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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클린턴, 다시 내우외환

안유회/논설위원

하필이면 이때. 전당대회가 열리는 25일 민주당에서는 어렵사리 끌어낸 당내 통합을 원점으로 돌려놓을지도 모를 2개의 파열음이 터져나왔다.

하나는 플로리다주 민주당 대의원 조찬 모임. 데비 와서먼 슐츠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의장이 모습을 나타내자 야유가 시작됐다. 하루 전인 24일 DNC의 지도부 인사 7명이 주고 받은 이메일이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에 공개되면서 시작된 후유증이다. 이메일에서 DNC 지도부는 버니 샌더스 당시 민주당 대통령 경선 후보에 대한 비방 등이 담겨있다. 경선 과정에서 샌더스와 지지자들은 DNC가 클린턴에 유리하게 경선을 관리하고 있다고 주장했는데 이메일 해킹으로 이 주장이 증명된 것이다.

슐츠 의장은 전당대회가 끝나는대로 DNC 의장에서 물러나겠다고 즉각적으로 대응했지만 조찬 모임에서 슐츠는 연설 내내 야유에 시달렸다. 플로리다주가 연방하원의원인 슐츠의 지역구가 있는 정치적 텃밭인 점을 감안하면 예사롭지 않은 상황이다.

또 다른 야유는 샌더스의 연설에서 터져나왔다. 샌더스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필라델피아에서 클린턴 지지 연설에 나섰지만 자신의 지지자들로부터 야유를 받았다. 샌더스는 "도널드 트럼프를 물리쳐야 한다. 힐러리 클린턴과 팀 케인을 선출해야 한다"고 외쳤지만 돌아온 건 야유였다. 샌더스는 지지자들을 "형제 자매"로 부르며 "이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세계"라고 호소했지만 지지자들은 "우린 버니를 원한다"고 맞받았다. 샌더스의 클린턴 지지 천명에도 이메일 폭로를 계기로 경선 불복 분위기가 꿈틀거리는 징조다.



클린턴은 트럼프와 결전을 앞둔 상황에서 다시 내우외환으로 돌아갔다. 샌더스가 주장한 의제를 당 강령에 포함시키고 샌더스의 지지 선언을 끌어냄으로써 경선 과정에서 벌어진 당내 균열을 봉합했으나 다시 봉합선이 뜯어질 위기에 처했다. 거의 동시에 밖으로는 도널드 트럼프에 추월당했다.

전당대회는 당내 통합을 과시하고 대선 승리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자리다. 이를 앞두고 다시 당내 통합을 걱정해야 하고 공화당 후보에 역전당하는 상황을 맞았으니 찬물도 이런 찬물이 없다.

민주당은 24일 로비 무크 선대본부장을 통해 "러시아 정부 해커들이 DNC 전산망을 통해 해킹했다"며 "러시아 정부가 트럼프를 돕기 위해 이런 짓을 저질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은 한달 전 트럼프와 격차가 좁혀졌을 때 나온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과 비슷하다.

슐츠는 클린턴이 2008년 대선에 출마했을 때 선거운동을 지휘했던 핵심 측근의 한 명이다. 러시아 해킹도 비난해야 하지만 경선의 불공정성도 되짚어야 했다. 또 최근 트럼프와 격차가 좁혀진 것은 빌 클린턴이 연방법무장관과 만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해 못 할 일은 아니었다.

클린턴은 대선 출마 이전부터 공격받을 포인트가 많은 것이 약점으로 꼽혔다. 안에 있는 원인을 밖으로 돌린다고 약점이 사라지진 않는다.

"DNC 웃기지 마! 우린 힐러리에 투표 안 해!(Hell no DNC! We won't vote for Hillary!)" 최근 샌더스 지지자들이 자주 연호하는 구호다. 25일 샌더스의 클린턴 지지 연설 때도 마찬가지였다. 샌더스 지지자들은 더 나아가 'DNC를 점령하라(Occupy DNC)' 운동과 함께 민주당 집단 탈당까지 외치고 있다. 일부는 여전히 샌더스를 대선 후보로 뽑으라고 외치며 샌더스의 말도 듣지 않는다.

'샌더스 끌어안기'가 헛수고로 돌아가기 전에 클린턴은 왜 '기득권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비난을 받는지 고민해야 된다. 불공정은 이번 대선의 핵심어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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