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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향계] 애완견도 성형수술?

[LA중앙일보] 발행 2006/11/30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06/11/29 20:52

장칠봉 수의사

오래전 근무하던 응급동물병원에서 당직할 때다. 그 응급병원은 동물이 차에 치었다든가 또는 급성심장병 같이 생과 사를 헤매게 되어 급히 찾아오는 동물이 주 고객이다. 그렇기에 응급동물환자는 허약한 상태이고 주인조차 얼굴이 사색일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날 응급치료를 받으러 온 개는 병원에 들어오기 싫다고 병원입구에 턱 버티어 있고 주인인 젊은 여자는 개를 끌어 당기고 달래느라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환자 나이는 3세 건강한 독일 셰퍼드이며 이목구비가 뚜렷한 미남형(?)이다. 특이한 것은 몇 달 전 동물치과전문병원에서 송곳니 4개 전부를 금으로 도포했다. 치아가 상해서 '크라운'한 것이 아니라 미용상 아름답게 보이도록 금으로 번쩍번쩍 덮은 것이다.

응급이라고 급히 온 이유가 갈비를 뜯었는데 금니가 상하지 않았나 해서다. 살펴보니 번쩍이는 금니사이의 잇몸에 울혈성 반점만 있을 뿐이었다.

생과 사를 주로 다루는 응급병원에 건강한 고객이 왔으니 환자의 필요성보다 약이 있어야 안심하는 주인의 요구를 채워주고자 항생제와 영양제를 함께 처방했지만 나의 마음은 개운하지 않았다.

성형수술을 받고자 동물병원에 애완동물이 많이 온다. 귀 자르고 귀 세우는 수술 또는 꼬리 절단 하는 수술을 한다.

수술받은 개가 아름답게 된다는 것은 개 보다는 사람 눈에 특히 주인 눈에 아름답게 보인다는 것이다. 따라서 수술 후 수의사는 이뻐졌다고 생각하지만 주인 눈에는 그렇지 못해서 말썽이 일곤 한다. 아름답다고 보는 눈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같은 수의사가 똑같은 기술로 똑같은 방법으로 수술했다고 해도 후일 나타나는 결과는 개체의 반응 여부에 따라 똑같이 나타날 수는 없다. 달리 말하자면 더 추해보일 수도 있다. 그렇기에 미용만을 위한 성형수술은 수의사가 먼저 권장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미국수의사협회에서도 미용만을 위한 수술 특히 수술후 오랫동안 고통을 주는 단이 단미수술은 수의사에게 권장하지 않고 있다.

인간의 경우 성형수술도 마취해서 행하기 때문에 부작용과 의료사고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모든 성형수술을 기피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상처 난 부위 병든 부위를 도려내고 치료하기 위해 외과수술도 하고 더불어 성형수술도 겸한다면 권장할 만 하다.

환자 스스로 자신이 아름답지 못하다고 생각해서 심한 열등감을 갖고 있는 정신병(?) 환자일 경우 그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으로 성형수술을 시행한다면 그 성형의사는 마땅하고 옳은 치료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생명의 존중과 아프고 병든 사람을 치료해주는 것이 의사의 기본 임무이기 때문이다.

나는 요즘 치아 임플란트 수술을 받기 위해 치과에 다니고 있다. 4개의 앞니가 흔들린지 오래 되었다. 어금니 조차 한쪽은 전에 덮고 채운 부분이 마모 되어서 금으로 다시 덮고 다른쪽은 임플란트를 해야할 정도로 못쓰게 되었다고 한다. 충치도 제거하고 헌니가 새 치아로 교환되면 미용에도 물론 도움이 되겠다.

하지만 내가 사반세기전 응급동물병원에서 개의 미용치아를 보고 느꼈던 당혹감을 뚜렷이 기억하고 있는데 이제 나자신도 성형치아수술을 기꺼이 받고자 하니 (비유는 좀 뭣하지만) 어쩐지 격세지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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