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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용석 기자의 PoliTalk] 대홍수 루이지애나…'그들은 어디에?'

'재앙이 닥칠 때 대통령이 대처해야 할 자세는?'

적십자사는 루이지애나 주를 강타한 홍수가 2012년 허리케인 샌디 이래 최악의 자연재해라고 평했다. 주민 수만 명이 모든 것을 잃고 피해 복구 비용으로 최소 3000만 달러 이상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최소 13명이 사망했다.

지역 신문인 '디 애드버킷'은 19일자 사설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직접 피해지역을 방문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오바마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14일째 휴가 중인 오바마는 이날 코미디언 래리 데이비드, NBA 스타 크리스 폴 등과 마서즈 빈야드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겼다.



만약 한국에서 이런 엄청난 재앙이 불어닥친 상황에서 대통령이 한가롭게 휴가를 즐기고, 그것도 골프를 치고 있었다는 것이 보도됐다면 난리 났을 법한 일이다.

미국 국민은 대통령이라도 그의 개인 시간을 존중해 줘야 한다는 생각이 어느 정도 의식 속에 깔려있다는 점이 한국과 크게 다르다.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은 스케줄 때문에 바쁘다"면서 "모든 장소에 다 찾아가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바마는) 그의 방문이 현재 진행되는 복구활동에 방해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임기 후 펴낸 저서 '결정의 순간(Decision Points)'에서 2005년 루이지애나 주 뉴올리언스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은 것을 두고두고 후회했다. 부시는 "비행기를 타고 루이지애나 주 상공을 그냥 지나친 것이 국민에게 좋지 못한 이미지를 줄 것이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라며 "내 대통령 임기 중 최악의 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흑인인 레이 네이긴 당시 뉴올리언스 시장은 "카트리나가 (부자 동네인) 캘리포니아의 오렌지카운티나 마이애미의 사우스비치에서 일어났다면 지금처럼 대응했겠나?"라며 질타했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세월호에 강남 학생들이 타고 있었다면 정부가 이렇게 손을 놓고 있었겠나"라고 말했던 것처럼.

그런데 오바마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는 매우 작다. 몇몇 언론에서 살짝 지적하는 정도다. 왜일까?

이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오바마가 언론으로부터 전폭적인 사랑을 받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주류언론 사설에서 오바마 비판 내용은 사실상 전무하다. 오바마가 당선됐을 때 MSNBC 진행자 크리스 매튜스는 눈물을 흘릴 정도였다. 2009년 조사에서 워싱턴 DC 특파원의 93%가 오바마에게 투표했으니….

심지어 일부 언론은 오히려 오바마가 방문하지 않은 것은 잘한 결정이라며 옹호했다.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크리스 실리자는 "오바마는 가식적인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다. 그는 하고 싶어하지 않거나 바보 같은 행위라고 생각하면 행동에 옮기지 않는다"며 "그래서 오바마가 골프를 중단하고 루이지애나로 향하지 않았다. 괜히 '사진용 정치'를 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차기 대통령 후보인 두 사람은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은 이날 오바마와 함께 골프장에서 휴식을 취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는 피해지역을 둘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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