다. 무디스나 스탠더드&푸어스와 같은 신용평가기관의 국가 신용도 조정이다. 그만큼 정부의 올바른 경제정책 정치적 안정 그리고 자유 기업의 의지는 경제에 많은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있다.

얼마 전 실시된 선거에서 14명의 한인이 당선됐다는 사실은 이런 측면에서 한인 커뮤니티에는 상당히 고무적이다.

판매세를 거두고 집행하는 조세형평국(BOE) 위원에서 부터 주 상하원 의원 시의원 교육위원까지 다양한 자리에 한인들이 당선됐다는 사실은 여러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정치력 신장이 한인사회라는 특정 커뮤니티를 드러내놓고 밀어준다거나 편의를 봐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절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한인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소수계로서의 불리함을 극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그 의미는 간과할 수 없다. 특히 풀뿌리 민주주의 다양한 대의정치가 주를 이루고 있는 미국사회에서 한인 정치력 성장은 경제 성장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다.

또한 100년이 넘는 이민역사 특히 더욱 복잡한 멜팅팟(melting pot)이 되어가고 있는 미국 사회에서 한인 커뮤니티의 다원화라는 의미도 크다.

정치와 경제의 상관관계를 생각해 보면 한인사회의 경제력 신장에 정치력이 어떤 식으로든 밑거름이 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해볼 수 있다.

이민이라는게 별거 있겠는가. 잘 살고 잘 먹고 아이들 잘 키우기 위해 오는 것이다. 그런 만큼 연륜이 짧은 이민사회는 경제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당연히 정치와 문화 등 소수계 사회의 다원성은 취약할 수 밖에 없다. 한인사회가 지금까지 먹고 살기 위한 경제에 집중하면서 낭패를 본 적이 있을까. 한인 개별 경제주체들마다 느낀 점이 다르겠지만 전혀 없었다고 말하기는 힘들 것이다.

하루 아침에 이뤄지기는 힘든 일이다. 그렇지만 꾸준한 경제와 정치라는 낭패가 함께 제 구실을 할 수 있는 보다 성숙하고 발전된 한인사회의 모습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더 커진 것만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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