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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래 불투명…교육·문화 중심 업그레이드 필요”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 신기욱 소장

스탠퍼드대학교 아태연구소(APARC·Asia-Pacific Research Center) 신기욱 소장이 1년간의 안식년을 마치고 복귀했다. 신 소장은 이 기간 동안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에서 한국문제는 물론 아시아 정세 등을 연구하며 강연 활동도 펼쳤다. APARC에 복귀한 신기욱 소장을 만나 한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정치와 아시아 정세 전망, 사드 한국 배치 문제 등 현안들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 한국에서는 어떤 활동을 했나.

“안식년 1년중 약 8개월간 한국에 머물렀다. 1983년 한국을 떠난 후 가장 오랫동안 체류했다. 한국도 많이 변화했고 그동안 피상적으로 보이던 것들을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었다. 특히 한국에 머물며 '현재 한국이 어디에 있고 앞으로 어디로 가야하는가'를 중점 고민했다. 한국은 지난 한 세기 동안 식민지, 전쟁, 분단을 거쳐 급성장을 한 보기 드문 나라다. 하지만 지금의 한국은 미래가 불투명하다. 국민소득은 10년간 정체돼 있고, 중국의 성장으로 기업들은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창조경제도 뚜렷한 성과가 없는 상황이다. 많은 학자들과 엘리트 층이 고민을 하고 있지만 대안이 마땅치 않아 보인다. 그래서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위기까지는 아니지만 대안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한국이 정치와 경제에 초첨을 두고 발전을 해왔다면 이제는 교육, 문화, 사회 전반적으로 한단계 업그레이드를 해야한다고 본다. 특히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문화적 다양성도 수용하며 변화를 모색해 나가야 한다.”



- 정세균 국회의장을 비롯해 한국내에서 개헌론이 대두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도 지금은 개헌을 논의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지난 87년 독재에서 민주화로 넘어오며 만들어졌던 대통령 단임제는 이제 수명을 다했다고 본다. 국민들 사이에서도 개헌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정치적 지형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쉽지는 않아 보인다. 만약 개헌이 논의된다면 내각제가 효과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미국은 연방제 국가로 조금 특수한 경우지만 대부분의 민주국가는 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다. 한국도 역사적으로 보면 관료제도 하에서 조선왕조가 500년간 유지됐다. 세종, 세조, 영조 등 왕권이 강했던 시대가 있었지만 대부분은 의정부와 6조로 구성된 관료제도를 통해 국가가 운영됐다. 민주주의 제도하에서와는 다를 수 있겠지만 여건은 갖췄다고 본다. 정치적인 유연성 면에서도 효과적이다. 각 정당이 이해관계에 따라 연합할 수도 있고 유력한 정치지도자들이 번갈아 가며 국정을 운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최근 사드 배치 문제로 한국내 여론이 분열되고 있는데.

“사드 배치는 미·중간 패권다툼으로 봐야 한다. 사드는 북한 핵을 막는데 도움이 되지만 해결책은 아니다. 중국도 겉으로는 반발하지만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한반도 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미·중간의 충돌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고 결국 이 문제가 국내 여론 분열로 나타나며 엄청난 국력 소모를 야기시키고 있다. 국제관계를 고려할 때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 결정을 번복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가 국민들의 분열된 여론을 잘 봉합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은 최근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한국에는 불만을 북한에는 유화적인 태도를 취하는 등 사드 도입으로 인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지만 무역보복과 같은 노골적 대응을 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 남북관계가 극한 대결양상으로 치닫고 있는데.

“현재 남북관계의 가장 큰 문제는 만족할만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도 북한 문제와 관련된 전략이 없어보인다. 경제제재 등을 통해 계속 압박만 하고 국제공조만을 얘기하고 있는데 이것을 전략으로 보긴 어렵다. 압박 자체가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 압박을 한다고 해도 중국이 있는 한 북한은 붕괴 되지 않는다. 중국은 북한을 미·중 관계 속에서 바라보기 때문에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시간이 걸리더라도 남북이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밖에 없다. 북한을 정상적인 국가로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정권이 바뀌더라도 일관된 기조로 인내심을 가지고 노력해 나가야 한다.”


- 미 대선 결과와 향후 한미관계 변화를 예상해 본다면.

“현재로서는 힐러리 클린턴이 우세하다고 본다. 미국은 독특한 선거제도를 가지고 있어 선거인단 수가 중요하다. 전국단위의 여론조사는 큰 의미가 없다.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될 것이라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최종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트럼프 돌풍은 여기까지가 아닌가 한다. 이메일 파동에도 불구하고 샌더스의 지지를 받은 힐러리와는 달리 트럼프는 부시, 크루즈 등 공화당 지도층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도 약점이다. 하지만 트럼프와 분리해 트럼프 현상에 대해서는 생각해봐야 한다. 미국인들은 자국의 젊은이들이 언제까지 외국에 나가 희생당해야 하는지 의문을 가지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미군이 파견된 여러나라들과의 방위비 분담 문제에도 불만이 있다. 힐러리가 당선된다고 해도 이런 목소리를 외면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설사 트럼프가 된다고 해도 주한 미군 철수와 같은 극단적 선택은 하지 않겠지만 이런 문제는 언제든 제기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미국의 정치변화에 능동적으로 대비해 나갈 수 있도록 한국은 전시작전통제권 회수 등 자주국방을 더욱 견고히 하는 것이 좋다. 미국에서는 전시작전통제권을 이제는 넘겨줘도 된다는 분위기다. 오히려 한국이 이 문제에 대해서 보수적인 접근을 하는 것 같다. 국력에 맞게 의존도를 줄여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스탠퍼드대= 최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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