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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향계] '입양아' 기른 할머니

[LA중앙일보] 발행 2006/12/28 미주판 18면 기사입력 2006/12/27 17:31

장칠봉 수의사

크라크여사를 우리 부부는 마야 할머니라 불렀다. 마야는 당시 9살난 여자 아이인데 크라크씨의 딸 부부가 한국에서 입양한 두명 중 한 아이다.

이 마야 할머니로 부터 어느 일요일 아침에 응급전화가 왔다. 할머니 개가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응급조치를 부탁했다. 방사선 촬영을 해보니 대퇴골이 복합골절되어 있고 복벽피부의 반 이상이 벗겨져 있었다. 이틀에 한번씩 두달 가량 통원치료를 받아야 될 것 같았다.

할머니는 부신제거 수술을 받은 후라 안정이 꼭 필요했다. 할머니 집에서 나의 병원까지는 왕복 한시간 이상 운전 거리다. 치료때마다 개를 마취를 해야하기 때문에 4~5시간은 병원에 있어야 한다. 할머니 자신 조차 안정이 필요한데 30여일간 한나절을 고생해야 하니 그 점이 안타깝다. 교통사고 당한 개하고 할머니 사이에선 깊은 정이 오간 많은 세월을 같이 산 것도 아니고 바로 전날 입양했으니 은근히 안락사시키는 것이 어떻겠느냐 물었다.

할머니는 나의 제안에 아주 실망했다며 "내가 동물을 입양했으면 그때부터는 내 자식인데 자식이 좀 아프다고 귀찮다고 버릴 수야 없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미국가정에서 애완동물 또는 동반 동물을 구하는 여러 방법이 있다. 길거리에서 방황하는 주인없는 고아동물은 구해다가 입양기관을 통해서 또는 매입하는 경우다. 매입할 시 건강이 나쁘다거나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바꿀 수도 있지만 입양할 수 있다. 입양하는 순간부터 그 동물을 보살필 책임감이 따른다.

10년전까지 나는 북가주 조그마한 시골도시 유카이아에서 10여년을 살았다. 소수민족이 거의 없는 곳에서 수의과병원을 하다보니 한국 동포들이 종종 찾아왔다. 입양가족도 적잖은데 그들은 행복하게 살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다들 행복한 것은 아니었다.

어떤 한인 젊은이가 찾아 와서 슬픈 처지를 한탄한 적이 있었다. 어릴 때 입양와서 오리건주 시골집에 살게 되었는데 양아버지는 술주정뱅이 양어머니는 성질이 괴팍하여 밥도 제대로 못먹었다 했다.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고 이유없이 매도 맞다보니 그 집이 지긋지긋해 도망쳐 떠돌이 생활을 몇년째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입양목적이 식구를 더 늘여 사회복지혜택을 더 받아내고자 하는 욕심때문이라고 했다.

우연하게도 이 글을 쓰고있는 순간 KBS 저녁뉴스에 독일에서는 입양하는 이를 엄격 심사한다고 한다. 대체로 10대1의 경쟁을 거쳐야만 허락받는데 자격의 필수요건으로는 안정된 직업을 갖고 집도 소유해야 한다고 한다.

입양은 도움이 필요한 어린이에게 도움을 주고 어린이의 행복과 인격적 권리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 그 혜택을 얻고자 입양해서는 곤란하다. 때론 기쁨과 행복을 맛볼 수 없을 만큼 입양의 어려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동물도 마찬가지다. 개나 고양이를 입양하고자 하면 개나 고양이의 건강을 돌 볼 수 있을 정도는 되어야 한다. 밥도 제대로 못먹이고 예방주사도 제 때 접종할 수 없으면 이들을 입양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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