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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기도하기를 멈출 수 없습니다

[LA중앙일보] 발행 2016/07/05 미주판 28면 기사입력 2016/07/04 19:35

김정국 신부 / 성 크리스토퍼성당

우리는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성장하며 성화 한다. 사람이 사람에게 하느님의 가장 큰 축복이요, 가장 소중한 선물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인간관계 같이 우리 삶에 어려움을 주는 것도 없다. 부모와 자식, 부부, 집주인과 세입자, 거래처와 고객, 이웃들 사이에 맺는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대화하고 소통을 잘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오늘날 많은 심리 전문가들이 한결같이 지적한다.

우리 삶을 풍요롭고 원만하게 꾸려 가고 가꾸어 가는 데 대화는 결코 사소한 일이 아닌 것이다. 이는 우리의 영적인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다. 인간 관계 속에서의 소통에 대해 알면 알수록 그것을 통해 우리가 기도를 더 잘 이해하게 되고 동시에 기도를 잘 이해하면 할수록 인간적 소통의 진정한 의미를 더 잘 알게 된다.

우리가 이웃과의 갈등이 있을 때, 곤혹스러운 상황에 부딪히게 되었을 때, 우리 심리의 배후에 자리하고 있는 그 맥락을 이해하면, 대화의 어려움을 극복하며 자신의 생각과 의지를 더 명확히 알아내서 관계를 개선해 가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고들 말한다. 그런데 이런 인간적 소통의 체험은 우리 기도생활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기도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셨다. '우리가 기도를 드리기 전에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 알고 계신다. 그러면 우리가 왜 기도해야 하는가? 그것은 우리가 하느님께 바라고 얻으려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 자신을 더 분명히 알기 위해서다.' 이 말씀은 우리가 기도를 통해 하느님께 진정 무엇을 바라고 무엇을 청해야 할 것인지를 배우기 위해서 기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 관계의 원만함과 소통 능력이 그 사람의 성숙함을 드러내듯이 한 사람이 하는 기도 내용을 보면 그의 영적 상태와 그 성숙도가 드러남을 알 수 있다.

우리는 흔히 기도를 '하느님과의 대화'라고 말한다. 틀린 말이 아니다. 기도는 확실히 상호적이고 인격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기도하는 사람에게 볼 수 있듯이 사람은 최고의 존재인 하느님과 소통하도록 창조된 존재이다. 하느님은 우리를 소통하라고 만드셨다고 말하면 너무 과장된 말일까. 서로 사랑하라는 계명이 서로 소통하라는 계명이라고 고쳐 말할 수는 없을까.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들에게 사랑받기를 바라듯이 자신의 마음을 이해받기를 바란다. 특히 내가 사랑하는 사람, 가까운 사람에게 이해받는다고 느낄 때 더 큰 행복을 느낀다.

우리는 사랑하기 어려운 것처럼 기도하는 것에도 어려움을 느낀다. 그러나 이런 어려움이 바로 우리가 정말로 기도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해주고 또 기도를 통해 우리가 참으로 구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게 해준다. 우리는 하느님을 닮아서 기도를 통한 초월적 소통에까지 들어 높여진 존재다. 이런 자신을 발견하고 하느님 안에서 소통되는 모든 관계를 통해 우리가 참된 기쁨과 행복을 얻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 바로 기도이다. 따라서 우리는 생명을 위해 숨 쉬는 일을 그만둘 수 없는 것처럼 기도하기를 멈출 수 없음을 고백하게 된다.

bano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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