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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다시 흑인사회와 소통이 필요하다

[LA중앙일보] 발행 2016/07/28 미주판 8면 기사입력 2016/07/27 23:13

이성연/경제부 차장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미국 전역에서 전개되는 인권 운동의 구호다.

피부 색깔에 따라 흑인들의 생명이 값싸게 취급된다는 울분의 목소리다.

지난 12일 LA한인회는 비상대책위원회 모임을 통해 이 시위에 동참 의사를 밝혔다. 한인회는 한인사회를 향해 최근 흑인 사망과 관련, 항의시위의 원인과 진행상황, 대응책 등을 찾자고 적극 제안했다. 비상대책위원회에는 LA한인상공회의소, 한인축제재단 등 12개 단체가 참여했다.

한인 커뮤니티는 4·29 폭동에 대한 아픔이 아직 남아있다. 이 때문에 LA한인회도 비상대책위원회를 소집하고 대책 마련에 나선 이유가 아닐까.

LA한인타운 인근 흑인 밀집 지역인 사우스LA는 한인타운과 인접해 있다. 그런 탓에 한인들도 리커스토어 등 소규모 비즈니스를 많이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리커스토어를 운영하는 한 업주에 따르면 미국 곳곳의 흑인 관련 사건이 발생한 이후 사우스LA 지역 흑인 고객들의 태도가 많이 변했다고 한다.

흑인들은 현재 심기가 불편하다. 자칫 울분이 폭발할 수도 있는 상태라는 게 한인 업주들의 전언이다.

한 예로 물건 판매 시 돈을 낸 흑인 고객에게 몇 센트가 모자라 "물건값이 부족하다. 혹시 동전이 있느냐"고 물으면 "내가 동양인이 아니라서 그러는 것이냐. 내가 당신과 같은 아시안이었어도 그 몇 푼을 다 받겠는가"라는 식의 공격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있었다 한다.

매년 가주한미식품상협회(KAGRO)는 LA인근 뉴튼 경찰서에 장학금을 전달한다. 뉴튼 경찰서 소속 경관 자녀들을 돕기 위한 장학금이다.

장학금은 뉴튼 경찰서 관할지역 내 KAGRO 회원들이 십시일반 모아 마련한 것이다.

KAGRO 회원들에 따르면 뉴튼 경찰서 관할 지역 제퍼슨 불러바드 선상 한인 리커스토어 두 곳에 비행 청소년들이 자주 드나들었다.

이들은 계산도 하지 않고 물건을 훔쳐 달아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이에 KAGRO 회장은 직접 뉴튼 경찰서 서장을 만나 이 사실을 알렸으며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장학금 지원도 그 일을 계기로 시작됐다.

이 같은 소통의 움직임이 경찰서 울타리를 넘어 흑인 교회, 흑인 학교 등으로 확산하면 어떨까. 흑인 커뮤니티와 한인 커뮤니티가 함께 모여 서로 공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함께 나눈다면 지역 한인 업주들에게도 도움이 될 듯싶다. 게다가 인종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미국 사회의 상처를 해결하는 작은 실마리가 될 수도 있다.

한인사회 단체장들의 탁상공론만으로는 흑인사회와 유대감을 형성할 수 없다. 민심 소통이 그보다 더 필요하다. 직접 흑인 동네로 찾아가서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그들과 소통하고 교류한다면 거기서 친밀함은 싹틀 수 있다.

말보다는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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