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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향계] 오프라 윈프리의 '멘토'

[LA중앙일보] 발행 2006/12/08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06/12/07 17:31

정연진 한류포럼 디렉터

2006년은 여성 리더십이 돋보이는 해였다. 한국에서는 헌정사상 최초의 여성총리가 탄생했고 미국에서도 지난 11월 중간선거에서 한인 여성들이 대거 당선되었는가 하면 은행가에서는 최초의 여성 행장이 탄생했다.

여성 지도자가 양성되기 위해서는 여성들이 같은 여성들을 이끌어주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그 길을 걸어간 여성 선배가 없기에 조언을 구하거나 경험을 전수받을 수 있는 상대를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여성들에게는 사회 생활에 필요한 조언과 충고를 해 줄 수 있는 '멘토' 즉 정신적 스승이 필요한데 오히려 '여성의 적은 여성이다' 라는 말이 있는 것을 보면 서로를 인정하고 키워주는데 인색한 것 같다.

귀감이 될만한 예를 하나 들어 보자. '오프라 윈프리 토크쇼'로 유명한 오프라 미국 여성 중에서 손에 꼽힐 정도의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그녀에게는 '엄마같고 언니같고 친구같은' 스승이 있다. 바로 마야 앤젤루라는 전설적 인물이다. 마야 앤젤루는 시인이자 작가이며 영화배우 및 제작자 민권활동가 교육자로 왕성한 활동을 벌여왔고 빌 클린턴 대통령의 취임식에 초청받아 자작시를 낭독하기도 했다. 그녀의 작품은 자서전 '나는 새장의 새가 노래하는 이유를 안다' 를 비롯해서 전미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12번이나 올랐다.

오프라와 마야는 흑인소녀로서 가난하고 불우했던 시절을 보냈고 어린 나이에 성폭행까지 당한 쓰라린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마야는 8살의 어린 나이에 겪은 성폭행의 충격으로 한 때 언어능력까지 상실했으나 모진 역경을 극복하고 시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지도자가 되었다.

오프라는 20여년 전 마야를 처음 만났을 때 즉각적으로 유대감을 느꼈다고 한다. 마치 평생 서로를 알아왔던 사람들처럼 둘은 친밀하게 대화를 나누었고 마야는 오프라에게 실패와 좌절 성공과 승리의 순간에 정신적 지주가 될 수 있는 인생의 스승이 되어 주었다.

오프라는 그녀 곁에 있으면 '어려운 일들이 녹아 버려 마치 지친 하루 후에 따뜻한 욕조에 들어가는 것' 같다고 했다. 오프라는 자신의 토크쇼에서 마야에게 묻는다. "선생님처럼 안에서 우러나오는 자신감으로 빛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선생님의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가요?"

마야의 대답은 "사랑에서 나오는 것이지. 탐닉하거나 감상적인 사랑이 아닌 인간이 신을 갈구하는 상태라고 할까. 이 벙어리 소녀로 하여금 영적인 시를 쓸 수 있게한 그 원천적 힘이 바로 사랑이란다. 나의 인생에 다양한 빛깔로 와서 자신감을 심어준 것은 사랑이지."

그렇다. 바로 자신감의 원천인 사랑. 이것이 여성을 키워주는 여성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닐까한다. 그러기 위해 여성들 스스로 같은 여성에게 포용력과 열린 마음을 가져야겠다.

한 해를 돌아보는 시점에서 내 주변에 사랑으로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는 상대가 있는지 그러한 사랑을 배우거나 베풀고 싶은 상대가 있는지 찾아보자. 그러한 인간관계를 재발견할 수 있다면 더없이 풍요롭고 푸근한 연말이 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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