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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프리즘] 유재환 행장, 변화와 혁신

중앙은행, 나 자신부터 바뀌어야

얼핏 보면 변화와 혁신은 비슷한 말이다. 무엇인가 바뀐다는 그 결과는 같다. 그러나 두 단어에는 주체가 누구인가라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혁신이 능동적으로 기존의 것을 바꿔 나가는 것이라면 변화는 주어진 환경이나 흐름에 따라 움직이는 다소 수동적인 느낌을 준다.

그런데 그 차이로 인해 결과는 엄청나게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좋은 예가 있다. K-마트는 1899년 설립된 대형 디스카운트 스토어다.

80년대 중반까지 이 업체는 미국 소매업체 가운데 부동의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가 90년대 들어 그 자리를 뺏겼다. 1위를 빼앗은 업체는 지금은 매출액 기준으로 세계 최고인 월마트다.



월마트는 업계 최초로 컴퓨터 기반의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최저가 정책을 도입했다. 이와 같은 시스템 혁신으로 월마트는 20%대 였던 매출액 대비 관리비 비중을 15%까지 낮췄다. 낮은 가격에도 이윤을 극대화 시킨 것이다.

그러나 너무 오랜 세월 1위를 유지하면서 타성에 젖어버린 K-마트는 '그냥 그대로' 유지하면서 관리비 비중도 22%에서 21%대로 요지부동이었다. 뒤늦게 심각성을 깨닫고 '변화'를 시도했지만 따라잡기는 너무 늦어 결국 2002년 K-마트는 파산신청을 냈다.

무언가 바뀐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우선 사람의 본성 자체가 변하는 것을 싫어한다.

변한다고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보장도 없으니 현실에 안주하고 싶은 관성의 법칙에 그냥 따르기도 한다.

지금까지 별 탈 없이 잘 지내 왔는데 무언가 변한다면 무언가 귀찮은 일은 없을까 혹은 피해는 안 볼까 하는 조그만 두려움이 마음 속에 있을 수 있다.

'자연에서 최후까지 살아남는 종은 강인하거나 두뇌가 좋은 종이 아닌 환경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다'라는 진화론자인 찰스 다윈의 말이 자연 세계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닌듯 싶다. 그렇다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라는 화두는 기업에게 있어 선택이 아닌 필수인 셈이다.

사실 진리는 복잡할게 없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공급하면 기업은 살아남는 것이며 그 시작은 예상외로 단순하고 어렵지 않을 수 있다. 먼저 나 자신이 스스로 혁신가라는 생각이 중요하다.

물론 혁신이 언제나 성공만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만용이라 불릴만큼 용기를 내야 하는 상황과도 맞닥뜨릴 수 있고 가지고 있는 것을 포기해야 하는 아쉬움과 고통과도 만날 수 있다.

다윈의 진화론이 기업 사회에서는 조금 바뀔 수도 있을 것 같다. 가장 잘 적응하는 기업이 아닌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혁신하는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당하는 '변화' 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혁신'이 무엇인가 한번쯤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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