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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널드 식사권 준다" 범행 전 SNS에 올려 사람들 유인

뮌헨 쇼핑센터 총기 난사
18살 이란계 독일인 단독 범행
"7년 간 학교서 괴롭힘 당했다"
평소 대량 살상사건에 관심 보여

독일이 다시 테러 공포에 짓눌렸다. 서남아시아 출신 난민(17)이 열차 안에서 흉기를 휘둘러 5명을 부상케 한 지 4일 만이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바이에른의 주도인 뮌헨의 북서부 올림피아쇼핑센터 인근에서 총기 난사로 9명이 숨지고 20여 명이 부상했다. 사망자 중 7명이 10대다. 범인은 이란계 독일인인 알리 다비트 존볼리(18·사진)다.

존볼리는 이날 오후 5시50분쯤 쇼핑센터 건너편 맥도날드 매장 앞에서 권총을 쏘기 시작했다. 곧바로 자리를 옮겨 쇼핑센터에서도 난사했다. 사망자 중엔 13살 3명, 15살 1명도 있다.

현지 언론은 "존볼리가 여성의 페이스북 계정을 해킹해 '맥도널드에서 공짜 식사를 제공하겠다'는 글을 올려 사람들을 유인했다"고 보도했다. "청소년을 주로 노렸다"는 주장도 나온다. 범인은 2시간30분 후 1㎞ 떨어진 주차장 인근에서 경찰과 대치하던 중 목숨을 끊었다. 그에겐 9㎜ 글록 17 권총 외에도 실탄 300발이 있었다.

초기엔 이슬람 극단주의자에 대한 테러로 여겨졌다. 열차 테러 직후였기 때문이다. 지난 14일엔 프랑스 니스에서 트럭 테러로 85명이 목숨을 잃었다. 쇼핑센터에서 급히 떠나는 차량까지 있어 3명 이상이 가담한 공격일 수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연방경찰 소속 대테러 특수경관 30명까지 동원한 채 삼엄한 작전을 폈다.



결과적으론 존볼리의 단독 범행이었다. 수사 당국은 이튿날인 23일 낮 기자회견에서 "정치적 목적은 없었다"고 발표했다.

이슬람국가(IS)와 어떤 식으로든 연관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범인이 몰두한 건 총기 난사 등 과거 대량 살해 사건이었다. 특히 2011년 노르웨이에서 청소년 캠프에서 총기를 난사한 신나치주의자 브레이비크 사건이었다. 마침 22일은 브레이비크의 총기 난사 5주기였다. 미국에서 총기 난사 사건을 일으킨 10명의 학생의 심리를 연구한 『왜 아이들이 살인하나: 학교 총기난사범의 심리』 독일어 번역본을 소지하기도 했다. 존볼리가 1년 전부터 범행을 준비해 왔다고 경찰이 밝혔다.

경찰은 이와 관련, "존볼리가 학교 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두 차례 폭행 사건의 피해자이기도 했다. 그와 가까운 이들은 "한 곳 이상의 학교에서 왕따를 당했다"고 전했다. 우울증 치료를 받기도 했다.

그가 숨지기 전 주차장에서 지인으로 보이는 이와 언쟁을 벌이는 과정이 담긴 동영상에서도 유사한 범행 심리가 드러났다. 그는 "나는 7년 간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했다. 나는 독일인이다. 독일에서 나고 자랐다"고 외쳤다. "'하르츠 4 구역'(독일 실업급여시스템, 실업 가정 의미) 출신이다"라고 말했다. 실제 그는 1990년대 독일로 이주한 이란 가정에서 태어났다. 주변엔 조용한 청년으로만 알려졌다.

독일 수사 당국은 10대가 어떻게 총기를 소지할 수 있었는지를 수사 중이다. 그러나 총기의 일련 번호가 지워진 채여서 추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23일 "우리 중 누구라도 있었을 법한 장소에서 발생한 사건들은 독일인에게 과연 어디가 안전하냐는 의문을 남겼다. 독일 내 모든 사람의 안전과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뮌헨 주민 9명이 숨진 총격 사건으로 '공포의 밤'을 보냈다"고 밝혔다. 유럽에선 그러나 이번 사건이 IS 연계 테러가 아닌 걸 그나마 다행으로 여기는 분위기도 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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