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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아메리카'는 홈런 치고, '엑스맨'은 아웃 되고

블록버스터 속편들 UP & DOWN
주요 작품 상반기 흥행성적 희비 엇갈려

이 정도면 속편의 공습 수준이다. 올해 쏟아진 할리우드 영화 상당수가 시리즈 속편이었다. 형보다 나은 아우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속출했다. 하반기에도 속편 전쟁은 계속될 전망이라 개봉작 중간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올해 개봉만으로 화제를 모았던 할리우드 속편 일곱 편의 성과와 아쉬운 점을 꼽았다. 다음 시리즈를 위한 제언도 조심스레 붙여 본다.

이은선 기자 haroo@joongang.co.kr

***이렇게만 만드세요 3***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앤서니 루소·조 루소 감독)


*전편의 후광* 2014년작 ‘캡틴 아메리카:윈터 솔져’는 수퍼 히어로 영화와 정치 스릴러가 멋지게 결합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개별 시리즈로 뚜렷한 개성을 확보하면서도, MCU(Marvel Cinematic Universe·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위한 가교 역할에도 충실했던 수작.



*속편의 매력* 무려 열두 명의 히어로들에게 역할과 비중을 고루 분배하는 균형 감각만으로도 이미 놀랍다. 적과 동지 관계가 시시각각 변주되는 구조 역시 ‘이야기의 스펙터클’을 가능케 했다. 공항 액션 시퀀스는 우리가 마블 수퍼 히어로 영화에 기대하는 모든 것을 보여 줬다.

*이 다음에는* ‘캡틴 아메리카’ 개별 시리즈로는 안녕이지만, MCU에서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와 윈터 솔져(세바스찬 스탠)의 ‘브로맨스’는 계속해서 이어지기를.

컨저링2(제임스 완 감독)

*전편의 후광* 엑소시스트 워렌 부부의 실화를 극화한 오컬트 호러. ‘무서운 장면 없이 무서운 영화’로 알려졌지만 실상은 오금을 저릴 장면들로 가득했다. 전 세계에서 3억 달러가 넘는 수입을 올렸다. 이 흥행은 스핀오프 ‘애나벨’을 탄생케 했다.

*속편의 매력* 더 세고 더 큰 것을 보여 줘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난 의연한 속편. 자극적 연출로 도배하는 대신 시리즈의 강점인 서스펜스를 더욱 촘촘하게 쌓았다. 전편보다 충격은 덜하지만, 워렌 부부(패트릭 윌슨·베라 파미가)의 멜로와 호러의 결합이 뜻밖의 재미를 선사했다.

*이 다음에는* 실화 케이스가 워낙 풍성해 안정적인 시리즈 성장이 가능하다. 제임스 완 감독이 각종 인터뷰에서 3편 연출 의사를 밝힌 바 있으니 기다리기만 하면 될 듯.

나우 유 씨 미2(존 추 감독)

*전편의 후광* 황홀한 사기였다. 2013년작 ‘나우 유 씨 미:마술 사기단’은 케이퍼 무비의 공식에 마술을 얹어 시선을 제대로 홀렸다. 매끈한 반전까지 구색을 잘 갖춘 오락영화. 제작비 7500만 달러로 전 세계 관객의 지갑에서 3억5000만 달러 이상을 꺼내 갔다.

*속편의 매력* 정교함은 덜하다. 딜런(마크 러팔로)의 트라우마 등등 잔가지를 이고 가려는 욕심이 컸던 탓이다. 다만 눈 뜨고도 속는 재미는 여전하다. ‘포 호스맨’이 스마트 칩을 훔쳐 내는 장면과 영국 런던에서 펼쳐지는 각개 마술 장면은 이 시리즈가 여전히 가치 있는 오락영화임을 증명한다.

*이 다음에는* 망자(亡者)를 돌아오게 하는 무리수는 없어도 될 것 같다. 새 멤버 룰라(리지 캐플란)의 매력도 좀 더 정교하게 세공해 줬으면 한다. 마술 장면은 더 늘려 주기를.

***이렇게는 아쉬워요 4***
엑스맨:아포칼립스(브라이언 싱어 감독)


*전편의 후광* ‘엑스맨: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2014)는 ‘엑스맨’ 시리즈 초기작을 이끌었던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금의환향 프로젝트였다. 우후죽순으로 파헤쳐졌던 시리즈를 정리하고, 과거와 미래를 훌륭하게 엮어낸 솜씨. 프리퀄 3부작 중 가장 탁월한 영화로 손꼽을 만했다.

*속편의 실수* 프리퀄 시리즈(2011~2016) 마무리에 대한 부담이었을까? 캐릭터의 고뇌, 우정의 가치 등 필요한 것들을 의례적으로 찍고 지나간 느낌. 캐릭터들의 존재론적 고민과 사회적 함의를 껴안았던 이전 시리즈들에 비하면 허무하다. 단선적인 절대 악의 존재도 아쉬움에 한몫했다.

*이 다음에는* 남들이 망쳐 놓은 암흑기까지 어떻게든 끝내 봉합한 싱어 감독이다. 그 없는 ‘엑스맨’ 시리즈는 앙꼬 없는 찐빵. 쿠키 영상으로 던진 떡밥, 다음 시리즈에서도 꼭 그가 수습했으면.

인디펜던스 데이:리써전스(롤랜드 에머리히 감독)

*전편의 후광* 미국 상공에 나타난 우주선이 백악관을 단숨에 폭파하는 장면은 지금 봐도 파격적이다. 에머리히 감독이 20년 전 ‘인디펜던스 데이’를 통해 우리에게 안긴 놀라움이다. 지구 침공 SF의 신기원이자, 동시에 미국 우월주의 영화의 신기원이기도 했다.

*속편의 실수* 20년의 세월을 뛰어넘기엔 역부족. 전편에 등장했던 반가운 얼굴과 비슷한 장치들로 향수를 자극하는 것 이상의 감흥은 전달하지 못했다. 20년 전엔 분명 신기원이었는데, 각종 웰메이드 SF 블록버스터로 한껏 눈이 높아진 관객에겐 그저 재탕처럼 보일 수밖에.

*이 다음에는* 이미 4편 제작까지 예고됐다. ‘파괴지왕’ 에머리히 감독은 무엇을 어떻게 더 부술 것인가. 사마귀 닮은 외계인이 21세기에는 전혀 위협적이지 않다는 건 알아주길 바란다.

헌츠맨:윈터스 워(세딕 니콜라스 트로얀 감독)

*전편의 후광* 루퍼스 샌더스 감독의 2012년 작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은 속편에 후광과 그늘을 동시에 드리웠다. 백설공주 이야기를 판타지 액션으로 재해석한 아이디어와 쟁쟁한 배우들로 전 세계에서 4억 달러 가까이 벌어들였다. 빛나는 성취로 기억될 뻔했던 영화는, 주연 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감독의 불륜이라는 오명으로 얼룩진 채 퇴장했다.

*속편의 실수* 크리스 헴스워스, 샤를리즈 테론, 에밀리 블런트, 제시카 차스테인이라는 훌륭한 캐스팅으로 둘 수 있는 최악의 수. 코스튬과 음악, 배우들의 호연도 구하지 못한 연출.

*이 다음에는* 물론 3부작을 계획한 프로젝트였지만, 기라성 같은 배우들의 재능 낭비에 가까운 고생이 너무나 눈물겹다. 연출과 출연진을 교체한 리부트를 권해 본다.

닌자터틀:어둠의 히어로(데이브 그린 감독)

*전편의 후광* 2년 전 ‘닌자터틀’로 돌아온 거북이들은 생각보다 큰 힘을 발휘했다. 아기자기한 원작이 제작자 마이클 베이를 만나 액션 블록버스터로 변신한 덕이다. 근육질 거북이 캐릭터가 부담스럽다는 혹평에도 불구, 박스오피스 성적은 나름 성공적.

*속편의 실수* 들끓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하는 10대 청소년 같다. 피곤할 정도로 툭하면 부서지고 터지는 영화. 닌자 거북이를 변신 로봇으로 대체해도 크게 다르지 않을 정도로 개성을 찾기 힘들다. 결국 전편에 비해 확 떨어진 수입, 특히 북미에서 냉랭한 성적을 거뒀다.

*이 다음에는* 속편이 또 나와야 한다면 애니메이션 전환을 진지하게 고려해 봤으면 좋겠다.


이은선 기자 har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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