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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포커스] 우리집에도 나타난 '포켓몬 고'

'뭐가 그렇게도 재밌을까?' '포켓몬 고' 열풍 현상을 보면서 생긴 의문 중 하나다. 괴물(포켓 몬스터) 한마리 잡겠다고 스마트폰 좀비처럼 여기저기 몰려다니는 모습이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더구나 게임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교통사고가 나고, 강도 피해를 입고, 심지어 절벽에서 떨어지거나 목숨을 잃는 사태까지 벌어진다는 소식에 어이가 없기까지 했다. 요즘 젊은 친구들은 즐길만한 일들이 많지 않은 모양이구나 싶었다.

하지만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열기는 식을 줄 모른다. 오히려 이젠 열풍 단계를 넘어 광풍 수준으로 변했다.

출시 1주일여 만에 미국서만 하루 사용자 2100만 명을 돌파하며 단번에 최고의 모바일 게임 타이틀까지 따냈다. 그 뿐만이 아니다. 호주, 독일, 영국 등 서비스가 시작된 국가들마다 난리다. 심지어 공식 서비스가 시작되지도 않은 한국에서조차 벌써 40만 명 이상이 앱을 다운로드 받았다고 한다. 이런 폭발적인 관심에 일부 발 빠른 기업들은 마케팅에 활용하는 방안까지 모색하고 있을 정도다. 단순한 모바일 게임으로 생각했지만 이제는 파급 효과가 어디까지 미칠지 모르는 신드롬이 됐다. 앙증맞은 괴물들이 스마트폰을 점령해 버린 것이다. 이쯤 되면 동참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이해 정도는 해 둘 필요가 있다. 그것이 마하의 속도로 변화는 세상에 그나마 적응하는 방법이다.

특정한 현상의 근원에는 항상 원인이 있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포켓몬 고' 열풍의 배경에는 어떤 요인들이 작용한 것일까.



인기의 첫번째 이유는 기술과 추억의 결합이다. '포켓몬 고' 사용자의 주 연령층은 20~30대의 밀레니얼 세대(1980년 초반부터 2000년 초반까지 출생자)다. 포켓 몬스터가 처음 출시된 시기가 90년대 말이니 이들 중 상당수는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시절을 이들 캐릭터들과 함께 보낸 셈이다. 여기에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AR)'이라는 첨단 기술이 더해져 디지털에 친숙한 이들 세대의 취향을 제대로 자극한 것이다. 다소 생소한 '증강현실'이란 실제 이미지나 배경에 3차원의 창작물을 추가하는 것을 말한다. 가상으로 만들어진 포켓 몬스터 캐릭터가 실제하는 표지판이나 길, 공원 잔디밭 등을 배경으로 등장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기술 덕분이다. 카드게임을 하고 캐릭터 상품을 모았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 고스란히 스마트폰 안으로 들어온 셈이다.

두번째는 네트워크의 매력이다. 밀레니얼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을 통해 이미 온라인 소셜 네트워크에 친숙한 세대다. 생면부지의 사람들과도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주고 받고 데 거부감이 적다는 의미다. '포켓몬 고' 게임이 다양한 형태의 이벤트로 진화되는 것도 이런 이유다.

포켓 몬스터는 밀레니얼의 부모세대에게도 추억의 캐릭터다. 그 시절의 아이들 모습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카드나 캐릭터 상품을 사달라고 조르는 아이들과 실랑이를 벌였던 기억, 공부는 안하고 카드놀이만 한다고 나무랐던 일…. 지금이라도 집안을 뒤져보면 어디선가 포키몬 카드나 캐릭터 제품이 툭하고 튀어나올지도 모른다. 혹시라도 찾게 된다면 버리지 말고 보관하기를 권한다. 자녀들과의 추억 한 조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포켓몬 고'에 대해 좀 아는 척을 해도 괜찮을 것 같다. 좋은 대화 소재가 될 수 있을 듯하기 때문이다.

생각난 김에 초등학생 때 포켓몬 카드 수집광이었던 아들에게 전화를 해야겠다. "오늘은 괴물 몇 개나 잡았니?"라고. 어느새 20대 중반이 되어버린 탓에 평소 통화시간이 30초를 넘기기 어렵지만 오늘은 '포키몬 고'를 미끼로 시간을 좀 늘려봐야 겠다.


김동필 디지털부장 kim.dongpi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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