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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막오른 대선 2라운드

안유회/논설위원

대선 2라운드가 시작됐다. 도널드 트럼프가 지난 8일 '글로벌 경쟁에서 이기자(Winning the Global Competition)'를 주제로 디트로이트 경제클럽에서 연설을 하면서부터다.

2라운드의 시작이 감지되는 것은 두 가지 면에서다.

우선, 항의에 대응하지 않았다. 1시간여 진행된 연설 내내 12명 정도의 시위대가 목소리를 높였지만 트럼프는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시위대 중 1명은 연설 내내 몇 분 간격으로 소란을 피웠다. 예전 같으면 없는 소란행위도 만들어 공격했을 트럼프가 연설이 14번이나 중단됐음에도 조용했다. 1라운드가 끝났다는 증거다.

두번째는 트럼프가 발표한 세제 개혁이다. 과세등급을 세 단계로 간소화하고 세율을 낮춘다는 개혁안은 지난해 9월 밝힌 자신의 정책을 수정한 것으로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의 안과 비슷하다. 이틀전 그동안 척을 졌던 라이언 의장을 지지한다고 밝힌 데 이어 정책에 당의 의견을 수용할 수 있다는 의사표시를 한 셈이다.



전사자 가족 공격으로 코너에 몰렸던 트럼프는 설화와 당내 소란을 피하고 자연스럽게 경제 공약을 발표하면서 국면을 전환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이 예정대로 11일 경제 공약을 발표하면 대선은 본격적으로 정책 대결을 펼치는 2라운드에 접어든다.

이와 함께 경쟁의 포인트도 바뀔 수밖에 없다. 1라운드가 지지자를 규합하고 결집하는 싸움이었다면 2라운드는 누가 더 확장성을 갖느냐에 달려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두 후보는 상대의 자살골로 점수를 얻는 자책점 게임을 계속했다. 그 절정은 트럼프의 전사자 가족 공격이었다.

이제 편가르기 전략으로는 얻을 것이 많지않다. CNN이 7월 29일부터 지난 4일까지 실시된 폭스뉴스 등 6개의 여론조사를 종합한 결과 클린턴과 트럼프의 지지율은 49% 대 39%로 10%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이 여론조사는 트럼프 최악의 실수를 반영한 것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39%가 트럼프를 향한 콘크리트 지지라고 볼 수도 있다. 전사자 가족을 공격하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떨어져 나가지 않은 지지자들이기 때문이다. 또 이 정도 호재에도 격차를 10%포인트밖에 벌려놓지 못 한 것은 클린턴이 보여준 한계일 수도 있다.

역대급 비호감 후보들의 대결에서 확장성 게임을 한다는 것이 비현실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지지기반을 바탕으로 외연을 조금이라도 넓히려면 당파성만큼 보편성도 담고 있어야 한다. 이는 대통령이 되었을 때의 국정 수행 능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시금석이기도 하다.

2라운드가 깊어지면 두 후보는 정책에서 외연을 넓히려 애쓸 것이고 그 과정에서 지금보다 더 선명히 자질이 드러날 것이다. 어느 이슈든 반대자가 있기 마련인 정치현실에서 이들과 대화하고 설득하려 노력하는 자세는 그 자체로 대통령의 자질에서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노력이 반복되면 정책을 입안할 때부터 확장성을 담으려 애쓸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정말 누가 더 대통령감인가 드러나는 본게임이 시작됐다.

1라운드의 승자는 클린턴이었다. 하지만 트럼프는 여전히 살아있다. 8일 폴리티코에 따르면 클린턴 캠프의 로비 무크 선대본부장은 고액 기부자에 이메일에서 보냈다. 트럼프의 7월 선거자금 모금액이 8200만 달러임을 알리는 내용이었다. 클린턴의 모금액이 9000만 달러로 앞서지만 최근의 상황에 비추어 볼 때 트럼프의 모금액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므로 긴장해야 된다는 것이다. 부자 몸조심일 수도 있고 정말 긴장한 것일 수도 있다. 어쨌든 경기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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