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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언론이 교계문제를 보도하는 이유

[LA중앙일보] 발행 2016/07/14 미주판 9면 기사입력 2016/07/13 22:25

장열 기자/사회부 차장·종교담당

요즘 한 대형교회 분쟁을 보도하고 있다. 교인들로부터 항의전화가 이어졌다. 욕설도 들었다. 취재기자로서 으레 겪는 일이다.

사실 저널리즘의 관점에서 신념의 영역인 종교를 논하는 건 무의미할 때가 많다. 신념의 렌즈를 통하면 똑같은 기사를 읽어도 반응과 해석은 제각각이다.

종종 항의를 빙자한 요구를 받는다. "교회에 대한 부정적 기사는 쓰지 마라. 좋은 기사만 써달라."

이해는 된다. 허물이 드러나는 것을 누가 반기겠는가. 다만 양지를 보도해야 한다면 음지 역시 조명해야 하는 게 언론이다. 단연코 의도는 없다. 교계 내에서 발생한 '사실'과 '현상'을 기자로서 있는 그대로 전할 뿐이다.

교계 이슈는 보도가 당연하다. 한인 이민사회의 특수성 때문이다. 퓨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미주 한인 10명 중 7명이 기독교인이다. 한인 이민 역사는 교회와 함께 태동했고 현재 미주에는 4000여개 이상의 한인 교회가 세워졌다. 이만큼 기독교와 밀접한 커뮤니티가 있는가. 그곳에서 발생하는 일이 곧 한인들의 관심사다.

교회는 거대 자본과도 얽혀있다. 한인 대형교회들의 1년 예산은 보통 1000만 달러 내외다. 이 정도면 꽤 규모가 있는 중소기업이다.

교회는 때론 큰 건물을 짓기도 하고 매주 거액의 헌금도 걷히기 때문에 여기에 줄을 대기 위한 은행권의 경쟁도 치열하다.

언론은 현시대를 조명하고, 기독교는 사회적 울타리 안에 존재한다. 교회는 종교적 특성상 세상과 구별을 추구할 수 있지만 분리된 성역은 아니다.

요즘은 '기레기(기자+쓰레기)'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땅에 떨어진 언론의 신뢰성을 꼬집는 용어다. 그때마다 기자로서 더욱 정론을 펼쳐야겠다고 내심 다짐하지만 그렇다고 크게 개의치 않는다. 그 용어 때문에 이 직업을 부끄럽게 여긴다거나 외부 시선을 부담스러워하지도 않는다.

기독교는 어떤가. 일부 어그러진 모습에 '개독교'라는 용어도 있다. 일각에서는 행여 부정적 기사 때문에 교계 전체가 매도당할까봐 우려하지만 그럴수록 여론을 염려하기보다 소명과 책임을 다하는 게 기독교가 진정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개인적으로 기독교 신앙이 있다. 그렇다면 교회를 위해서 긍정적인 기사만 써야하는가. 그런 기사만 쓴다면 교계에서 칭송은 받겠지만 그런 보도야말로 편향적 아닌가.

만약 기독 직업인들이 각 분야에서 교인 또는 교회라는 이유로 특혜를 주거나 예외를 둔다면 그건 절대로 신앙적 양심에 따른 옳은 직업 윤리가 아니다.

기자 역시 본분을 망각한 채 교회와 관련, 부정적 이슈에 대해 의도적으로 논란을 가리거나 '사실'을 왜곡 또는 오도한다면 독자들은 그런 언론을 정말 신뢰할 수 있는가.

교회는 때론 집단의 힘을 이용해 언론의 약점을 언급한다. "광고를 끊겠다" "불매운동을 벌이겠다" 등의 협박성 발언이다.

그러나 잘못 짚었다. 언론에게 정말 두려운 건 제 기능, 제 역할을 못하고 저널리즘이 변질되는 게 더 무서운 거다.

미주 한인사회는 기독교와 밀접하기에 교회가 병들면, 사회도 병들 위험이 있다. 교회는 그에 대한 '책임'이 따르는 기관이다.

기독교를 향한 언론의 시선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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