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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독자 반응으로 확인한 집밥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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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16/07/16 미주판 8면 기사입력 2016/07/15 21:20

오수연/경제부 차장

엄마는 요리에 취미가 없다. 요리하는 것을 즐기지도, 그렇다고 솜씨가 그리 뛰어난 편도 아니다. 나물 하나를 무치는 데도 네이버에서 레시피를 검색하고 어쩌다 반찬을 2~3가지 할라치면 하루종일 부엌에서 동동거린다.

그런데도 엄마가 차려주는 밥상은 항상 맛있다. 고급 레스토랑에서 먹는 요리나 좋은 한식당에서 한상 내어오는 수십가지의 반찬보다 더 좋다. 별것 없는 엄마표 반찬이 뭐 그리 좋을까 하고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유는 간단하다. 엄마가 만드는 음식에는 가족을 위한 정성이 들어가 있다. 그래서 항상 귀찮다는 엄마를 졸라 '엄마표 반찬'을 조른다.

많은 사람들이 집밥에 대한 갈망이 있다. 쿡방과 먹방이 인기를 끄는 이유다. 그중에서도 백종원의 요리 프로는 단연 인기다. 요리를 못하는 이들도 집밥을 해 먹을 수 있도록 가이드해 주기 때문이다. 최근 다시 시작한 삼시세끼 역시 내용은 별것 없는데 항상 시청자들의 채널을 고정시킨다. 역시 이유는 집밥에 있다. 사람들은 차승원이 직접 주방에 들어가 뚝딱뚝딱 잘 해먹는 것을 보며 집밥에 대한 대리만족을 느낀다.

이러한 집밥에 대한 열풍은 외식산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CJ의 '계절밥상', 이랜드에서 운영하는 '자연별곡', 신세계의 '올반' 등 한식뷔페가 인기다. 뷔페라고 해서 가짓수만 늘려 놓은 그런저런 음식을 차려놓은 것이 아니다. 엄선된 재료를 사용할 뿐 아니라 지역 특산물이나 건강식 위주로 만들었다. 고객들의 필요를 정확히 짚어낸 것이다.

미국 역시 그런 필요가 다르지는 않다. 얼마전 '집밥처럼…주부표 반찬 잘 팔리네'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하나 썼다. 솜씨 좋은 주부들이 집에서 만든 반찬을 정기적으로 주문해 먹는 가정이 늘고 있다는 내용이다.

가정식 반찬 판매가 인기를 끄는 이유 역시 위와 같다. 건강식을 선호하는 한인들이 증가하고 있고 마켓이나 식당에서 판매하는 것보다 덜 자극적인 집밥 스타일의 음식을 먹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여성포탈 이지데이가 집밥에 대한 인식을 조사했다.

집밥이라는 단어를 떠올렸을 때 느껴지는 감정에 대한 물음에 응답자의 41.8%가 '따뜻하다'고 답했고 '건강하다(27.8%)', '맛있다(26%)'라고 느끼고 있었다. 집밥을 원한다는 사람은 압도적으로 많다. 91.5%. 사람들이 얼마나 집밥을 그리워하는 보여주는 조사결과다.

그래서인지 주부표 반찬 기사가 나간 이후 문의가 쇄도했다. 나이가 꽤 들어보이는 목소리의 한 남성 독자는 전화번호를 물어보며 "이제 나이가 들어서 와이프가 국을 안 끓여준다. 이렇게 주문해서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돼서 너무 감사하다"고 전했다. 대부분 문의처를 묻는 독자들은 끊으며 '감사하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한 기사였는데 최근 몇 년 사이 쓴 기사 중에 '감사하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던 기사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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