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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업] 주의산만증과 당뇨병의 닮은 꼴

수잔 정/소아정신과 전문의

주의산만증을 판단하는 질문은 다음과 같다. 1. 흔히 세부적인 면에 대해 면밀한 주의를 기울지 못하거나 학업, 작업, 다른 활동시에 부주의한 실수를 저지른다. 2. 일이나 놀이 도중 지속적으로 주의집중이 힘들다. 3. 다른 사람이 말을 할 때 경청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4. 흔히 지시를 따르지 못하고 학업, 잡일, 작업 상의 임무 수행을 못한다. 5. 과업이나 활동을 체계화하지 못한다. 6. 지속적인 정신적 노력을 요구하는 학습이나 숙제 등을 피하고 싫어하며 저항한다. 7. 활동이나 학습에 필요한 도구(장난감, 연필, 책)를 잘 잃어버린다. 8. 외부 자극에 쉽게 산만해진다. 9. 일상적인 활동을 잘 잊어버린다. (17세 이상 청소년과 성인은 9가지 중 5개, 17세 미만은 6가지가 해당될 경우 주의산만증일 확률이 높다. 단 교통사고나 신체적 질병으로 이 같은 증세가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는 있다.)

과잉행동 및 충동성을 판단하는 질문은 다음과 같다. 1. 손발을 가만히 두지 못하고 의자에 앉아서도 몸을 옴지락거린다. 2. 앉아 있어야만 되는 교실이나, 비슷한 상황에서 자리를 떠난다. 3. 실내에서 뛰어다니거나 기어오른다. 4. 여가 활동시에 조용히 참가하지 못한다. 5. 끊임없이 움직이거나 무엇인가에 쫓기는 것처럼 행동한다. 6. 수다스럽게 말이 많다. 7. 차례를 기다리는 게 힘들다. 8. 다른 사람들의 대화나 활동에 방해하고 간섭한다. (설문 중 5가지에 해당되면 과잉행동 및 충동성 증세가 의심된다.)

앞의 두 가지 증상을 각각 보이거나 두 가지 모두에 해당될 경우 빨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당뇨병을 다루는 원리와 비슷하다. 당뇨병이 췌장이라는 우리 몸 장기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이라는 화학물질의 문제로 생기듯이 주의산만증은 두뇌라는 장기에서 분비되는 도파민이라는 화학 물질의 부족 때문에 발생한다.

당뇨병 치료가 늦어지면 무서운 합병증이 생기듯 주의산만증도 적합한 치료를 안 하면 우울증, 불안감, 대인관계 문제 등이 발생하고 결혼이나 직장 생활의 실패, 술 또는 마약 남용, 반사회성 행동이나 범죄에까지 이를 수 있다.



당뇨병의 경우 약물치료로 모자라는 인슐린을 주입하듯 주의산만증 치료도 부족한 도파민을 필요한 시간에 보충해 주어야 한다. 여기에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법과 주위 사람(학교 및 가정)과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주의산만증을 보인다고 해서 나쁜 아이인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는 집안의 유전인자로 생긴 두뇌의 질환이며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함으로써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또한 주의 산만증과 지능지수(IQ)는 상관이 없다. 존 F 케네디 대통령, 과학자 아인슈타인,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이 주위산만증 환자라고 알려지고 있다. 이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한곳에 집중하는 그들을 격려하고 소소한 잘못을 용서하는 주의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주의산만증은 집중을 못해 자신의 탁월한 지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쉽게 자신을 포기하게 된다. 따라서 우울증상이 많아진다. 또한 이들은 남보다 정이 많고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하려고 애를 쓴다. 그런데 공부에만 관심이 있는 엄마를 즐겁게 하기는 힘들다. 그래서 쉽게 포기하기도 한다. 우선 아이가 잘하는 분야를 인정하고 자신감을 길러주다보면 점차 전두엽이 성숙돼 못하던 분야도 용기를 갖고 자신있게 임하게 될 것이다.

당뇨병에 걸린 것은 그 사람의 잘못이 아니다. 주의산만증으로 고생하는 자녀나 배우자도 가족 유전의 희생자일 뿐이다. 이들을 이해하고 격려하고 믿음으로 지켜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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