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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향계] 동물의 생명도 존중하자

[LA중앙일보] 발행 2006/12/15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06/12/14 18:11

장칠봉 수의사

영국과 호주의 어떤 동물원이 사람도 동물이라는 예를 보여 주기 위해 사람들을 동물원 울타리 안에 일정기간 동안 전시한다고 한다.

이들 '인간 동물'들은 과거 오랑우탕이 사용하던 구역에 머물게 되면서 의료진의 검진도 받는다. 그렇다면 의료진은 수의사일까 사람의사일까. 이에 대한 보도가 없어 무척 궁금하다.

수의사를 일반적으로 동물의사라 부른다. 지구상에 살아있는 생물은 식물과 동물이다. 동물은 움직이는 존재이며 식물은 뿌리로 고정되어 있는 생물이다. 그러니 수의사는 식물을 제외한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을 보살피고 치료해 주어야 할 의사이다. 그런데 실상 질병을 치료해 주고 보살펴 주는 동물의 종류는 극히 제한되어 있고 수의사들은 대부분의 동물을 제거하는 일을 주로 하고 있다.

예를 들면 개나 소의 건강과 질병을 지켜주기 위해 기생堧犬?파리 벼룩 같은 하찮은 동물들을 대량 박멸한다. 때문에 수의사를 동물의사라고 하기 보다는 날짐승과 길짐승을 통칭하는 '짐승 의사'라 하는 것이 보다 정확한 표현일 것 같다.

사람 역시 동물이다.

농으로 하는 얘기지만 노무현 대통령의 눈 쌍꺼풀 수술을 수의사가 했다는 정치만담을 요즘 송년파티 때 마다 자주 듣는다. 이 농담의 행간이 일러주듯 우리 인간들은 스스로 동물과 차별을 두어 사람은 동물이 아님을 강조하곤 한다. 동물이 아니기를 바라지만 진화론만 보더라도 인간은 동물일 수 밖에 없다. 진화론을 단순히 말하면 이 세상에 현존하는 생물체의 조상은 같은 단세포이다. 이 단세포인 동물세포가 진화되어 사람이나 동물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 이론을 바탕으로 족보를 그려 본다면 원숭이와 사람은 4촌뻘이고 사람과 개는 8촌간이다. 새는 사람과 16촌 쯤 된다.

이같이 사람 역시 동물임을 강조하는 이유는 생명체란 관점에서 동물도 인간과 같은 조건으로 태초에 태어 났고 동물의 생명 역시 사람의 생명 만큼 존중받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원래 동물보호단체에서는 동물보호를 생명존중사상과 결부 시켰다. 이들 동물애호가를 포함해서 지구상의 생물들은 타종족을 먹고 혹은 타종족에게 먹히면서 존재해 왔다. 그런 면에서 생존하기 위해 타종족을 먹는다면 생명존중 사상에도 어긋나지 않는다.

다만 장식품을 획득하기 위해 또는 보신하기 위해 타종족을 죽인다면 이는 생명존중에도 크게 어긋난다. 그래서 동물보호자들은 모피 및 장식품을 제공하는 코끼리 호랑이 고래 등 동물을 함부로 살상하지 말자는 취지로 나체시위도 서슴치 않는다.

보신탕만해도 그렇다.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개고기를 먹는다면 모를까 몸을 보신하기 위해 동물에게 잔인하게 고통을 주며 도살한다면 그 자체가 바로 생명존중에 어긋난다.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으나 10~30년전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 옆 하와이 동물원내에 빈방이 하나 있었다. 을씨년스런 방안에 무슨 동물이 기거하나 유심히 쳐다보아도 창살넘어 거울만 보인다. 쇠창살을 잡고 호기심어린 눈으로 두리번 거리는 거울속의 나 그 거울위에 글이 있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짐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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