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30대가 막내…"젊은층 지원자가 없어요"

부동산·보험·영업직 대표적
수입 불안 커미션 제도 기피
고된 일 기피하는 풍토도 한몫

상당수의 한인들이 활동하고 있는 일부 직종에 젊은층 지원자가 없어 앞으로 10~20년 후가 걱정된다는 지적이다. 일부 직종에 20대부터 30대까지 소위 '젊은 피'들이 지원을 기피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곳이 부동산 업계다. 이 업계에서 요즘 20대부터 30대 초의 젊은 직원을 보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가장 큰 이유는 직종의 안정성이다. 기본 급여를 받는 것이 아니고, 주택 거래를 성사시켜야만 돈을 버는 형식이다 보니 종사자들의 불안감이 크다. 더욱이 대학을 갓 졸업한 사회 초년생들에게 주택 거래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아무래도 인적 네트워크가 부족하고, 인지도도 낮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상당 기간이 필요한데 이때까지 버티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투자 기반도 약하다. 부동산 에이전트는 일단 광고비는 물론 식비 등 기본 생활비가 필요하다. '선 투자 후 보상'의 개념이라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부 부동산 업체에서는 몇 개월간 최소한의 임금은 보장해주기도 하지만 이 기안 안에 자리 잡는게 쉬운 일이 아니다.

한 부동산 에이전트는 "10명 중 20·30대는 많아야 두 명이다. 부동산 업계에 들어온다 해도 1년을 버티기 힘들다"며 "아무것도 안 해도 매달 최소 3000달러는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 대학 빚을 갚아야 하는 사회 초년생들에게 이 같은 추가 투자비용을 감당하는 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사회적인 인식도 이들의 기피현상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주택 바이어나 셀러 대부분이 주택매매 경험이 풍부한 에이전트를 선호하기 때문에 젊은층은 고객 잡기가 더욱 힘들다.

30대 초반의 한 취업준비생은 "커미션 제도는 양날의 검이나 다름없다. 큰돈을 만질 수 있지만 소수에 불과하다는게 함정이다. 기본적으로 갚아야 할 학자금이 있는 상황에서 그 낮은 가능성에 미래를 맡기기엔 너무 무모한 도전"이라며 "이왕이면 꼬박꼬박 월급이 나오는 업종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보험업계도 젊은층 구하기가 쉽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 부동산 업계에 비해서는 사정이 낫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고객을 유치해야 돈을 버는 커미션 개념은 동일하다. 따라서 안정적인 소득을 올리려면 수년은 종사하면서 고객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 기간 동안 버티기가 쉽지 않다.

이들 업종에 대한 인식도 걸림돌이다. 아직 상당수 한인들은 부동산 에이전트나 보험 에이전트를 전문가로 보기 보다는 부동산 매매를 대신해주는 대리인, 보험 계약을 대신 해주는 대리인 정도로 인식하고, 이런 태도로 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젊은층은 고객들과 갈등을 빚는 경우도 많다.

지난 1970·80년대 젊은층의 미국행 열풍이 거셌던 한인 태권도 업계도 요즘은 20대 한인 사범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사범은 보통 메인 사범과 그 아래 보조 사범으로 나뉘는데 젊은층에서 보조 사범 입문 자체를 꺼리는게 현실이다.

충효태권도 정종오 관장은 "요즘에는 젊은층에게는 사명감보다 얼마를 버느냐가 더 중요하다. 이러다보니 급여가 낮은 보조 사범을 꺼리게 된다. 또, 무술에 대한 전반적인 인기 역시 예전같지 않다"며 "보조 사범을 거쳐 메인 사범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보조 사범들이 적기 때문에 결국 메인 사범이 귀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메리칸 드림의 산실이었던 봉제업계 역시 한인 젊은층에게는 이제 불모지나 다름없다. 트럭 운전사 등 물류업계에도 젊은층 기근 현상이 뚜렷하다. 전반적으로 힘든 일을 기피하는 사회 분위기에, 한인 부모들도 자녀들이 이러한 직종에 종사하는 것을 꺼리는 것도 주요 원인이다.

이밖에 영업직에서도 젊은층 기피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육체적·정신적으로 힘든 일'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실제로 한 한인 유통업체의 경우 나이를 기준으로 30대 후반이 영업직 막내다.

잡코리아USA의 브랜드 이 대표는 "세일즈는 젊은층이 가장 기피하는 분야로 채용이 쉽지 않다. 게다가 젊은이들은 대도시가 아닌 시골로는 가지 않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박상우 기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