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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철 국제칼럼]대우조선의 회계사기

2016년 한국경제는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올해 경제 성장률이 매우 낮은 2%대로 전망되고, 청년 체감실업률은 47%라는 충격적인 소식이다. 여기에 한 때 한국 수출의 엔진 역할을 해 온 기간산업인 조선과 해양, 철강 산업이 구조조정이란 대수술을 받을 처지에 있다.

이 와중에 터진 것이 바로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사건이다. 말이 분식(Make-up)회계이지 바로 회계사기이며 회계조작이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는 지난 7월1일 “대우조선은 한국판 엔론(Enron)이다”고 갈파했다. 알다시피 엔론사건은 미국의 대형 에너지회사 엔론이 수년에 걸쳐 적자를 흑자로 둔갑시킨 분식회계가 2001년에 사법당국에 적발되어 사장과 CEO 등 주요 경영진이 24년이란 장기 복역선고를 받고, 회사는 2004년 완전 공중분해된 사건을 말한다.

엔론에 비유하는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사건이란 무엇인가?
가장 대표적인 최근의 예를 들어 보자. 대우조선해양은 2013년 4,409억, 2014년 4,711억원 흑자를 발표했는데, 실은 2013년에 7,784억, 2014년에 7,429억원의 적자를냈다. 그리고 같은 기간 임직원에게 2,000억원 상당의 성과급을 지급한 황당한 운영상태가 감사에서 발견됐다.



이 같은 분식회계로 지난 15여년간 정부의 정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서 대출받은 금액이 무려 40조원대라 한다. 그리고 대우조선 비리의혹으로 현재 수감 중인 남상태 전 사장은 친구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20억을 챙기고, 회사돈 5억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같은 국민 혈세의 낭비와 정경유착이란 부패와 비리에 대해 무한한 책임을 져야 할 청와대와 정부 관련기관의 무능하고 부실한 대응방안이다.

2015년10월22일 청와대 안에 있는 ‘서별관’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 그 날 서별관에 한국 경제 운영을 총괄하는 경제 각료 6명이모여 회의를 했다. 당시 안종범 청와대 수석,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참석했다. ‘비공개 거시경제정책협의체’라는거창한 회의 이름에서 잘 나타나듯이, 청와대와 관계부처 당국자들이 ‘비공개, 비공식’적으로 부실 덩어리인 대우조선의 정상화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그런데 문제는 이 중요한 회의에서 대우조선 정상화와 분식회계에 대한 진지한 토의도 없이, 오히려 대우조선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대규모 긴급 자금지원을 해야 한다는 엉뚱하고 황당한 결론을 내렸다 한다.

이 회담 뒤 일주일만에 산업은행은 4조2000억원 규모의 자금지원을 발표했다. 오죽하면 조선일보의 이날 사설은 이 같은 산업은행의 정상화 방안을 “대우조선이 돈벼락을 맞은 셈이다”고 비꼬았을까? 이 돈벼락에는 유상증자, 새로운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신규 대출, 기존의 출자를 전환하는 3가지 방안이 모두 포함되었다.

첫째 산업은행이 1조원을 투자하여 대우조선이 신규 주식을 발행하도록 한다고 했다. 둘째 산업은행이 새로 1조6000억, 수출입은행이 새로 1조6000억, 즉 3조2000억원의 돈을 더 빌려준다고 했다. 셋째 산업은행이 기존의 1조원 대출을 출자로 전환한다고 했다. 출자전환이란 전에 빌려준 대출을 그 부실회사의 주식과 맞바꾸는 것이다. 이 긴급 구제금융지원의 총액이 5조2,000억원이다!
현재 국회에서 이와 관련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대상으로 대정부 질의가 진행 중이다. 이제 국회가 할 다음 순서는 무엇인가?

다행히 현 20대 국회는 모처럼 찾아온 여소야대의 국회이다. 따라서 반드시 빠른 시일 안에 국회청문회를 열어 1)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2)책임자들을 색출하여 엄벌하고, 3)대우조선해양의 운명을 순수한 경제논리하에서 결정해야 한다. 더민주당은 이번 기회에 대마불사 신화를 깨고 일벌백계의 엄중한 사례로 대우조선의 ‘해체’를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벼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앞으로 줄줄이 엮여있는 수 많은 기간산업 구조조정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본다. 그리고 경제와 사회정의를 실천할 수 있는 정권교체가 왜 절실한가를 알려주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바보야, 문제는 경제보다 정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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