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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 어드벤처 '나는 해외로 간다'

미국 탈출하는 시니어들

남미 은퇴 미국인들 여론…"생활비 낮고 의미로운 삶"
"삶의 의미 찾았다" 반겨…16% "다시 돌아갈 수도"


"멕시코요? 정말 살기 좋습니다. 4~5년 더살다 다시 브라질로 옮기려고요!"

전화너머 목소리는 70대 중반이라고 믿기 힘들정도로 에너지가 넘쳤다.

4년전 '해외 은퇴'로 멕시코행을 택한 스탠리 강(74)씨는 아이들 둘이 모두 결혼하고 손주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 쯤에 돌연 '탈 미국'을 선언했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같은 비용으로 더 여유롭고 더 좋은 환경이라면 국외로의 은퇴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었다.



미국 생활을 하며 가족이 많아졌지만 은퇴자들의 수명이 연장되고 왕성한 활동에 대한 욕심은 오히려 이들을 해외로 눈 돌리게 하고 있다. 물론 불편함은 있을 수 있다.

현지 언어, 문화, 자연도 익숙해져야 하고 가족과 떨어지는 것도 서운해진다. 하지만 같은 비용으로 더 많은 것들을 누릴 수 있다면 해외 은퇴는 '보석'이다. 연중 휴가지에 와있다고 생각하며 즐길 수 있다면 미국보다 나은 곳이 얼마든지 많다.



생활비, 스트레스 낮아져

'세계에서 가장 좋은 은퇴지' 사이트가 최근 미국과 캐나다 국적으로 은퇴후 남미지역에 거주하는 시니어 389명을 설문조사 했더니 87%가 '낮은 생활비'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북미 두 나라의 높은 물가와 주거비가 부담스러운 현실이 고스란히 반영된 셈이다. 미국에 거주하면 외국산 식품과 생활용품을 구입하는 비용이 남미 현지에서 현지 제품을 쓰는 것 보다 높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동시에 71%가 '스트레스가 적다'는 이유를 해외 은퇴의 장점으로 꼽았다.

물질보다 삶의 의미 찾다

해외이민을 결정하기 전에는 56% 응답자가 '물질적으로 누리는 것보다 삶의 의미를 더 찾고 싶다'는 이유를 들어 해외 은퇴를 선택했다고 답했는데 실제로는 소폭 높은 61%가 이런 희망을 이룰 수 있었다고 답했다. 경쟁과 금전에 더 익숙할 수 밖에 없는 미국생활 보다는 좀더 '내려놓는' 삶이 더 의미가 있었다는 뜻이다.

여론조사를 진행 분석한 해당 사이트의 척 볼튼 부사장은 "해외 은퇴가 불가피하게 고립을 가져오지만 오히려 경쟁이나 비교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상대적 빈곤감도 해소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84% '더 행복하다'

응답자들 대부분의 해외 은퇴 결정에 대해 만족하고 행복하다고 답변했다. 56%는 '매우 행복하다', 28%는 '행복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든지 불만은 있을 수 있다. 약 5%가 '덜 행복하다'고 말했으며 11%는 이전과 비슷한 정도라고 답변했다. 계획과 기대에 못미쳐 실망하는 그룹도 분명히 있는 셈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일부 은퇴자들이 과도한 환상과 기대를 갖고 은퇴를 준비했다가 겪게되는 여러가지 어려움에 힘겨워하는 현실은 분명히 있다고 지적하고 다만 재정, 정신적 준비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결국 '은퇴'를 하는 것이지 휴양지에 즐기러 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운 것은 '쇼핑'

미국의 생활을 60년 넘게 했다면 당연히 고국의 문화를 그리워 할 수 밖에 없다. 응답자들의 30%는 '다양한 제품과 쇼핑'이 가장 그립다고 전했다. 동시에 20% 가량은 '좋은 제품을 구입할 수 없는 것'을 아쉬워했다. 특히 이런 응답자들은 도심이 아닌 외곽지역에 정착한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10명중 4명 "컴백 안한다"

응답자 42%는 다시 미국으로 돌아갈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37%는 '잘 모르겠다'고 답해 상황과 조건에 따라 다시 이주할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또한 16% 가량은 아프거나 병에 걸렸을 때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전했다. 100명중 16명 가량은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이다.

특히 중병에 걸리거나 치료가 다급할 경우엔 미국으로 복귀해 의료 혜택을 받거나 가족의 도움을 받고 싶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한인들 한국·남미 가장 많아

일단 한인들은 실절적인 고향인 한국을 해외 은퇴지 1순위로 꼽는다. 복수국적으로 출입도 용이하고 필요한 혜택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됐다.

게다가 은퇴 단지들이 대거 개발되고 있어 더할 나위없이 좋아졌다. 한국 다음으로는 남미지역이 꼽힌다. 정확한 수를 집계하기는 어렵지만 남미를 택하는 한인들은 대부분 남미에서 이민생활을 시작해 미국으로 진출해 자녀들의 교육을 마치고 사업을 정리한 다음 다시 남미로 돌아가는 경우다. 미국의 소셜연금 혜택을 유지하고 그동안 모아둔 재산으로 호텔이나 식당, 스몰비즈니스를 오픈하면서 다시 터전을 잡는 식이다.

간혹 종교적인 신념과 특수한 목적을 위해 아프리카 또는 동남아시아 국가 등을 선택하는 한인들도 종종 볼 수 있다.


최인성 기자 choi.inseo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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