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공원 후보지마다 빌딩…숨막히는 LA한인타운

공원 면적 카운티 최소·1인당으론 사람 눕지도 못하는 크기
<인구 1000명당>
진행 중 프로젝트 포켓공원 1건…공청회 등 무관심 반성해야

LA한인타운에 공원이 없다는 것은 누구나 느끼고 말하는 부분. 실제로도 그랬다. LA카운티 공원국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한인타운 내 공원 면적은 인구 1000명 당 0.051에이커에 불과했다. 카운티 내에서 가장 작았다.

그래서 한인커뮤니티와 지역주민들은 끊임없이 새 공원을 만들어줄 것을 요구해왔다. 가장 최근 새로 생긴 것이 올림픽과 윌튼에 있는 포켓공원인 윌튼플레이스파크다. 하지만 이도 5년 전인 2011년이다.

5~6년 전 윌셔와 호바트, 윌셔와 후버 등에 공원을 만드는 프로젝트가 구체적으로 진행됐으나 결국은 무산됐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프로젝트는 7가와 옥스퍼드에 있는 피오피코코리아타운도서관 주차장을 공원으로 꾸미는 것이다. 하지만 이도 포켓공원이다.

◆LA카운티 내 지역 절반 공원 부족=LA카운티 공원국이 공원 필요성을 확인하기 위해 LA카운티 내 86개 도시와 협력해 최근 통합 공원 보고서를 내놨다. 86개 도시 내 공원, 레크리에이션시설 등을 모두 파악해 통합 보고서를 작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A카운티 공원 및 레크리에이션 필요성 종합 평가서’에 따르면 LA카운티에는 3000여 개의 공원과 놀이터, 수영장·테니스코트 같은 운동시설과 레크리에이션시설이 있다. 산책로와 산 등을 포함한 공원 및 레크리에이션 면적은 90만1647에이커다. 이중 엔젤레스포레스트 등을 제외한 100에이커 미만 크기의 공원 및 레크리이에션 면적은 1만5723에이커다.

공원 면적을 인구 1000명당으로 계산하면 카운티 평균은 3.3에이커로 나타났다. 중간치는 11.5에이커다. 인구 1000명 당 공원 면적이 평균 52에이커에 달해 공원 필요성이 매우 낮은 지역은 전체의 4.6%에 그쳤다. 16.5%(평균 공원 면적 12.5에이커)는 필요성이 낮았으며 26.2%(11.5에이커)는 보통, 공원 필요성이 높은 지역은 20.4%(1.6에이커)를 차지했다.

인구 1000명 당 공원 면적이 평균 0.7에이커에 불과해 공원 필요성이 매우 높은 지역의 비율은 32.2%였다. 한인타운이 이 카테고리에 포함된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한인타운은 그중에서도 최소=공원국이 카운티를 188개 지역으로 나눠 지역별로 세부 평가한 결과, 한인타운이 포함된 윌셔/코리아타운 지역에는 5개의 공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개 공원에는 ▶올림픽과 노먼디 인근의 서울국제공원(3.06에이커) ▶4가와 버몬트 인근의 샤토레크리에이션센터(5.46에이커) ▶올림픽과 윌튼 인근의 포켓공원인 윌튼플레이스파크(0.08에이커, 3500스퀘어피트) ▶윌셔와 후버 인근의 라파옛파크(9.08에이커) ▶멜로즈와 버몬트 인근의 매디슨웨스트파크(0.52에이커)가 포함됐다. 이 지역 총 공원 면적은 18.2에이커다.

하지만 이는 북쪽으로는 멜로즈, 남쪽으로 피코, 서쪽으로는 크렌셔, 동쪽으로 후버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흔히 한인타운으로 알려진 베벌리~올림픽~웨스턴~버몬트로 하면 공원은 서울국제공원과 샤토레크리에이션센터 2개, 공원 면적은 8.52에이커에 불과했다. 크렌셔와 후버까지로 확대한다 해도 윌튼파크와 라파옛파크를 포함해 17.68에이커에 그쳤다.

문제는 인구 1000명당 공원 면적으로 했을 때다. 윌셔/코리아타운 지역 인구는 16만8097명. 매디슨파크를 포함하면 공원 면적은 인구 1000명당 0.108에이커였지만 매디슨파크를 제외하면 0.105에이커, 라파옛파크도 제외하면 0.051(2200스퀘어피트)에이커에 불과했다. 주민 한 명당 이용할 수 있는 면적으로 계산하면 3스퀘어피트(0.08평)도 되지 않는다. 사람이 편히 누웠을 때 면적이 3.3스퀘어피트(1평)다. 한인타운 1인당 공원 면적은 누울 수도 없는 크기다.

특히 공원이 매우 필요한 지역들의 공원 면적(1000명당 평균 0.7에이커)을 비교분석할 결과, 한인타운은 공원 면적이 가장 작았다. <표 참조> 0.051에이커를 기준으로 하면, 두 번째로 공원 면적이 작은 하와이안가든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

공원 접근성도 현저히 낮았다. 공원이 집에서 0.5마일 이내 거리에 있어 공원 접근이 편한 주민은 윌셔/코리아타운 지역에서 39% 밖에 되지 않았다. 카운티 평균 49%보다 10%포인트 낮았다.

공원국은 보고서에서 “윌셔/코리아타운 주민의 94%는 공원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조성 무산·진행 중인 프로젝트 단 1건=한인타운에 공원이 없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가주 공원국은 한인타운 내 공원 부족을 인지하고 발의안(프로포지션84)으로 조성된 공원 예산에서 1000만 달러 이상을 지원하기로 했었다. LA커뮤니티재개발국(CRA/LA)은 이 기금으로 윌셔와 호바트, 윌셔와 후버, 5가와 킹슬리 등에 공원을 만들기로 하고 부지 매입 등을 구체적으로 추진했었다.

하지만 2011년 CRA가 없어지면서 이 계획은 모두 무산됐다. 윌셔와 호바트, 윌셔와 후버에 배정됐던 각 500만 달러씩, 총 1000만 달러도 일정 기간 안에 공원을 조성해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공원국으로 귀속됐다. 현재 이들 부지에는 고급 아파트가 지어지고 있다.

이들 프로젝트가 무산되고 LA시가 내준 건 포켓공원이다. 7가와 옥스퍼드의 피오피코코리아타운도서관 주차장을 공원으로 재단장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2014년 10월 조례안 발의-2015년 5월 시의회 승인-다시 1년 만인 지난 5월 300만 달러 예산안 상정’이라는 지금같은 진행 속도라면 앞으로도 최소 2~3년은 기다려야 한다. 예산안은 시의회 산하 CRA/LA기금관리(CRA/LA가 없어지면서 LA시로 귀속된 CRA/LA 기금을 관리하는 위원회), 경제개발 등 등 예산 집행과 관련이 있는 소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시의회 승인과 시장 서명은 물론이다.

LA시는 7가와 카탈리나의 RFK커뮤니티스쿨도 주민들에게 개방, 공원 및 레크리에이션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가끔 주민들에게 문을 열지만 이는 행사가 열릴 때만이다. 행사 주최 측이 학교에 이용료를 내는 것은 물론이다.

공원국 평가서에도 가주 공원국의 지원에 비해 미미한 카운티와 시 정부의 지원이 반영됐다. 평가서에 따르면 공원국은 1992년 통과한 발의안(프로포지션A)으로 조성된 공원 기금으로 지금까지 320여 개의 공원 및 레크리에이션시설을 지원했다. 지원금 규모는 LA시만 4억4483만6077.52달러다. 하지만 한인타운에 준 그랜트는 3개 시설(서울국제공원/아드모어레크리에이션센터 22만5000달러, 샤토레크리에이션센터 32만5000달러, 버몬트와 3가의 브리시커뮤니티센터 30만 달러)에 100만 달러가 넘지 않는다. 그에 반해 1개 시설에 100만 달러 이상 지원한 건수는 40개가 넘는다.

◆공원·커뮤니티센터 필요 절실=카운티 내 86개 도시에는 518개의 시니어센터와 90개의 커뮤니티·레크리에이션센터가 있다. 한인타운은 2가와 옥스퍼드의 YMCA를 제외하면 올림픽과 노먼디의 한인타운 시니어 & 커뮤니티 센터가 전부다.

정부의 지원 미미, 지지부진한 진행도 문제지만 그렇다고 공원 부족 현실을 정부만 탓할 수 없다. 공원이 필요하다고 말하지 않고 공청회에도 참석하지 않으며 어떤 시민 참여 활동도 하지 않는 한인 커뮤니티의 책임도 크다.

카운티 공원국은 이번 평가서 작성을 위해 지난 2월 한인타운(서울국제공원)에서 공원 필요성을 파악하기 위한 워크숍을 열었다. 워크숍은 한국어로도 진행됐다. 이날 워크숍에는 한인타운 주민 40여 명이 참석했다. 하지만 한인은 5~6명에 불과했다. 공원국 입장에서는 한인들이 공원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공원국은 워크숍에서 한인타운 주민들이 얼마나 공원을 필요로 하는지 파악하고 참석자를 대상으로 한인타운에서 우선 개발되길 원하는 공원 및 레크리에이션센터에 대해 물었다. 그 결과 대다수가 카운티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버몬트 선상 4~6가 대규모 재개발 프로젝트인 버몬트코리도에 커뮤니티센터가 들어섰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공원국은 이 내용을 평가서에 담았다. 비용을 산출해 앞으로의 개발 계획 항목에 잡았다. 하지만 한인 커뮤니티와 지역주민이 요구하지 않으면 정부와 정치인은 관심을 두지 않을 것이고 지원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또 다시 기회를 날릴 것인가. 5년 전 한 번으로 족하다.


이재희 기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